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NEW

전세시장 … ‘내년이 더 걱정’

2010-02-22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9,344 | 추천수 281
정책 실패가 ‘원인’…‘내년이 더 걱정’

심상치 않은 전세시장

연초부터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전통적 인기 지역인 일부 강남 지역에서 시작된 전셋값 급등 조짐이 강북과 일부 수도권 인기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가운데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송파구다. 100㎡(구 30여 평) 기준으로 2년 전인 2008년 2월 초에 2억200만 원이었던 아파트 값은 현재 2억4500만 원이다. 올해 전세를 갱신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4300만 원 정도 전셋값을 올려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상승률로는 무려 21%나 된다.

송파구 외에도 100㎡ 기준으로 2000만 원 이상 전세금을 올려주어야 할 곳은 다섯 곳으로 서초구(3500만 원), 종로구(2700만 원), 강서구(2600만 원), 양천구(2600만 원), 강남구(2400만 원) 등이다.

서울시 평균을 살펴보아도 2년 전 전셋값보다 10% 정도 올려주어야 하는데, 임대차보호법에서 계약 기간 중 허용되는 연간 인상률이 5%인 점과 우리나라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치가 3%인 점을 감안해 보면 상당히 높은 상승세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 수치는 현재 전셋값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고 본격적인 이사철로 접어들어 전세금이 오를 것을 고려하면 인상 폭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해보다 내년이다. 국제금융 위기의 여파와 잠실이나 반포 등 일부 지역의 입주 물량 증가로 2009년 2~3월 전셋값은 2008년 동기 대비 오히려 하락한 곳이 많다. 이 때문에 당시에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세란이 발생하기도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의 전셋값이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내년 초가 되면 전셋값을 상당히 올려주어야 하는 곳이 늘어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초구의 경우 100㎡ 기준으로 내년 초에는 평균적으로 5300만 원 정도 전세값을 올려줘야 하며 송파구(4700만 원), 강남구(3800만 원), 양천구(3000만 원), 광진구(2800만 원), 중구(2500만 원), 강서구(2300만 원), 강동구(2300만 원) 등도 높은 전세가 상승이 예상된다.

그러면 이렇게 전셋값이 뛰는 원인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집값이 오르지 않자 일부 탐욕(?)스러운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인상해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은행 이자가 너무 낮기 때문에 전세금을 더 받아야 (이 차액을 은행에 예치해) 이익을 보기 때문이라고 친절한 설명을 곁들이기까지 한다.

‘전체 수요’ 가구 수 늘어

그러나 이런 분석들은 시장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셋값을 올리는 것은 집주인이 아닌 ‘시장’이다. 단순히 전셋값을 더 올려 받아서 이익을 얻고자 하는 집주인들의 욕구가 전셋값을 올리는 원인이라면 전셋값은 금보다 몇 배 더 비싸야 한다. 2억 원에 전세를 놓은 집주인에게 4억 원으로 전세를 올려주어도 좋은지 물어보라. 집주인은 전셋값을 올려 받고 싶어 하고, 반대로 세입자는 가능한 한 전셋값을 싸게 주고 싶어 한다.

이 두 가지가 충돌되는 이해관계를 조정해 주는 것이 시장의 기능인 것이다. 5억 원짜리 집에 4억 원의 전셋값을 받고 싶어 하는 집주인이 있더라도 이것이 실현되지 않는 것은 그보다 더 싸게 전세를 주려는 다른 집주인이 있기 때문이고 전셋값을 적게 주고 싶어 하는 세입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현실화되지 않는 것은 싸게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보다 더 비싸게 전세로 들어오려고 하는 다른 세입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시장의 기능은 어떤 것에 영향을 받을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바로 그것이다. 수요가 늘면 전셋값이 오르는 것이고, 수요가 줄면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이다. 전세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가구 수의 증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구 수 증가가 특정 해에만 급격히 늘거나 줄지 않는데, 전셋값 변동은 왜 생기는 것일까.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첫째, 통계학적 가구 수가 아니라 전세 수요로서의 가구 수는 경제 상황에 따라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1998년 외환 위기 때나 2008년 국제금융 위기 같은 때는 주택의 매매 수요뿐만 아니라 전세 수요까지 줄어든다. 전체 가구 수의 20%에 달하는 1인 가구가 본가와 합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이 멀어 직장이 가까운곳에 전세를 얻어 사는 사람이 소득이 줄거나 실직하는 경우 본가와 합치게 된다. 또한 경기가 어려우면 경기가 나아질 때까지 결혼을 미루는 사례도 있어 가구 수 증가도 둔화되게 된다. 반대로 경기가 좋아지면 본가와 합쳤다가 다시 분가하는 수요와 불경기 때문에 미뤘던 결혼을 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다.

