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규제에 따른 부동산 시장 대예측- 섣부른 규제로 막내만 눈물 ‘펑펑’

2009-10-14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7,534 | 추천수 338
정부가 수도권 전역에 DTI 규제를 시작했다.
일부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제의 불똥은 엉뚱한 데로 튀며 애꿎은 서민들만 울상이 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9월 7일부터 서울·인천 및 경기 지역에 DTI(Debt To Income ratio)라고 불리는 총부채상환비율에 대한 규제가 실시됐다.

참여정부 시절 상승일로를 걷던 부동산 시장을 안정세로 접어들게 만든 것이 2006년에 나온 DTI 규제 강화였다. 그러나 경기 불황과 미국발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1월 얼어붙은 주택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역에서 해제하면서 DTI 규제는 사실상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러다 최근 주택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수도권 전역에 DTI 규제를 적용하게 됐다. 불과 해제된 지 10개월 만에 DTI 규제를 다시 살려내야 할 만큼 급박한 상황은 무엇이었을까.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DTI 규제가 완화됐던 2008년 11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전국 집값은 0.8%, 수도권 집값은 1.1%, 서울 집값은 0.3% 하락했다. 아직도 전체 시장을 기준으로 봤을 때 작년 11월 가격을 회복하고 있다.

그런데 왜 금융 당국은 규제책을 서둘러 발표했을까. 시장 평균은 아직도 시세를 회복하지 못했지만 일부 지역은 과열 조짐이 있고 그 기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열됐다는 일부 지역은 어디일까. 대부분 강남 3구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강남구는 같은 기간 0.4% 상승하는데 그쳤고 서초구는 0.6% 하락, 송파구는 0.5% 하락해 서울 평균 하락률보다 더 떨어진 상태였다. 강남 3구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들이 작년 말 금융 위기 때 크게 폭락했다가 시세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많이 오른 것처럼 착시 현상을 보인 것이다.

일반인의 선입견과 달리 강남 3구가 대출 규제를 받는 사이 대출 규제에서 해제된 곳들 중 강남 3구 다음으로 집값이 비싼 곳들이 작년 11월 규제 해제 조치의 수혜 지역이 되었던 것이다. 예로 강남구 다음으로 집값(평당가)이 비싼 과천시의 경우 같은 기간 10.7% 올랐고 송파구 다음으로 집값이 비싼 용산구·강동구·양천구가 각각 1.6%, 3.1%, 1.8% 상승했다. 전형적인 풍선효과다.

그러면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과천의 경우 조인스랜드 시세표에 따르면 지역 아파트의 ㎡당 평균가는 1010만 원이다. 이에 따라 79.2㎡(24평)형의 평균 시세는 8억 원, 108.9㎡(33평)형의 평균 시세는 11억 원, 148.5㎡(45평)형의 평균 시세는 15억 원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과천 지역은 주택의 담보 가치에 따라 대출액이 달라지는 LTV(Loan To Value ratio:담보인정비율)가 50%를 적용받았고 9월 초까지는 DTI 규제가 없었으므로 대출 한도는 평형별로 3억8000만 원, 5억2000만 원, 7억1000만 원이 됐다. 평균 시세의 50%를 적용한 후 소액 임차 보증금(방 하나당 1000만 원)을 제하면 은행의 대출 한도가 되는 것이다. 9월 4일까지는 이 기준만으로 대출을 해줬다.

그러던 것이 9월 7일부터 DTI 규제도 같이 적용받게 됐다. DTI는 돈을 빌리는 사람의 상환 능력에 따라 차등 대출해 주므로 그 사람이 사는 집의 크기는 따지지 않고 그 사람의 총수입에 따라 대출금이 달라진다. 다만 지역에 따라 서울은 50%, 인천과 경기도는 60%의 부채상환비율이 적용되며 강남 3구와 같은 투기과열지역은 40%를 적용한다.

서울 평균 가구 수입인 4800만 원을 기준으로 만기 20년, 이자율 5.29%로 주택 담보대출을 받으면 대출 가능 금액은 DTI 60%를 기준으로 2억8000만 원 정도다. 그런데 은행에서 대출을 해줄 때 LTV에 의해 계산된 금액과 DTI에 의해 계산된 금액 중 적은 금액만 대출해 주니 서울에서 평균적인 소득을 버는 사람이 과천에 집을 사면 기존에는 은행에서 평형에 따라 3억8000만 원(24평형), 5억2000만 원(33평형), 7억1000만 원(45평형)을 빌릴 수 있던 것이 이번 주부터는 2억8000만 원만 빌릴 수 있게 됐다. 과천에 집을 사려면 예전에 비해 자기 돈이 평형에 따라 최소 1억 원에서 4억3000만 원 정도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천 지역의 경우는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정부가 노리는 효과다.

