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학군 옆 아파트 인기 식지 않아

2013-12-23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6,298 | 추천수 314

-강남권, 1기 신도시 주택 시장은 ‘명문중’ 수요로 매매 활발


실수요자들이 거주지를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일까. 얼마 전 한 부동산 정보 업체가 서울 및 신도시에 거주하는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중요시 하는 조건으로 교육을 꼽았다. 23.5%가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고 그다음은 ‘집값이 적정한가 여부’가 21.8%, ‘교통 여건이 좋은가 여부’가 16.6% 였다. 실수요자의 가장 큰 관심은 ‘학군’이라고 불리는 교육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것이다. 

‘학군 프리미엄’이 형성된 곳은 부동산 침체기에도 거래가 활발하다.


그러면 학군이 왜 중요할까. 자녀 교육에 정답은 없다. 단순히 명성이 높은 곳보다 자녀의 능력과 희망을 고려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 자녀 본인에게는 최고의 학군이다. 하지만 이것은 원론적인 이야기고 구체적으로 “그러면 내 자녀에게 최적인 곳이 어디인가”까지 생각한다면 쉽게 답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런 이유로 결혼 전에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도 아이가 커가게 되면 남들처럼 소위 ‘학군이 좋다’는 곳으로 찾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학군이 왜 중요할까.

단순히 시험 점수 몇 점 더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녀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학군이 중요한 것이다. 초등학교까지는 자녀에게 부모님의 영향이 가장 크다. 특히 엄마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군 수요’는 중학교부터 시작
그러나 틴에이저가 되면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말보다 친구나 또래의 말이나 행동에 더 영향을 받는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관심이나 사랑이 부족해 그런 게 아니라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주변에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본인의 자녀가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주로 사귄다면 본인의 자녀도 게임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아이돌 콘서트만 찾아다니는 친구들과 어울린다면 본인의 자녀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들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소위 ‘왕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부모들은 본인의 자녀들이 ‘공부 잘하고 착실한’ 친구를 사귀기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 자녀의 속도 모르는 부모가 자녀 친구의 속까지 정확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공부 잘하고 착실한’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 집어넣으려고 하는 것이 많은 부모의 생각일 것이다. 이것이 학군의 의미다. 

그러면 어느 곳의 학군이 좋은 곳일까. 학군을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서울대 등 소위 명문대에 얼마나 진학시켰는가 하는 것도 학원가에서 통용되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고등학교 학군이 중요했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학군과 상관없는 특수목적고(특목고)의 비중이 점점 확대됐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점점 심화돼 미국과 같은 이원화된 교육 시스템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부유층 자제는 사립학교에 다니고 서민은 공립학교에 다니는 경향이 높다. 문제는 특목고 담벼락과 붙어 있는 곳에 살더라도 특목고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일반고조차 근거리 배정 원칙이 깨진 지 오래됐다. 

이런 추세 때문에 앞으로는 중학교 학군이 점점 중요하게 되어갈 것이다. 이때 그 동네의 경제적 수준이나 교육열에 따라 중학교의 학군이 정해진다. 그런데 그중에서 어느 학군이 좋은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과거에는 “어느 학교가 좋다더라”는 엄마들의 입소문이 중요한 소스였다. 전체적 자료이기보다 지역적 정보가 주류였다. 그런데 이것이 지금은 비교가 가능하다. 2010년부터 학업 성취도 평가 시험에 대해 학교별로 성적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말에도 2013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이 결과를 포함해 최근 3년간 평균 성적을 분석해 본 결과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수도권 소재 중학교는 1100개 정도 된다. 그중에서 별도 선발권이 있어 학군과 상관이 없는 국제중을 제외하면 성적 1위는 97.2%인 강남의 D중학교, 2위는 또 다른 강남의 D중학교, 3위는 강남의 A중학교, 4위는 분당의 S중학교, 5위는 분당의 I중학교, 6위는 목동의 W중학교, 7위는 강남의 또 다른 D중학교, 8위는 인천 송도의 H중학교, 9위는 광진구의 G중학교로 예전부터 학군 좋기로 유명한 학교들이 역시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범위를 50위까지 넓히면 강남구에 10개, 서초구에 7개, 분당에 7개, 양천구에 4개, 송파구에 4개, 인천 연수구에 4개, 용인시에 3개, 광진구에 2개, 평촌에 2개, 수원시에 2개의 중학교가 있으며 용산구, 노원구, 인천 옹진군, 산본, 일산에 각각 1개씩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는 7개 자치구만이 50위권 안에 드는 중학교가 1개라도 있다. 1기 신도시는 나은 편이다. 5개 1기 신도시 중 4개 지역에서 50위권 안에 드는 중학교가 있다.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는 단 두 곳만 50위권 안에 드는 중학교를 보유하고 있다. 지역별로 학군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지역별 차이가 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학교 위치와 학력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형 평형 아파트’일수록 학력↑
첫째, 빌라나 단독주택보다 아파트 단지가 많은 곳이 학력이 높다. 

둘째, 아파트라도 임대 아파트가 많거나 소형 아파트로만 구성된 곳은 대형 평형 아파트가 많이 포함된 단지보다 학력이 낮은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학력과 경제력은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소득이 높은 곳이라고 반드시 자녀들의 학력이 우수한 것은 아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부모의 교육열과 교사들의 열정이 더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학생의 학력과 부모의 경제력이 100% 일치하지 않는 두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첫째, 인천 옹진군에 있는 영흥중이다. 이 학교는 시험 성적이 처음 공개되던 2010년에 52.2%로 수도권 1100개 중학교 중 866위로 하위권에 들었다. 그러나 2011년 83.8%, 142위로 성적을 끌어올리더니 작년에는 99.3%, 올해는 98.7%로 수도권 1위를 차지했다. 3년 평균 기준으로는 수도권 10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전교생 중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통 학력 이상이라는 의미다. 공부가 뒤처지는 학생은 어느 학교에나 있다. 하지만 이들을 집중적으로 교육시켜 보통 학력 이상의 학생으로 만드는 것은 교사들의 열정이고 영흥중이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사례는 분당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모의 경제력이 높고 주거지 근처에 학원이 밀집해 있으면 학생의 학력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조건과 학생의 학력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분당 정자동에는 10억 원이 넘는 고가 주상복합이 즐비하다. 소득이 높은 사람이 주거하는 만큼 분당에서 학원가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그런데 정작 이 주상복합 주민의 자녀들이 다니는 N중학교는 분당에서 뛰어난 학교는 아니다. 분당구 소재 24개 중학교 중 16번째인 중하위권 학교다(87.2%). 이에 비해 1, 2위 학교인 S중학교(95.0%)나 I중학교(94.8%)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지만 부모들의 교육열이 뜨거운 지역이다. 부모들의 교육열이 뜨겁다 보니 그 자녀들도 학업에 매진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공부 잘하고 착실한’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 집어넣으려고 하는 것이 부모의 생각일 것이다. 앞으로는 중학교 학군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 부자 동네로 이사 가면 학군 걱정도 덜어지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생업의 터전이 다르고 자산을 늘리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지레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본인의 거주지 근처에도 상대적으로 좋은 학교가 있으므로 이런 곳을 찾아 자녀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자녀의 미래는 부모가 책임질 수 없다. 하지만 자녀의 미래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인 것이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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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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