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 조치 ‘약발’…매매로 돌아온 실수요자

2014-10-20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4,959 | 추천수 160

강남·강북 가리지 않고 실거래가 상승,‘부동산 시장 정상화’ 정책 의지 반영

서울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에 인근 아파트들의 전세·매매 가격이 표시돼 있다.


7·24 조치가 발표된 후 두 달이 지났다. 시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에 반응하며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작년 8월까지 하락을 거듭하던 주택 시장은 9월부터 반등을 모색하더니 올 들어 3월까지 상승세를 키웠다.

그러다 2·26 임대차 선진화 방안과 3·5 전세 과세 방안 발표 후 시장은 다시 가라앉기 시작해 5월과 6월에는 전월 대비 0.06% 상승에 그쳤다. 지난 10년간 평균 상승률 대비 6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 상승률이다. 이러한 시장 흐름을 바꾼 계기는 바로 7·24 조치다. 8월의 매매가 상승률은 0.14%에 그쳤지만 이것은 8월이 전통적 비수기인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상승세였다. 지난 10년간 평균 상승률 역시 0.14%였던 것을 감안하면 평균치 정도의 상승세로 회복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 이번 달 들어 매매가 상승 폭이 커지며 0.32%의 상승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평균 상승 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절대치로 보면 2011년 11월 이후 둘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하지만 지난 3월의 0.35%가 성수기의 상승률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9월의 0.32% 상승은 실질적으로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시장에 나가 보면 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급매가 아니면 거들떠보지 않던 매수자들이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두려는 투자자들도 예전보다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도자들도 변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집이 팔리지 않는다고 울상을 짓던 매도자들이 (그동안 팔리지 않던 집을 보러 오는) 매수자가 늘어나자 집을 팔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그중 일부는 매도 호가를 올리기도 하고 매도 계획을 내년 이후로 미루기도 한다. 상승기 때 나오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주택 가치 전망치, 11개월째 상승세
이에 따라 실거래가도 상승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정보 광장에 공개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31평형)의 실거래가(중간층 기준)는 7월에 평균 8억6050만 원이었던 것이 8월에는 8억8000만 원으로 1950만 원 올랐고 115㎡(34평)형은 7월에 평균 9억520만 원이었던 게 8월에는 9억6750만 원으로 1550만 원 상승했다. 9월에는 각각 9억 원과 10억 원에 매도 호가가 형성돼 있다. 대표적 서민 동네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5단지 37㎡(11평)형도 7월 평균 1억7367만 원이었던 것이 8월에는 1억7825만 원으로 458만 원 올랐다.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승세는 수도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청구아파트 83㎡(25평)형은 7월 3억2450만 원이었던 것이 8월에는 3억3400만 원으로 950만 원 상승했다.

이런 시장 분위기에 발맞춰 투자 심리도 급속히 호전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매월 마지막 주에 소비자심리지수를 발표하는데, 그중 한 지표가 주택 가치 전망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이고 100 아래면 하락한다는 사람이 많은 경우다. 그런데 이 지수는 조사 당시의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시장 분위기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이 지수도 상승세를 타게 된다. 반대로 이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면 거래량도 늘고 집값도 상승하는 현상을 보인다. 결국 투자 심리가 좋아지면 집값도 상승하지만 집값이 오르면 반대로 투자 심리도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8월 말에 발표된 지수는 120이다. 이는 이 조사가 시작된 2008년 하반기 이후 지난 2월과 3월의 121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치다. 7월 중순에 조사했던 지수가 113이었던 것에 비하면 7·24 조치 발표 후 투자 심리가 급속하게 호전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투자 심리의 상승세는 단발성이 아니고 그렇다고 쉽게 식을 것 같지도 않다.

이명박 정부 때 이 지수가 110을 넘었던 두 번의 기간이 각각 3개월과 2개월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상승세가 11개월이나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과거 시장 분위기가 반짝 좋아졌다가 후속 조치 불발로 시장이 금방 식었던 것에 비해 현 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와 뚝심이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매매 시장 분위기 호전이 전세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작년 전세 시장은 한마디로 급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월별 전셋값 상승률이 10년 평균치를 훨씬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올해 3월부터 10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전셋값이 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승세가 과거보다 약하다는 의미다. 3월이면 매매가 상승률이 0.35%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높았던 달이다. 3월 이후 9월까지 연속 7개월 동안 전셋값 상승률은 10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특히 매매가 상승률이 0.32%에 달했던 9월에는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셋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대출 끼고 집 사기 수월해져
매매가 상승세와 전셋값 안정세,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동안 집을 사지 않던 실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을 벗어나 매매 시장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왜 실수요자들이 매매 시장으로 돌아섰을까.

첫째, 그동안 전셋값이 많이 올라 매매가와 차이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1년 6월의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억4140만 원이고 매매가는 2억6651만 원이었다. 내 집 마련을 하려면 전세값에 1억2511만 원이 더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8월 평균 전셋값이 1억7985만 원이고 매매가는 2억6519만 원으로 그 차이가 8534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1억2511만 원을 더 들여 집을 살 것인지 고민했다면 지금은 8534만 원을 들여 집을 살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게 된 것이다. 둘째, 주택 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에 과거보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사기가 수월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7·24 조치로 주택 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된 것은 8월 이후이기 때문에 3월부터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8월 이후 전셋값 상승세가 더 약해진 것의 추가적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투자 심리의 측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집을 살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어차피 집값이 내릴 것인데 왜 집을 미리 사서 손해를 보느냐”고 반문하는 이가 많았다. 원금이 보전되는 전세를 사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는 게 그들의 논리이기 때문에 집을 살 여력이 있어도 전세 시장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난 몇 년간 전세 시장을 달궜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그런데 집값 상승이 눈에 보이고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한 명 두 명 전세 시장을 나와 매매 시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모여 매매가 상승, 전셋값 안정이라는 추세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현 시장의 분위기를 요약하면 주택 매매 시장을 정상화하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 의지가 7·24 조치 이후 시장에서 서서히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장 분위기를 계속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발표된 주요 정책과 후속 조치의 입법화가 선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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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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