외환위기가 한창이었던 1998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년 대비 20.2% 하락했다. 그런데 그 후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간 연평균 19.3%씩 상승했던 것이다. 이것은 외환위기 직전 3개년의 5.5%와 비교해 볼 때 세 배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요즘 나타나는 현상도 1998년 말에 있었던 국제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줄어들었던 전세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정부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 때문이다. 작년 초에 국제금융 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자 정부는 유동성 확대와 재정 지원을 통해 경기 살리기에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드물게 경기 후퇴를 겪지 않은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이때 늘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시장 등 자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일부 자산 가격을 급등시킬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선조치를 취하게 된다. 작년 7월 7일 발표된 LTV(대출담보 비율) 규제 확대와 9월 7일 발표된 DTI(소득 대비 대출 상환 비율) 규제 확대가 바로 그것이다. 은행의 돈줄을 옭아매 시중에서 늘어나는 자금이 주택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은 것이다.

이렇게 되자 은행 대출 없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없는 자산 축적이 적은 계층이나 소득이 낮은 계층의 경우 현실적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다. 결국 이들은 전세 시장에서 계속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집을 살 여력이 상대적으로 충분한 계층까지도 전세를 얻으려는데 있다.

이런 계층의 경우 전세금을 많이 주더라도 본인이 살고 싶은 곳에 산다면 집을 구입하느라고 고생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늘어날수록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집을 살 여력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전세를 사는 사람들이다. 다시 말하면 경제적 약자인 세입자를 그가 살던 집에서 몰아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다른 세입자인 것이다.

주택 정책은 ‘주거 안정’이 목표다

이런 매매가와 전세가의 상관관계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지난 2년간 집값 상승률이 높은 상위 10개 자치구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17.4%였다. 그런데 이들 10개 지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5.6%에 그쳐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집을 살 여력이 없는 세입자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집값 상승률이 낮았던 하위 10개 자치구의 경우 아파트 값 평균 상승률은 2.7%에 그쳤다. 그런데 이들 10개 지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15.0%나 된다. 매매 시장과 전세 시장이 대체재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 관련 통계에서도 여실히 나타난 것이다.

주택 정책에는 중용의 도가 상당히 중요하다.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에게는 집을 사게 하고, 집을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임대주택 등을 공급해 주거 안정을 꾀하게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그러나 이런 균형이 깨질 경우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난다든지, 아니면 집을 살 여력이 있으면서도 사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폭등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결국 현재 확산되고 있는 전세대란의 경우 경직된 정부 정책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프로필보기
나도 한마디  전체 0

닉네임

등록

증권

코스피 2,023.25
종목 검색

인기검색 순위

코스피/코스닥 인기검색순위
코스피 코스닥
SK디스커버... +0.60% 휴온스 -1.28%
SK디앤디 -2.47% 툴젠 -2.21%
SK가스 +0.84% DMS -4.01%
더존비즈온 -1.50% 대원미디어 -1.64%
한국항공우... -2.27% 도이치모터... -3.28%

20분 지연 시세

외국인 순매수

외국인 순매수 코스피
코스피
삼성전자 -2.06%
삼성SDI -0.70%
카카오 -0.71%
셀트리온 +1.40%
LG화학 -2.27%
외국인 순매수 코스닥
코스닥
카페24 +1.71%
메디포스트 +3.83%
에코프로 -0.71%
루트로닉3우... +5.14%
엔지켐생명... +17.11%

20분 지연 시세

기관 순매수

기관 순매수 코스피
코스피
삼성중공업 +3.56%
현대중공업 +2.33%
LG디스플레... +4.85%
삼성전자우 +0.26%
현대모비스 +2.14%
기관 순매수 코스닥
코스닥
와이지엔터... +5.99%
에스엠 +3.74%
메디톡스 +2.86%
파라다이스 +0.27%
원익IPS +0.63%

20분 지연 시세

포토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