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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마시멜로 ‘새 아파트’

2010-03-04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9,265 | 추천수 293
지금 하나 먹느냐, 내일 두 개 먹느냐’
마시멜로 이야기와 부동산 투자



미국 스탠퍼드 대학이 6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주 재미있는 실험을 했었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원들은 실험 대상이 된 아이들을 각각 방에 혼자 있게 한 다음 마시멜로(공기로 부풀린 일종의 캔디)를 하나 주고 15분 동안 이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린다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주겠다고 약속했다.

어떤 아이들은 마시멜로의 달콤함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의 마시멜로를 먹었지만, 어떤 아이들은 2배의 달콤함을 위해 15분이라는 긴 시간을 참아냈다. 10년 후 600명의 아이들 중 일부를 찾아내 그들의 사회 적응력을 살펴보았더니 15분을 참아낸 아이들이 15분을 참지 못한 아이들보다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학업 성취도도 뛰어나다는 것을 밝혀냈다. 우리나라에도 ‘마시멜로 이야기’로 소개된 실험이다.

15분만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얻을 수 있지만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어버린 아이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참을성이 없다”, “아이니까 그럴 것이다” 등 다양한 반응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마시멜로 이야기가 바로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수많은 마시멜로가 매일 같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멋진 디자인을 뽐내는 신형 차나 백화점 진열대에서 여심을 유혹하는 명품 가방도 마시멜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시기에 이런 마시멜로에 빠져들면 자산 형성에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 자산이 어느 정도 형성된 후에는 차 한 대 샀다고 해서 재산이 크게 줄거나 명품 가방 한두 개쯤 샀다고 해서 가계가 휘청거리지 않는다. 그러나 자산이 형성되지 않은 시기에는 이 정도의 지출이라도 종잣돈(seed money)의 상당 부분을 갉아먹게 되므로 남보다 자산 형성이 그만큼 늦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젊고 꽃다운 시절에 돈을 모은다고 구질구질하게 살기보다 인간적인(?) 삶을 누리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이 말도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결국은 지금 마시멜로 하나를 먹는 것이 나은가, 미래에 두 개를 먹을 수 있는 것이 나은가의 선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의 마시멜로 ‘새 아파트’

부동산 시장에도 마시멜로는 있다. 바로 새 아파트가 그것이다.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이 사는 넓은 새 아파트는 오르지 않고 오히려 좁고 낡은 아파트가 더 오르는 불합리성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푸념을 많이 듣게 된다.

누구나 새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 한다. 모델하우스에서 본 새로운 디자인의 아파트, 그곳을 가득 채운 고급 가구와 시스템키친 등을 보면 누구나 욕심이 날 것이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삶의 질이 몇 단계 올라갈 것 같은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그래서 덜컥 새 아파트를 샀는데 몇 년이 지나도 남의 아파트는 많이 오르고 자기 아파트만 오르지 않는 것을 보면 부동산 시장이 어렵기도 하고 불합리한 것 같을 것이다,

재테크 측면에서 보면 새 아파트는 활짝 핀 장미꽃과 같다. 활짝 핀 장미꽃은 당장 보기에는 좋지만 며칠 가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고 만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처음 몇 년간은 새 아파트의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아파트 값도 오른다.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는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어느 아파트도 낡게 된다는 데 있다. 시간이 흐르면 또 하나의 낡은 아파트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더구나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노후화되기 전이라도 인근에 새로 지은 아파트가 공급되면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는 그쪽으로 몰려간다. 반대로 인근에 다른 새 아파트가 상당 기간 공급되지 않는다면 기존의 새 아파트는 그 프리미엄을 오래 지속할 수도 있다.

주택의 가치에는 사용 가치와 자산 가치가 있다. 주택을 소유한다는 의미는 그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다는 의미(사용 가치)와 그 주택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자산 가치)를 말한다. 전세의 경우 사용 가치가 100%이고 자산 가치는 0%다.

집 매매가의 40% 정도를 맡기면 2년간 그 집의 사용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전세 제도다. 그 대신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전세금에 대한 2년간의 이자와 돈 가치의 하락분 만큼 손실이 된다.

전세 다음으로 사용 가치 비중이 높은 것이 새 아파트다. 새 아파트 소유주 입장에서는 새 아파트의 건물분에 대한 감가상각만큼 손실이 된다. 예를 들어 땅값이 1억 원이고 건물 값이 4억 원인 새 아파트가 있다고 하자.

이 아파트는 10년이 지나면 건물의 가치는 25%가 줄어든다. 40년 감가상각 기간 중 10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땅값에는 감가상각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10년 후 이 아파트의 실질 가치는 땅값 1억 원과 건물 값 3억 원의 합인 4억 원이 된다. 물론 5억 원짜리 아파트가 10년이 흐르면 4억 원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액면 가치 5억 원짜리 아파트가 10년이 지나면 4억 원이 된다고 하지만 이것은 실질 가치(또는 구입 당시의 불변 가치) 기준이고 과거의 예를 보면 10년의 기간 동안 돈의 가치는 2.5배 정도 떨어지기 때문에 10년 후 이 아파트의 액면 가치는 10억 원 정도 된다.

무조건 낡은 게 좋지는 않아

이번에는 같은 5억 원짜리 아파트이지만 어느 정도 낡아서 건물 가치는 1억 원밖에 남지 않고 대신 땅의 가치가 4억 원이나 되는 아파트를 살펴보자. 이 아파트도 10년이 지나면 건물 가치의 25%가 줄어들어 7500만 원밖에 남지 않는다. 그런데 땅값은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 아파트의 실질 가치는 4억7500만 원이 된다. 물론 10년의 기간 동안 돈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액면 가치는 11억8750만 원이 될 것이다.

결국 처음에는 같은 5억 원짜리 아파트였지만 땅의 가치 비중이 건물 가치 비중보다 높은 아파트가 더 많이 오른 것이다. 그러면 새 아파트를 사는 것은 과연 손해일까. 그렇지는 않다. 5억 원짜리 아파트가 10년 후 1억8750만 원만큼 가격차가 벌어지지만 10년의 기간 동안 새 아파트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10년 동안 전세로 산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 것이다. 마시멜로를 먹고 싶을 때 먹은 것이다.

이에 비해 낡은 아파트에서 10년간 살았다면 주거만족도를 희생한 대신 자산 상승의 이익을 얻은 것이다. 마시멜로를 먹고 싶은 욕구를 참아 두 개를 얻은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낡은 아파트가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앞의 시뮬레이션에서 낡은 아파트가 더 많이 오른 이유는 감가상각이 되지 않는 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컸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 가치가 있는 내 집 마련은 땅의 가치를 보고 하는 투자, 즉 입지에 대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파트를 고를 때 새 아파트나 낡은 아파트보다 입지가 좋은지의 여부를 우선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좋다.

마시멜로를 지금 먹을 것인지, 나중에 먹을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내 집을 마련할 때 새 아파트에서 살 것인지, 낡았지만 입지가 좋은 아파트에서 살 것인지도 선택의 문제다. 다만 당장의 주거만족도를 위해 새 아파트를 선택했다면 그 선택에 따라 자산의 가치가 벌어진다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마시멜로를 먼저 먹은 아이에게까지 상으로 마시멜로를 더 주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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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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