그런데 독자 중에는 아기곰이 계산한 DTI 시뮬레이션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분이 있을 것이다. 서울 가구 평균 수입인 4800만 원으로 과천 아파트에 대한 DTI를 계산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의문일 것이다. 이런 의문은 타당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서울 소재 가구의 평균 소득인 4800만 원으로 시뮬레이션을 했다는 의미는 평균 소득을 벌어들이는 서울 투자가가 어느 지역의 아파트를 살 때 영향을 받느냐 아니냐를 계산해 본 것이다. 예를 들어 성동구에 사는 사람이 인천 아파트도 살 수 있고, 분당 아파트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가 아파트 ‘수요 급감’ 할 것

하지만 이것은 투자자의 입장일 뿐이다. 어떤 지역에 전세로 살면서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하거나 그 지역의 작은 평수에서 큰 평수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하는 실수요자의 입장에서는 그 지역의 평균 소득을 근거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런데 각 지역의 지역별 소득을 기준을 시뮬레이션해 보면 앞서 해본 투자자용 시뮬레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과천시의 2008년도 가계 수입은 서울시 평균을 웃도는 4993만 원이다. 이를 근거로 DTI를 계산해 보면 2억9000만 원 정도가 대출 한도다. 이에 따라 대출 한도는 앞서 계산해 본 결과보다 1000만 원 정도 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수준이다.

투자자의 입장과 그 지역에서 사는 실수요자의 입장에서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DTI의 규제가 확대됨으로써 대출 규모가 종전보다 많이 줄어드는 곳은 과천시 외에도 용산구·강동구·양천구 등 4개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 148.5㎡형 아파트나 108.9㎡형 아파트는 물론 79.2㎡형 아파트를 사더라도 종전 기준보다 대출액이 줄어들게 된다. 먼저 이를 A그룹이라고 하자.

이 지역들보다 적게 영향을 받는 곳, 즉 148.5㎡형 아파트나 108.9㎡형 아파트를 사는 경우는 DTI 적용을 받지만 79.2㎡형 아파트의 경우 DTI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이 LTV 기준으로 산출한 대출금보다 많아 종전 기준인 LTV를 적용하는 곳은 9개 지역이다. 광진구〉중구〉마포구〉영등포구〉성동구〉종로구〉동작구〉분당신도시〉강서구 순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보면 된다. 이는 B그룹이다.

이에 반해 148.5㎡형 아파트를 살 때만 DTI의 영향을 받는 곳도 열두 군데나 된다. 관악구〉노원구〉성북구〉동대문구〉구로구〉서대문구〉은평구〉평촌신도시〉강북구〉도봉구〉중랑구〉금천구 순이다. 이는 C그룹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DTI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종전보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지 않는 곳은 일산 신도시, 중동신도시와 산본신도시 세 곳과 강남 3구 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D그룹이라고 보자.

일산·중동·산본의 경우 4800만 원 소득 기준으로 계산된 DTI가 LTV로 계산된 대출액보다 많기 때문에 LTV만의 규제가 적용되던 종전과 다를 것이 없다. 반대로 강남 3구의 경우는 DTI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지만 종전과 기준이 바뀐 것이 전혀 없으므로 추가적인 영향이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강남 3구의 경우 다른 지역의 집을 팔고 강남으로 진입하는 수요가 많으니 다른 지역의 침체는 장기적으로 강남 수요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 온다는 측면에서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는 있다.

전세값 상승세 ‘지속’

그러면 수도권의 나머지 지역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과천과 신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경우 집값이 상대적으로 싸므로 DTI 확대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이런 DTI 규제로 과거와 같은 침체기가 다시 올까. 지역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필자는 전망한다.

작년 11월 초까지 적용됐던 예전의 DTI 규제는 40%의 일괄적인 규제였다. 이에 따라 4800만 원의 총소득을 올리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3억1000만 원 이상의 아파트를 살 경우 DTI 규제의 영향을 받았었다. 이에 따라 서울과 5대 신도시 중 대부분의 지역이 DTI의 영향을 받게 돼 저가 주택과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었다.

