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상이 두렵지 않은 이유

2015-07-06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1,378 | 추천수 147

인상 속도 느려 충격파 제한적…한미 금리 따로 움직인 사례 많아

6월 11일 금리 추가 인하 소식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한국은행이 6월 11일 기준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금리가 기존의 1.75%에서 1.50%로 인하되면서 역대 최저의 초저금리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알아보자.

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같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자)의 규모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시중의 통화량도 따라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4월의 통화량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9.0%로 201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14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묶여 있던 자금이 돌기 시작한 것이고 이런 통화량의 증가는 다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순환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이번 기준 금리 인하라고 할 수 있다.


초저금리로 부동산 수요 ‘꿈틀’
그러면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까.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 시중은행의 조달 금리가 떨어지면서 대출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된다. 주택 담보대출 금리의 인하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이는 대출을 끼고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최근 집값 상승 추세와 맞물려 내 집 마련에 눈치를 보던 실수요자들을 매매 시장으로 대거 끌어들일 계기가 될 수 있다.

대출금리의 인하는 주택 담보대출에 한하지는 않는다. 전세 자금 대출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같은 이자를 물더라도 더 많은 돈을 은행으로부터 빌릴 수 있게 된다. 이는 전세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이나 월셋값 상승률보다 높은 이유 중 하나가 전세금은 없어지는 돈이 아니라 2년 후 원금 손실 없이 돌려받는 돈이라는 인식이 많은 사람에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약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월세 10만 원 올리기는 상당히 어렵지만 전세 1000만 원 올리기는 아주 쉽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 대출금리의 인하는 전세금 인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4%의 이자로 3000만 원을 빌리나 3%의 이자로 4000만 원을 빌리나 같기 때문이다. 물론 임차인으로서는 3%의 이자로 3000만 원만 빌리는 것이 더 유리하겠지만 3%의 이자로 4000만 원을 빌려서라도 그 집에 들어오려는 다른 임차인이 있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전세금 상승 여력이 더 커지는 것이다.

전세가 오르면 매매가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기도 하지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투자자도 늘어난다. 과거 대비 실투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4년 전인 2011년 6월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6651만 원, 전셋값은 1억4140만 원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면 1억2511만 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올해 5월에는 매매가가 2억7671만 원으로 오른 가운데 전셋값도 1억9610만 원으로 크게 뛰어 실투자금은 8061만 원밖에 들지 않는다. 투자자로서는 과거 두 채를 살 수 있는 돈으로 지금은 세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기준 금리 인하는 수신 금리(예금 금리)도 같이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 온다. 은행으로선 비싼 이자를 주면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1.78%다. 10억 원을 은행에 맡겨 놓아도 한 달의 이자가 150만 원도 안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세금까지 생각하면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이자는 125만 원에 불과하다. 10억 원의 금융자산을 가진 자산가도 이자만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한 시절이 된 것이다. 이번 인하 분까지 고려하면 10억 원을 맡겨 놓아도 한 달에 세금을 떼면 100만 원 남짓한 이자를 받게 된다. 대부분의 선진국과 같이 예금은 더 이상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현금 보관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한선이 30%로 늘어나는 주식시장은 아무래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려는 은퇴 세대와는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통화량이 급속히 늘어난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실물 자산 없이 현금만 보유한 사람은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번 금리 인하는 투자에 소극적이던 일부 자산가들을 투자시장으로 내모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악화로 속도 조절 불가피
문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금리 인하 효과로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흘러들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면 반대로 금리가 인상되면 부동산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르면 오는 9월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우려해 집을 사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그 속도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정도로 천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충격은 그리 클 것 같지는 않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한국도 바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 국제간의 금리 차는 너무 벌어지면 곤란하다. A국가의 금리보다 B국가의 금리가 월등히 높으면 수익을 쫓아 흘러가는 돈의 속성상 A국가의 자금이 B국가로 흘러 들어가기 쉽다. 그러면 B국가 자산시장에 거품이 끼기도 하지만 B국가의 통화가치를 올려 수출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게 된다. A국가는 자금 유출이라는 어려움을 겪지만 B국가도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B국가는 금리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고 그 속도를 원만히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에는 A국가 쪽에서 생각해 보자. B국가가 금리를 올리는데 A국가가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A국가의 자금은 B국가로 유출될 것이다. 하지만 A국가가 그것을 두려워해 같이 금리를 올리면 어떻게 될까. B국가로의 자금 유출은 없겠지만 반대로 나머지 세계 230개국의 잉여 자금이 A국가로 흘러들어올 것이다. 결국 경기가 다소 살아난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경기가 좋지 않은 유럽이나 일본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고 한국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게 되면 유럽이나 일본계 투기 자금(hot money)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이 쉽게 금리를 올릴 수 없는 것이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가능성 일축에 대한 언급도 이를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참여정부 때도 한국의 기준 금리가 미국 기준 금리보다 높았던 시기가 24개월이나 있었다. 한국 금리는 미국 금리에 100% 연동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며 미국이 올해 말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더라도 한국의 저금리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기준 금리의 인하를 계기로 부동산 시장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그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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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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