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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의 거품을 아는 방법 ‘전셋값’ 상승률 높은 곳, 거품도 없어

2011-12-20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6,296 | 추천수 242
주식시장에서는 어떤 주가가 오버슈팅이나 저평가됐는지 알기 위해 주가수익률(PER)이나 주가순자산배율(PBR)과 같은 여러 지수가 개발돼 있다. 주택 시장도 이런 것이 있을까. 전셋값 상승률과 매매가 상승률을 비교해 보는 것이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주택 시장에서는 매매 시장과 임대(전세) 시장의 특징이 조금 다르다. 전세 시장은 100% 실수요만을 반영한다. 2억 원에 전세를 얻은 사람이 나중에 주변 전세 시세가 3억 원으로 올랐다고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투자의 개념으로 전세를 얻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이 말은 전세 시장에는 가수요도 없고 몇 년 후를 대비한 선수요도 없다는 의미다. 100% 현재 가치만을 반영하고 100% 사용가치만을 반영한다.

이에 비해 매매 시장은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 수요까지 가세한다. 투자 수요는 현재의 사용가치뿐만 아니라 미래의 가치 상승까지 기대하고 투자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미래 가치에 대한 평가가 투자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거품이 생기거나 저평가된다. 미래의 사용가치가 얼마나 상승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막상 호재가 실현되고 나서도 사용가치가 기대치보다 적게 늘어나는 것을 ‘거품’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때는 호재가 실현되고 나서도 매매가가 그다지 오르지 않는다. 이미 그 가치 이상으로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미래에 늘어날 사용가치에 대해 시장의 기대가 크지 않아 매매가가 미리 오르지 않는 것을 ‘저평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때는 호재 실현 이후에도 매매가가 계속 오르게 된다.



전세는 100% 실수요 반영

그러면 거품은 왜 생길까. 아이러니하게도 거품이 생기는 지역은 호재가 있는 지역이다. 어떤 지역에 호재가 있다는 것은 분명 집값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기대치가 너무 커지면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언론 보도, 특히 TV에서 어떤 지역이나 투자 상품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하면 투자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어떤 지역에 미래의 사용가치를 상승시킬 호재가 발생했다고 하면 언론에서는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할 것이다.

그런데 예를 들어 미래의 사용가치가 10% 정도 상승한다고 했을 때 매매가가 그 이상으로 오르면 거품이 발생한다. 투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미래의 사용가치 상승분 이상으로 매매가 상승을 높게 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까지 가세되면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만으로 미래의 사용가치 상승분을 고평가하거나, 심지어 이런 개념도 없이 매매가가 무한정 오를 것이라고 착각하고 투자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거품이 생성되면서 막상 호재가 실현돼도 소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언론 보도가 집중됐던 몇몇 지역의 신규 분양권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는 이유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품의 형성 여부는 사용가치 증가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 진짜로 어떤 지역이 좋아진다면 투자자가 아니라 실수요자가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미래의 투자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언론사도 아니고, 부동산 전문가도 아닌 바로 실수요자들이다. 그 지역이 좋아진다면 누가 말리더라도 실수요자들이 먼저 알고 그 지역에 서로 살려고 하게 되는 것이고, 이 때문에 전셋값과 매매가가 오르게 된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대로 매매가에는 어느 정도 투자 가치가 반영되기 때문에 100% 사용가치만 반영되는 전셋값으로 거품 여부를 측정할 수 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9호선이 개통된 지 2년이 넘었다. 지하철 개통 등 어떤 호재가 실현되면 통상 2년까지는 영향을 미친다. 9호선도 예외는 아니다. 지하철 9호선이 지나가는 지역(동)을 분석해 본 결과 9호선 개통일인 2009년 7월을 기준으로 개통 이전 5년간의 매매가 상승률은 62.5%였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 매매가 평균 상승률 59.2%보다 3.3%포인트 높은 것이다. 9호선 개통 호재가 매매가에 어느 정도 선반영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통 1년 차인 2009년 7월에서 2010년 7월까지 9호선 개통 지역의 매매가 상승률은 4.3%로 서울시 평균의 0.8%보다 3.5%포인트 높다. 개통 후 사용가치가 급증하면서 개통 전 5년간 선반영됐던 것 이상의 상승을 보인 것이다.

2년 차(2010년 7월~2011년 7월)에 들어서자 개통 효과는 영향력이 약화되기 시작한다. 9호선 개통 지역의 매매가는 상승세를 멈췄지만 서울시 평균 매매가가 0.8%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0.8%포인트만큼 개통 효과가 살아 있는 것이다.

3년 차(2011년 7월~2011년 10월 말)에 들어서면 9호선 개통 지역이나 서울시 평균 모두 0.4% 하락세를 보이면서 개통 효과는 더 이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결국 9호선 1단계 구간 개통에 따른 호재는 이미 시장가에 모두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명암이 다르다.



매매가 지나치게 높으면 ‘거품’ 의심해야

강서구에 있는 두 지역을 비교해 보자. A 지역은 2004년 7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매매가 상승률이 66.4%, 전셋값 상승률이 56.0%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 평균 매매가 상승률 58.6%와 전셋값 상승률 60.4%와 비교해 볼 때 매매가 상승률은 7.8%포인트 높고 전셋값 상승률은 오히려 4.4%포인트 낮은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9호선 개통 호재가 시장가에 모두 반영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A 지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시 평균보다 낮으므로 9호선 개통이 이 지역에는 크게 호재로 작용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매가 상승률이 오히려 서울시 평균보다 높다는 의미는 그동안 투자 수요가 많았다는 것이며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A 지역에는 거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편 같은 강서구에 있는 B 지역은 2004년 7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매매가 상승률이 76.7%, 전셋값 상승률이 90.7%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 평균 매매가 상승률 및 전셋값 상승률과 비교해 볼 때 매매가 상승률이 18.1% 포인트 높지만 전셋값 상승률은 30.3%포인트 더 높다. 9호선 개통이 이 지역에는 호재로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9호선 개통을 전후로 전세 수요가 몰려들면서 매매가보다 훨씬 높은 전셋값 상승을 보인 것이다. 이 지역이 좋아지지 않았다면 전세입자들이 과거보다 훨씬 비싼 전세금을 주고 굳이 B 지역에 전세를 얻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B 지역에는 거품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A 지역과 B 지역을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 A 지역은 매매가 상승률이 66.4%로 B 지역의 매매가 상승률 76.7%보다 크게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 지역에는 거품이 끼어 있고 B 지역에는 거품이 없다고 단언하는 이유는 바로 전셋값 상승률 때문이다.

그러므로 매매가에 거품이 끼었는지, 저평가됐는지 여부는 그 지역의 매매가 및 전셋값 상승률과 그 지역이 포함된 모집단의 매매가 및 전셋값 상승률과 상대 비교하면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어떤 호재가 아직 시장에서 실현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때 기대치에 의해 매매가 상승률은 높지만 전셋값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된다. 이때에는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지만 미래의 사용가치가 얼마나 오를 수 있을 것인지 감안해 예측할 수밖에 없다. 그 지역보다 입지가 더 나은 지역의 전셋값 수준을 감안해 미래의 전셋값을 예측해 보라는 것이다. 결국 실수요가 따라주지 않는 투자는 사상누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실수요는 전셋값 상승으로 측정할 수 있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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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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