하지만 이번의 DTI 규제는 서울 지역은 4억4000만 원 이상의 아파트만, 경기나 인천 지역은 5억2000만 원 이상의 아파트만 DTI 규제 확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돼 과천시·용산구·강동구·양천구 등 4개 지역 외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보다 훨씬 적다. 서울 지역에서 방 세 개를 갖는 4억4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산다면 DTI 50%의 기준도 2억3515만 원이지만 LTV 60%를 기준할 때도 어차피 2억3400만 원만 대출해 주기 때문에 4억4000만 원보다 낮은 가격에 사는 아파트는 DTI가 아닌 LTV가 적용된다는 의미다.

더구나 전세를 끼고 사는 경우는 DTI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금액 수준이 더 올라가게 된다. LTV의 한도는 전세가와 순대출금의 합, DTI는 순대출금에 대한 규제이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사면 DTI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아파트 가격이 더 늘어난다. 예로 강동구에 방 세 개 딸린 9억 원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할 때 LTV 50%를 적용하면 4억2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DTI 기준으로 2억 3515만 원밖에 대출이 되지 않으므로 대출 한도는 2억3515만 원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이때 전세를 2억2000만 원 정도 끼고 사는 경우는 LTV 4억2000만 원의 한도에서 전세금을 제외한 2억 원 정도를 은행에서 대출해 주게 되는데 이 경우는 오히려 DTI 기준으로 계산된 대출금보다 적으므로 DTI 규제를 받지 않는 대출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DTI 규제 확대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과천·용산 등 A그룹 4개 지역에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는 사람과 광진구·중구 등 B그룹 9개 지역의 108.9㎡ 이상의 아파트에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지역이라도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사람들은 DTI 규제를 피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DTI 규제 확대로 시장에서 매수세가 주춤할 것이고, 이는 단기적인 시장의 침체로 이어질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그동안 강남 3구만의 대출 규제로 반사적인 이익을 누려온 과천시·용산구·강동구·양천구가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저가 지역이 이번 DTI 규제 확대의 영향을 더 받을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지역의 경우 DTI 규제 확대의 직접적인 피해가 적다. 하지만 그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큰형(강남 3구)은 이미 벌을 서고 있고, 이번에는 둘째 형이 혼나는 것을 보고 (자기와는 직접 영향도 없는) 막내 동생이 먼저 울어버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집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이번 DTI 규제 확대가 집값 상승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시작됐다는 시그널로 인식되므로 그나마 이들 지역에 일기 시작하던 수요를 주저앉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바뀌는 시기가 더 늦춰지면서 전세 값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에 위약 효과(placebo effect)라는 것이 있다. 플라시보 효과라고도 하는데 의사가 환자에게 가짜 약을 투여하면서 진짜 약이라고 하면 환자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믿음 때문에 병이 낫는 현상을 말한다.

이번의 DTI 규제도 마찬가지다. 주택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시작됐다는 심리적인 위축 때문에 시장이 주춤하는 것이지 DTI 효과 때문에 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일부 지역밖에 없다. 이런 위약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아채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그 약발이 떨어지게 된다. 필자는 이 기간을 길어야 3개월 정도로 본다.

문제는 이번에 약을 처방한 사람들도 이것이 위약(僞藥)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몇 달 후 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탄다면 금리 인상 등 더 강력한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감기 걸린 사람에게 배탈 약을 처방해 놓고 병이 낫지 않자 더 강력한 배탈 약을 처방하겠다는 격이다.

이번에 금융 당국이 DTI 규제라는 전가의 보도를 꺼내들고 나온 배경에는 주택 대출의 증가가 있다. 작년 말 254조7557억 원이었던 주택 대출 잔액 규모가 올해 7월 말에는 269조4945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처럼 대출이 늘어나자 금융 당국이 긴장한 것이다. 더구나 같은 시기(2008년 12월 중순~2009년 8월 중순)에 주택 시장도 불안해졌기 때문에 금융 당국은 당연히 ‘주택 담보대출의 증가=주택 시장의 상승’이라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택 대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정은 전혀 다르다. 올 들어 주택 담보 증가분의 절반이 경기도 지역에서만 늘어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주택 대출은 7월 말을 기준으로 작년 말 대비 4.7%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인천은 12.1%, 경기도는 9.8%나 증가했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대출이 상대적으로 적게 늘어났던 서울 지역 집값은 0.4%가 증가했지만 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났던 인천 지역은 오히려 집값이 1.5% 내렸고 경기 지역도 0.9% 떨어졌다. 대출이 적은 지역은 집값이 오르고 대출이 많이 된 지역은 오히려 집값이 떨어진 모순이 생긴 것이다. 금융 당국이 일방적으로 예단한 ‘주택 담보대출의 증가=주택 시장의 상승’이라는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 들어 급격히 늘어난 주택 대출과 집값 상승률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경기도 내의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필자가 분석해 봤다. 경기도 내에서 작년 말 대비 올해 7월 말까지 주택 대출이 많이 늘어난 상위 10개 지역은 양평(61.7%) 안성(40.6%) 파주(22.3%) 고양(21.6%) 광주(20.3%) 시흥(16.2%) 여주(15.5%) 양주(15.1%) 김포(15.1%) 성남(13.4%) 등이다. 금융 당국의 예단이 맞는다면 이들 지역의 상승률이 다른 지역의 상승률보다 높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동안 경기도 내 지역별 주택 상승률을 조사해 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이들 10개 지역 중에서 집값 상승률이 상위 10위 안에 드는 지역은 불과 2개 지역(양평·성남)뿐이고 무려 5개 지역(고양·광주·시흥·양주·김포)의 집값 상승률이 하위 10위 안에 든 것이다.

