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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자는 ‘인삼 농사꾼’ 돼야

2010-04-08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9,329 | 추천수 324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 ①

재테크의 대표 주자인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는 유사한 점도 많지만 상이한 점도 많기 때문에 그 특징을 정확히 알고 투자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2회에 걸쳐 그 차이점에 대해 비교해 보자.

첫째, 투자 기간의 차이다. 부동산 투자는 투자 기간이 길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의 경우 3년을 초과해 보유하는 비율이 85%에 달하고 평균 보유 기간은 9.5년이다. 이에 비해 주식 투자는 길어야 몇 달 정도 보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심할 경우 그날 사서 그날 파는 데이트레이딩마저 주식 투자 기법으로 자리 잡은 게 현실이다.

이런 차이는 부동산, 특히 주택의 경우는 투자의 성격도 있지만 주택을 실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식의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나도 오르지 않으면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기’ 하는 일이 많지만 주택은 오르지 않더라도 주거비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갈아타기’에 적극적이지 않다.

하지만 주택도 100%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위의 이유가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부동산 세법과 시세 순환 사이클이 나머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주택 투자는 세제상 단기 보유가 장기 보유에 비해 아주 불리하다.

1년 미만 보유의 경우 양도 차익의 50% 이상을 세금으로 떼어가고 2년 미만이면 40%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러나 1가구 1주택자는 3년 보유 (및 지역에 따라 2년 거주) 조건을 채운 경우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양도가가 9억 원 이하라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주택 투자의 최소 보유 기간은 2~3년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장기’ 투자, 주식 ‘중·단기’투자

부동산 시세 순환 사이클이 주식 시장에 비해 길다는 것도 장기 투자가 많은 이유 중 하나다. 주식시장은 시세의 변화가 매분 매초마다 일어난다. 하한가에 사서 상한가에 판다면 하루에도 30%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반대로 30%의 손실을 볼 수도 있는 것이 주식 투자다.

이 때문에 주식 투자는 종목의 선정보다 매매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이에 비해 부동산 시장의 경우 호재가 한순간에 시장에 반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소유자들에게 정보의 전달 속도도 느리고, 어떤 실수요자가 그 정보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큰 자금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전철 개통 등 지역 개발의 경우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고, 계획의 발표부터 개통 시까지 길게는 10년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둘째, 회전율이다. 삼성전자 한 종목만 봐도 하루에도 수십만 주가 거래된다. 상장 주식 수와 비교해 보아도 몇 달이면 주식의 주인이 모두 바뀔 수 있는 거래량인 것이다. 이에 비해 주택은 앞서 언급한 대로 평균 보유 기간이 9.5년이다.

거의 10년에 한 번씩 거래가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1200가구가 있는 대규모 단지라고 할지라도 한 달에 10건 정도의 거래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거래량이 적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부동산은 주식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 투자는 언제나 환금성이라는 측면도 고려하면서 투자해야 한다. 1~2년 후에 써야 할 자금을 토지 등 환금성이 극히 떨어지는 곳에 투자한다면 장부상 수익을 거둘 수는 있겠지만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무리해서 현금화하려고 할 때 상당한 가격 할인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과거의 거래량을 반드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와 같이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높은 상품의 경우도 입지에 따라 차이가 많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오히려 손실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때가 있다.

1997년 외환 위기 때나 2008년 말의 국제 금융 위기 때 폭락의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자기의 자산을 헐값에 내던지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이때 환금성이 좋은 상품을 가지고 있던 투자자는 자산을 쉽게 처분할 수 있었다고 안심했었고, 반대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울상을 지었었다.

그러나 몇 달 후 시장이 심리적 안정을 되찾게 되자 입장은 바뀌었다. 너무 싸게 자산을 처분한 사람들은 후회한 반면 팔리지 않아 처분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종전 시세를 회복한 자산 덕에 손실을 보지 않았던 것이다.

거래량이 적다는 것은 거래 행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식의 경우 거래량이 많기 때문에 실제 거래가를 시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부동산의 경우 아파트 단지를 예로 들자면, 어떤 단지에 한 달에 10건의 거래가 이뤄진다고 해도 평형별로 따지면 2~3건에 불과하며 그나마 동의 위치, 방향, 층, 수리 여부 등을 고려한다면 비슷한 가격이 하나도 없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파는 사람의 사정에 따라 호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금이 급히 필요한 사람은 싸게 물건을 내놓을 수밖에 없으며 ‘팔려도 그만, 팔리지 않아도 그만’인 사람은 최대한 가격을 올려 받으려고 할 것이다.

이런 특징으로 부동산은 일물일가(一物一價)제를 취한다. 이 때문에 ‘집은 인연이 따로 있다’, ‘집 거래는 억지로 안 된다’는 등의 속설이 나도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운’도 큰 변수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시세 추이, 경제 상황, 거래량 추이 등 여러 과학적 분석을 통해 어떤 아파트의 적정 시세를 3억 원이라고 계산해 냈다고 하자.

그래서 그 단지를 방문해 봤지만 층과 향이 나쁜 매물이 딱 하나 3억1000만 원에 나와 있다. 몇 주 동안 출근하다시피 그 단지를 방문해 보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중개사에게 항의해 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그 가격에 팔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지친 이 사람은 3억1000만 원에 하나뿐이라는 매물을 사게 됐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직장 동료가 몇 주 후에 그 단지를 방문해 보았다. 그런데 우연히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이 그날 매물로 내놓은 것이 있는 것이다. 층이나 향도 좋은 것인데 약간의 흥정 끝에 3억 원까지 가격을 깎을 수 있었다.

이렇게 낮은 가격에 좋은 물건을 계약할 수 있었던 행운아가 있는가 하면 열심히 분석하고 현장을 쫓아다녔어도 뒤처지는 물건을 그보다 비싼 가격에 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부동산 현장에서 쉽게 접해볼 수 있는 흔한 얘기다.

‘운’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비과학적 요소가 실제 거래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거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거래량이 많으면 정형화된 가격이 존재하겠지만 거래량 자체가 적고, 그나마 거래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10년에 한번 정도밖에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의 특징으로 위에 언급한 투자 기간이 길다는 점과 거래량이 적다는 점은 서로 상호간에 영향을 끼친다. 주택의 보유 기간이 길기 때문에 거래량이 적은 것이고,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환금성이 떨어져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보유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이런 부동산 거래의 특징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기 어렵다. 주식 투자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도 주식의 본질 가치에 비중을 두고 투자하는 사람은 부동산 투자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때그때의 시류나 시장에 떠도는 정보에 따라 데이트레이딩을 위주로 투자하는 사람이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부동산 투자는 인삼 농사와 같이 인내심을 가지고 시간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상품이기 때문이다.

인삼이 자라지 않는다고, 매일 매일 인삼을 캐보고 자로 재는 농부가 제대로 된 인삼을 수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기곰 a-cute-be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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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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