투자와 거주의 상관관계-대출·매매 모두 ‘실거주자’가 유리

2011-02-14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4,868 | 추천수 222

내 집 마련의 목적은 가족들을 위해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거주 목적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집을 사면 거주가 우선이기는 하지만 직장의 위치나 자금 사정 등으로 당장 입주하지 못할 때도 있을 수 있다. 이때 어떻게 하는 것이 유리한지 살펴보자.

부동산 투자가 다른 투자 상품보다 불리한 것은 각종 세금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양도소득세는 1가구 1주택자라고 할지라도 보유 기간이 짧으면 고율의 세금을 내야 한다(1년 미만 50%, 2년 미만 40%). 하지만 1가구 1주택자는 3년 이상 보유 시 양도가가 9억 원 이하의 주택이라면 양도 차익이 아무리 많더라도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그러나 1가구 1주택자라고 모두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다. 서울·과천, 5대 신도시(분당·평촌·일산·산본·중동)는 2년 동안 실거주를 해야 한다. 다른 지역과 역차별을 받고 있는 셈인데, 이것은 과거 주택 가격 급등과 소위 인기 지역에 투자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

그러나 사정이 바뀐 현재에도 이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2007년 1월부터 현재까지 4년간 서울 주택 값은 10.6% 올라 전국 주택 상승률 9.0%를 웃돈다.

하 지만 같은 기간 과천은 9.1%, 분당은 14.9%, 평촌은 9.9%나 내렸다. 역차별이 그대로 시장가에 반영된 것이다. 과거 실거주 규정이 도입됐을 당시와 달리 수요가 줄어든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이 규정을 존속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더구나 5대 신도시는 물론 서울 강북 지역보다 집값이 훨씬 비싼 판교 등 2기 신도시는 이런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주당의 주택 부문 공약 중 하나가 거주 요건 삭제라는 점과 현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사회’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불공정한 규제가 바람직한 것인지는 정치권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러면 2년 거주 요건이 존재한다는 전제 조건 하에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 투자한 주택에 입주해 거주할 수 있다면 서울·과천, 5대 신도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지방 근무 등으로 실거주가 어렵다면 그 외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 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직장의 위치 따라 자산 크기 달라져

하 지만 직장의 위치가 서울·과천, 5대 신도시에 있을 때에도 여러 사정에 따라 사는 곳(거주)과 사놓는 곳(투자)이 같지 않을 때가 있다. 거주와 투자를 일치시키면, 즉 집을 사 거기에서 거주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예 를 들어보자. 국내의 유명한 S병원은 두 군데에 있다. 신촌에 있는 병원이 본점인 셈이고, 도곡동에 있는 병원은 지점인 셈이다. 이 때문에 1980년대 중반 강남 지역에 이 병원의 지점이 생긴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직급이 높은 사람은 신촌에서 근무했고 차하위 직급을 가진 사람은 강남에서 근무하는 형태였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자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강남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주거지를 대치동이나 도곡동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집값이 상당히 많이 올랐지만 신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주로 연희동이나 홍제동 등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는 서대문 지역에 집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직장의 위치에 따라 자산의 크기가 달라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에 지점을 가진 일부 회사에서는 2년마다 교체 발령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특수한 예이고, 우리나라 현실에서 직장을 고를 때 위치를 보면서 직장을 고를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설령 어떤 직장을 위치를 보고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그 직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도 있고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날 수도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될까.

차 선책으로 거주와 투자를 분리하는 방법이 있다. 즉, 투자 가치가 있는 곳의 집을 사서 전세를 주고 본인은 출퇴근이 편리한 곳에서 전세를 얻는 것이다. 이 전략을 썼더라면 과거 신촌에서 근무했던 S병원 직원들도 상대적인 상실감을 맛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 런데 이 방법에도 문제는 있다. 자본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투자한 집을 전세 주고 같은 금액 수준으로 다른 곳에 전세를 얻으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억 원을 주고 집을 사서 2억 원에 전세를 주고 그 전세금 2억 원으로 다른 곳에 전세를 얻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출이 없을 때만 해당된다. 여기에 대출을 끼면 문제는 조금 달라진다.

대 출을 받으려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Loan To Value ratio)과 총부채상환비율(DTI:Debt To Income ratio)에 따라 대출액이 결정되는데, 담보 물건의 가격에 비례해 대출액을 결정하는 LTV가 문제다.

현행 대출 규정에 따르면 국민은행 시세 일반가 기준으로 6억 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매입가의 60%를 대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주택을 산다고 하면 그것의 60%인 3억 원까지는 대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 러므로 현금 2억 원을 가지고 있고 본인이 실거주를 하면 최대 5억 원짜리 집을 살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LTV 60%는 전셋값이 포함된 것이다. 5억 원짜리 집에 전셋값이 2억 원 들어 있다면 대출액은 1억 원만 가능하다.

결 국 현금 2억 원이 있다면 그 집에 실거주를 하든(현금 2억 원+대출 3억 원), 하지 않든(현금 2억 원+전세 2억 원+대출 1억 원) 5억 원짜리 집을 살 수 있지만 후자는 다른 곳에 전세를 얻으려면 추가로 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주택 처분 때 실거주 여부 중요

주택을 처분할 때도 실거주 여부가 중요하다. 집을 팔 때 전세를 끼고 파는 것보다 본인이 실거주하는 상태에서 파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 째, 수요층이 넓기 때문이다. 본인이 매도 당시에 실거주하고 있다면 매수인이 실거주를 원하는 사람이든, 전세를 끼고 투자용으로 사 놓으려는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팔면 된다. 하지만 전세가 끼어 있는 상태에서 팔 때는 실거주를 원하는 매수인에게는 팔 수 없다.

둘째, 매수자가 투자자라면 집주인이 살고 있는 집을 더 선호한다. 통상 집주인이 살고 있는 집은 세입자만 살고 있는 집에 비해 수리나 집 관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요즘과 같이 전셋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집주인이 살고 있는 집을 매수하면 기존에 전세가 끼어 있는 집보다 높은 가격에 전세를 놓을 수 있다. 투자자에게 실투자금이 적게 들어간다는 의미다.

셋 째, 매도 당시 세입자가 들어 있다면 집을 팔기 어려울 수도 있다. 매수자는 한두 푼 들어가는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사기 전에 집의 상태를 보는 것이 필수다. 그런데 세입자가 그 시간에 집에 없다면 그 집은 팔리기 어려운 것이다.

세입자가 맞벌이 부부여서 평일에는 집을 비울 수도 있고 주말에는 여행을 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집주인의 집을 팔아주기 위해 출근하지 않거나 주말에 가족 행사나 여행을 가지 않는 세입자는 세상에 없다. 본인이 실거주한다면 집이 팔릴 때까지 이런 것은 자제할 수 있겠지만 세입자에게 이를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서울·과천, 5대 신도시에서는 양도세 비과세를 받기 위해 3년 보유 기간 중 최소 2년 거주 요건을 채우는 것이 필수다. 3년 내내 그 집에서 살 수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여러 사정으로 2년밖에 실거주를 할 수 없다면 초기에는 전세를 끼고 사 놓았다가 나중에 팔기 2년 전부터 실거주하는 것이 실거주 요건을 먼저 채우고 전세를 주는 것보다 유리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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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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