반대로 작년 말 대비 올해 7월 말까지 주택 대출이 적게 늘어난 10개 지역인 하남(마이너스 6.9%) 오산(마이너스 1.9%) 수원(0.9%) 과천(1.3%) 구리(2.1%) 평택(2.3%) 화성(4.2%) 군포(4.5%) 이천(5.4%) 안양(7.2%)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았다. 금융 당국의 생각이 맞는다면 이들 지역의 상승률은 다른 지역의 상승률보다 낮아야 한다. 그러나 집값 상승률 하위 10개 지역에 드는 곳은 한 군데도 없고, 오히려 집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에 해당하는 지역이 다섯 군데나 된다.

잘못된 진단은 잘못된 처방 낳아

주택 대출이 많은 지역일수록 집값 상승률이 높고 주택 대출이 적은 지역일수록 집값 상승률이 낮은 게 상식이다. 금융 당국도 이런 상식에 근거해 대출 규제에 나섰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상식 밖의 일이 왜 벌어졌을까.

이를 규명하기 위해 이번에는 지역별 평균 소득과 주택 대출과의 관계를 분석해 봤다. 앞서 언급한 주택 대출이 많이 늘어난 상위 10개 지역의 경우 월평균 소득이 경기도 내에서 상위 10개 지역에 포함된 곳은 두 군데(고양·성남)뿐이고 하위 10개 지역에 포함된 곳은 오히려 다섯 군데(양평·안성·파주·여주·양주)나 되었다. 반대로 주택 대출이 적게 늘어난 10개 지역의 경우 월평균 소득이 경기도 내에서 하위 10개 지역에 포함된 곳은 단 한 군데(평택)뿐이고 상위 10개 지역에 포함된 곳은 오히려 네 군데(과천·안양·군포·화성)나 됐다.

바로 이것이다. 주택 대출이 많이 일어난 곳은 주민의 평균 소득이 낮은 지역, 즉 서민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고 주택 대출이 적게 일어난 곳은 주민의 평균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다시 말해 올 들어 주택 대출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대출을 일으켜서 집을 사려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학자금이나 생활비가 모자라거나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운영 경비가 부족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것이 대부분인 것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면 식당이 잘 안 된다고 하더라도 지금 문을 닫으면 앞으로의 생계 수단도 막막할 뿐만 아니라 식당을 인수할 때 지불했던 권리금조차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가게 임차료나 종업원 월급 등으로 적자가 나도 식당 문을 닫지 못하고 힘겹게 버티는 것이다. 모아 놓은 돈이 바닥나자 그나마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운영 자금으로 쓰려고 한 것이다.

잘못된 진단은 잘못된 처방으로 이어진다. 잘못된 진단으로 시작된 DTI 규제도 시장에서 먹혀들어 가지 않을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금리 인상 등 보다 강력한 억제책이 나올 것이다. 어찌 보면 시장에서 먹히지도 않을 DTI 규제를 내놓은 것은 금리 인상을 위한 명분 쌓기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러나 내수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것은 그마나 생활비가 부족하거나 운영 자금이 부족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주택 시장의 문제는 주택 시장에서 풀어야 한다. 무심코 던진 돌에 애꿎은 개구리들이 목숨을 잃은 이솝 우화처럼, 금융 당국이 휘두른 칼에 서민이 상처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금융 당국은 자신이 겨눈 화살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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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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