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 좋은 지역의 집값, 얼마나 비쌀까

2015-01-05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25,740 | 추천수 162

학업 성취도 50위권, 매매가 11%·전셋값 14% 높아…소득 높을수록 학군에 민감

경기 판교신도시 삼평동 봇들마을 전경. 인근의 보평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며 학군이 좋은 대표 지역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학업 성취도 등 객관적인 기준을 따져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고 한다. 새 주택은 시간이 흐르면 낡아가지만 입지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택에서는 교통·교육·주변 환경을 입지의 3대 요소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교육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과거에는 명문대를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 학군이 유명세를 탔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등학교가 근거리 배정 원칙에서 벗어나 지원제 또는 추첨제로 바뀌면서 학군의 의미가 퇴색됐다. 어떤 지역에 산다고 특정 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고등학교 학군보다 중학교 학군에 관심이 쏠린다.


학업 성취도와 특목고 진학률의 차이
그러면 중학교 학군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 예전에는 단지 내 학교가 있다든지, 주변에 유해한 시설이 없다든지 하는 다소 주관적인 기준밖에 없었지만 2010년부터 학교별 성적이 공개되면서 학군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다. 학업 성취도 평가와 특목고 진학률이 그것이다. 학업 성취도 평가는 매년 6월께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르고 11월 말 학교별로 결과가 공개된다. 이때 평균 성적이 공개되지 않고 보통 학력 이상 학생의 비율, 기초학력 학생의 비율, 기초학력 이하 학생의 비율이 공개된다. 특목고 진학률은 매월 5월 말 공개되는데, 진학하는 학교명을 공개되지 않고 전체 진학률만 공개된다.

결국 학업 성취도 평가는 모든 학생을 얼마나 잘 가르치는지를 볼 수 있는 지수라면 특목고 진학률은 그중 우수 학생을 얼마냐 잘 가르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학업 성취도 평가는 그 학교에 공부를 하지 못하는 학생이 얼마나 적은지를 알아보는 지수이고 특목고 진학률은 그 학교에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학업 성취도 평가 점수를 높이려면 아이들을 골고루 잘 가르쳐야 한다. 반면에 특목고 진학률을 높이려면 우열반을 만들어 소위 잘나가는 애들만 집중적으로 가르치면 된다. 학교로서는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것보다 특목고 진학률을 올리는 게 쉬울 수도 있다. 반면 학업 성취도는 그 지역 커뮤니티의 질에 따라 그대로 나타난다. 학교에서 잘 가르쳐도 학업 성취도 평가 점수가 크게 높아지지도 않고 대충 가르쳐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특목고 진학률은 학교에서 노력해야만 올릴 수 있는 것이고 등한시하면 떨어지는 지수다. 그런데 특목고 진학률이라는 지수 자체도 함정이 있다. 특목고도 학교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특목고 중에는 명문대에 몇 백 명씩 진학시키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그것에 10분의 1 정도도 진학시키지 못하는 학교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특목고 진학률만 가지고 어떤 중학교가 공부를 잘 가르치는지 여부를 알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특목고 진학률이 5%인 중학교와 3%인 중학교가 있다고 하자. 단순 수치만 보면 전자가 더 공부를 잘 가르치는 곳이라고 보이겠지만 전자는 그저 그런 특목고에 5%를 보낸 중학교, 후자는 명문 특목고에 3%를 보낸 중학교일 수 있다.


학군과 집값의 상관관계
이런 의미에서 보면 전국적으로 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르는 학업 성취도 평가가 객관적인 비교 방법일 수 있다. 최근(11월 말) 발표된 2014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중심으로 학군 문제를 분석해 보자. 한 해 반짝 시험을 잘 본 것으로 학군이 좋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개년 평균 성적으로 평가해 보면, 수도권에서 보통 학력 이상 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는 D국제중(99.8%)이다. 2위는 C국제중, 3위는 Y국제중이다. 하지만 이 세 학교는 학생 선발권이 있는 학교이므로 학군과는 상관이 없다. 학군에 따라 진학하는 일반 중학교 중에서는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D중이 97.4%로 가장 높다. 10위권 이내에 서울 강남구 소재 학교가 4개, 성남시 분당구 소재 학교가 3개가 있고 인천 연수구, 서울 양천구, 서울 광진구 소재 학교도 각각 1개씩 분포하고 있다.

