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약과”…하반기 전세 폭등 예고

2015-08-03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8,626 | 추천수 127

상반기에만 벌써 3.36% 올라, 전세 공급 늘리려면 다주택자에 ‘혜택’ 필요


월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택 임대차 거래량은 77만133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75만1328건보다 2.7% 증가했다. 그런데 전세는 0.6%밖에 증가하지 않은 반면 월세는 무려 5.5%나 증가했다. 2014년 상반기 42.2%에 불과하던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율이 올해 상반기에는 43.4%까지 증가했다. 1.2% 포인트 정도 증가한 것이다. 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점점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됐던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시장의 전세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1.0%나 줄어들었지만 월세는 10.8%나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36.9%로 전년 동기 대비 2.6%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비아파트 임대 시장에서의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48.7%로 전년 동기 대비 변함이 없다. 결국 현재 주택 시장에서 월세화를 주도하는 것은 그동안 전세 시장으로 여겨져 왔던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울며 겨자 먹기 ‘월세’ 선택
그러면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 계약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확히 표현하면 월세 수요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임대차 시장에 전세 공급이 줄어들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선택한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훨씬 많다. KB국민은행이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는 89.1%인 반면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는 10.9%에 그쳤다. 10명 중 9명이 원금 손실이 없는 전세를 선호하는 것이다.

그들이 본인의 의사와 달리 전세가 아닌 월세를 선택한 이유는 전세 계약을 하고 싶어도 시장에 전세 물건이 없기 때문이다. 전세를 주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기존에 전세를 주던 임대인이 계약이 갱신될 때 월세로 전환하려는 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세금 인상분을 목돈으로 받아봐야 굴릴 곳이 없기 때문에 전세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하려는 임대인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임대인이건 임차인이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지역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는 올해 상반기 임대차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37%에 이르는 반면 금천구는 22%에 그쳐 서울 평균 31%에도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둘째,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주택 매매 거래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소위 전세난에 몰린 실수요자들이 대거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이다. 주택 매매 거래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임대차 시장 안정화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 전세를 포함한 임대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서 임대 시장에서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매매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셋값 상승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공급에 있다. 전세를 찾는 사람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전세를 주려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는 본인이 입주할 집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매매 거래량이 늘어나더라도 공급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면 시장에 전세 공급이 증가하면서 전세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 결국 다주택자들이 집을 여러 채 사서 전세를 놓아야 전세 시장이 안정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 빠른 월세 전환…속도 조절 필요
<표>는 지난 1년간 아파트 임대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올 들어 2월부터 월세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대세이기 때문에 그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추세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 해답은 <표>에서 찾을 수 있다. 월세 비율이 점점 높아져 간다고 했지만 작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간은 오히려 전년 대비 월세 비율이 줄어들었다. 그 기간 동안 금리가 올라 전세금을 은행에 맡기고 이자를 받으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다주택자들이 이 시기에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샀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그러면 왜 이 시기에 다주택자들이 아파트를 많이 샀을까. 주택 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한 7·24 대책, 재건축 연한 축소와 대규모 택지 개발 포기를 선언한 9·1 조치, 초과 이익 환수제 유예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 3법이 이 시기에 집중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런 일련의 정부 대책에 힘입어 집값 상승을 기대한 다주택자들이 집을 사면서 시장에 전세 물건이 많이 공급됐던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다주택자들의 아파트 매수는 주춤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분기 들어서면서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전셋값 상승률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사철에는 전셋값이 많이 오르고 비이사철에는 주춤해지는 것을 감안해 예년 같은 기간과의 상승률 차이를 비교해 보면 현재 전세 시장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2007년부터 작년까지 8년간 평균치와 올해 전셋값 상승률 차를 구해 보면 3월까지는 오히려 올해 상승분이 더 적었다. 하지만 4월 들어 0.07% 포인트 정도 올해 상승분이 더 커지더니 5월에는 0.13% 포인트, 6월에는 0.32% 포인트로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올해 하반기의 전세난을 예고하는 것이다. 매년 이사철만 되면 전세난이라고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지만 통계적으로 봤을 때 작년은 전세난이라고 할 수 없다. 전국 아파트 기준으로 4.36%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올해 절반밖에 지나지 않은 현재까지도 3.36% 상승했지만 앞으로는 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에서 매매 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전세 시장에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전세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장 상황이 실수요자는 사고 다주택자는 파는 상황이라면 전세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주택자 집에서 전세를 살던 또 다른 실수요자가 새로운 전세 난민이 돼 전세 수요를 늘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매매 거래가 늘어도 전세도 같이 오르는 현재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전세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다주택자로 하여금 집을 사게 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 것이다. 임대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주택자로 하여금 집을 사서 월세가 아닌 전세를 주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사 전세를 주게 만들 수 있을까. 집을 사 월세로 준다면 수급 불균형이 깨진 전세 시장에는 도움이 안 된다. 이 때문에 전세를 주는 다주택자에게 차별적 혜택을 줘야 한다. 이를 위해 다주택자 소유의 주택 중 전세로 주는 주택은 종합부동산세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양도소득세 계산 시 전세로 줬던 기간은 현재 1주택자와 같이 1년에 8%로 적용하고 월세로 줬던 기간은 현행과 같이 3%를 적용할 수도 있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준비 안 된 세입자가 그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정책을 통해 이 속도를 조절하자는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월세 시대는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고 그것에 적응하는 것은 결국 각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이 와중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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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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