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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상승 원인, 서울 주택 부족 ‘심각’…‘공급’ 늘려야

2009-08-18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23,888 | 추천수 377
전세가 상승 원인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의 전세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가는 1~4월 0.2% 상승한 데 이어 4∼7월에는 1.2%나 올라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1∼4월 서울 지역 전체는 0.8% 상승(강북 0.0%, 강남 1.6%)했고 인천은 0.8%, 경기도는 0.1% 하락했다. 반면 4∼7월 서울 지역 전체는 1.5%(강북 0.9%, 강남 2.0%), 인천은 0.4%, 경기도는 1.2% 상승으로 반전했다. 한마디로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전세가 상승세가 수도권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월별 추이를 살펴봐도 서울 지역의 5월 전세가 상승률은 0.2%에 불과했는데 6월에는 0.5%, 7월에는 0.7%로 상승 폭을 점점 키워나가고 있는 추세다.

전세 값에도 ‘시장 원리’ 통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같은 주택에 관한 것이라도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원리와 전세가가 오르고 내리는 원리는 조금 다르다. 매매 수요의 경우 실수요도 있지만 상당 부분 투자 수요가 있다. 그런데 전세 수요는 100% 실수요다. 시세 차익을 노리고 전세를 얻는 사람도 없고, 먼 미래에 전세가가 상승할 것을 염려해 미리 전세를 얻어 놓는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 값이 오르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세 수요에도 수요 공급이라는 시장 원리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작년 하반기의 송파구 잠실 지역처럼 대규모 공급이 단기간에 발생하면 인근의 전세가가 떨어진다. 새 아파트 잔금이 부족해 전세를 놓거나 다른 사정으로 본인이 직접 입주하지 않는 경우 전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임대 시장 안에서도 월세를 놓던 집들이 전세로 대거 전환되면 전세가가 떨어지게 된다. 지난 호에서도 언급했듯이 2002년에 전세 보증금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자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2002년을 기점으로 전세가 월세에 비해 4%포인트나 늘었던 것이다.

셋째, 불경기가 지속되면 집을 본가와 합치는 현상이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본가가 용인 정도에 있고 직장이 서울이라면 출퇴근이 거의 어려워 서울에 오피스텔을 얻어 살고자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게 된다. 그런데 경기가 불안해지고 수입이 줄면 불편해도 본가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임대 수요가 줄어든다. 이런 1인 가구의 수요로 인해 호경기에는 수요가 늘어나다가도 불경기에는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1인 가구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므로 앞으로도 경기의 부침에 따라 임대 수요에 대한 변동성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넷째, 전세로 살던 사람들이 매매 수요로 돌아서면 전세 수요가 줄어 전세가가 떨어진다. 11년 전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주택 시장에도 큰 혼란이 벌어졌다. 너도 나도 집을 내다 팔면서 집값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경제 혼란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후에도 주택 시장에서 집값 상승률보다 전세가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간 서울 지역 집값 상승률은 22.8%에 그친 반면 전세가 상승률은 65.0%에 이르렀다. 그 이유는 집값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자 전세로 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2002년과 2003년에 이르러 서울 집값 상승률이 31.0%에 이르자 전세가는 6.5%로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전세로 살던 사람들이 다시 매매 수요로 돌아선 것이다.

전세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이와는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첫째,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인해 주택이 대거 사라지면 전세를 주던 집 자체가 없어지므로 인근 지역의 전세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 학교나 직장 때문에 생활 근거지를 멀리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근처에서 전세를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 둘째, 임대 시장 내에서도 전세를 주던 사람이 월세로 대거 전환하면 전세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세가 오를 수 있다. 최근 정부가 3주택자 이상인 사람의 전세 보증금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호에서 지적한 바처럼 이것이 만약 시행된다면 두 번째 이유로 전세금은 오를 수밖에 없다. 셋째, 불경기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한다면 분가 수요가 늘어난다. 경제적 필요에 따라 합가를 한 것이지 두 가구 이상이 같이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넷째, 충분히 집을 살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고 계속 전세를 살면 전세가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앞서 설명했듯이 1999년부터 2001년까지의 주택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지난가을과 겨울에 전세 값이 떨어졌던 이유는 하락 요인 중 첫째와 셋째 요인이 컸던 것이고, 올봄과 여름에 걸쳐 전세 값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상승 요인 중 셋째 요인이 가장 크다. 특히 강북의 경우 첫째와 넷째 요인까지 일부 겹쳐진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전세 값은 어떻게 될까.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전세 값 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엔 전세가 하락 요인보다 상승 요인이 훨씬 강하므로 당분간 전세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작년 잠실 지역, 올해 반포 지역을 마지막으로 서울 지역의 경우 대량 주택 공급 계획이 당분간 없다는 점이 우려된다. 주택 건설 허가 기준으로 볼 때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간 서울 지역에는 연평균 11만 채의 주택이 건설됐다. 그러던 것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최근 5년간은 5만2000여 채로 크게 줄어들었다. 과거 건설 실적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전세 값 강세’ 이어질 것

또 2008년에는 4만8000여 채를 건설했다고는 하지만 그중에서 아파트는 2만2000채로 45%에 불과하다. 2003년 이후 서울 지역의 주택 건설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수치다. 나머지 51% 정도가 다세대주택 건설이었다.

이는 어떤 의미일까. 2007년 이전에는 서울 시민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다가 2008년에 들어와서 갑자기 다세대주택을 선호하게된 것은 아니다. 용산 등 일부 지역에서 재개발 입주권을 노린 지분 쪼개기가 그만큼 횡행했다는 의미이며 작년에 공급된 4만8000여 채의 주택 중 절반 가까운 수치가 주택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허수라는 이야기다. 더구나 올 들어 주택 건설 실적은 더 암담하다. 상반기 중 주택 건설 허가 실적은 겨우 1만 채가 넘는 수준으로 작년 실적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결국 서울 지역의 주택 공급 부족은 그동안 문제가 되어 왔지만, 특히 2008년과 2009년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것이고 주택 건설에는 통상 2~3년 정도 기간이 소요되므로 이르면 2010년이나 2011년부터 서울 지역의 주택 부족 현상은 심각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동안 급격한 전세가 상승이나 집값 상승이 우려된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서울시는 서울 지역의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을 보다 강력하게 펼쳐야 한다. 탁상공론 수준에 그치고 있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현실화하고 공공성 강화를 통한 재개발 사업의 걸림돌을 제거해 주택 공급이 원활히 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이 밖에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서울 등 주택 공급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서만이라도 분양가 상한제를 한시적으로 철폐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추진되고 있는 역세권의 장기 전세주택(시프트)의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주택 정책은 통상 몇 년 후에 그 효과나 부작용이 나타나므로 다른 민생 정책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주거 안정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볼 때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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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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