50위권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강남구에 10개 학교, 성남시 분당구에 8개 학교, 서초구에 7개 학교, 인천 연수구, 서울 양천구, 서울 송파구에 각각 4개 학교, 용인시에 3개 학교, 안양시(평촌), 수원시에 각각 2개 학교, 서울 광진구, 서울 용산구, 인천 옹진군, 서울 노원구, 군포시(산본), 고양시(일산)에 각각 1개씩 분포하고 있다. 작년 통계에 비해 분당구가 하나 늘었고 광진구가 하나 줄어들었다. 수도권에 중학교가 1100개 정도 있는데, 그중 상위 50위 학교 중 절반은 중학교 3대 학군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구·분당구·서초구에 몰려 있다. 지역별 학력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범위를 100위까지 더 넓혀보면 <표>와 같다. 분당이 작년 16개 학교에서 17개 학교로 한 개 더 늘었고 용인이 8개 학교에서 10개 학교로 2개 증가했다. 반면 종로구와 동작구는 하나씩 줄었고 영등포구도 한 개가 줄어들어 100위권 내에 드는 학교가 하나도 없게 됐다.

50위권 내에 드는 학교들의 순위를 비교해 보면, 인천 연수구 소재 학교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평균 순위가 5위 정도 올랐는데, 송도 및 그 일대 개발로 중산층이 대거 이주하면서 커뮤니티의 질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다음이 분당구로, 평균 순위가 3.8위 정도 올랐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분당구 내에서도 새 아파트가 몰려 있는 판교는 3.0위 상승에 그친 것에 비해 낡은 아파트만 있는 분당 구도심은 4.2위나 상승했다. 학군은 아파트가 낡은 것과 상관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그러면 학군이 좋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집값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12월 5일자 KB국민은행 시세를 기준으로 보면, 상위 50위 이내 중학교가 분포한 지역(동 기준)의 평균 매매가는 619만 원, 전셋값은 383만 원이었다. 이는 51~100위 사이 중학교가 분포한 지역의 평균 매매가 467만 원에 비해 33%, 전셋값 293만 원에 비해 31%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학군과 집값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 집값이 비싼 곳에 사는 사람들의 소득이나 자산 수준이 높기 때문에 사교육을 포함해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게 돼 성적의 차이로 나타난다는 상식적인 추론을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같은 지역 내에서 학군이 좋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같은 강남구라고 하더라도 성적이 좋은 중학교가 분포한 동과 그렇지 않은 동의 집값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이런 방법론으로 비교하면, 100위권 이내 중학교 소재한 동의 매매가는 지역 평균에 비해 10%, 전셋값은 11% 비싼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상위 50위까지는 매매가가 11%, 전셋값이 14% 차이 나지만 51~100위권은 매매가 10%, 전셋값 8% 차이에 불과하다. 성적이 우수한 학교가 있는 지역일수록 학군과 집값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의미이며 같은 지역이더라도 좋은 중학교를 보내기 위해서는 전세금이 14% 비싸도 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득이 높을수록 학군에 민감한 현실을 통계가 구체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프로필보기
나도 한마디  전체 0

닉네임

등록

증권

코스피 2,023.25
종목 검색

인기검색 순위

코스피/코스닥 인기검색순위
코스피 코스닥
SK디스커버... +0.60% 휴온스 -1.28%
SK디앤디 -2.47% 툴젠 -2.21%
SK가스 +0.84% DMS -4.01%
더존비즈온 -1.50% 대원미디어 -1.64%
한국항공우... -2.27% 도이치모터... -3.28%

20분 지연 시세

외국인 순매수

외국인 순매수 코스피
코스피
삼성전자 -2.06%
삼성SDI -0.70%
카카오 -0.71%
셀트리온 +1.40%
LG화학 -2.27%
외국인 순매수 코스닥
코스닥
카페24 +1.71%
메디포스트 +3.83%
에코프로 -0.71%
루트로닉3우... +5.14%
엔지켐생명... +17.11%

20분 지연 시세

기관 순매수

기관 순매수 코스피
코스피
삼성중공업 +3.56%
현대중공업 +2.33%
LG디스플레... +4.85%
삼성전자우 +0.26%
현대모비스 +2.14%
기관 순매수 코스닥
코스닥
와이지엔터... +5.99%
에스엠 +3.74%
메디톡스 +2.86%
파라다이스 +0.27%
원익IPS +0.63%

20분 지연 시세

포토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