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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득 적은데 자산 많은 이유는? 비싼 전셋값 때문…'강제저축' 효과

2013-01-21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4,645 | 추천수 198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는 어디일까. 2011년 한 해 평균 가구 소득이 5090만 원에 달하는 ‘울산’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조사한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가구당 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이다.

그다음 서울(4850만 원), 경기(4688만 원), 광주(4271만 원), 대전(4252만 원)순이다. 하지만 자산 규모는 서울이 울산을 앞질렀다. 2012년 3월 기준 서울 자산 평균은 4억5647만 원으로 울산 3억1107만 원보다 약 1억4540만 원 정도 많다. 가구당 소득은 서울이 울산보다 5%가 적지만 자산 규모는 약 47%가 더 많은 셈이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으로 비교해 봐도 서울이 울산 가구보다 1억 원 이상 자산이 많다.

매달 소득에서 지출을 빼고 나면 여유 자금이 남는다. 이 여유 자금이 모여 자산을 이룬다. 이런 이유로 통상 고소득층이 자산도 많은 법이다. 하지만 서울과 울산의 가구를 비교해 보면 이런 상식이 어김없이 깨지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몇 가지 가설을 세워보자. 첫째, 울산의 소득이 서울보다 높게 나온 것은 최근에 나타난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위에서 인용한 통계는 2011년 기준이다. 비록 2011년에는 울산 지역 가구의 소득이 서울보다 5%나 높았지만 그 이전에는 반대였을 가능성도 있다. 마치 새로 취직한 아들이 막 은퇴한 아버지보다 소득은 높지만 모아 놓은 재산이 적은 것과 같은 이치다.

가구당 소득은 통계청에서 2011년부터 통계를 냈으므로 필자는 그 이전 개인당 소득을 구한 뒤 해당 연도의 평균 가구원 수를 곱해 가구당 소득을 추정해 봤다. 2000~2011년 12년간 소득 추이를 비교해 본 결과 2006년까지는 서울의 가구당 소득이 더 높았지만 2007년부터 울산 지역의 소득이 서울 지역을 추월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현대 자동차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울산 지역 경제가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2000~2011년 12년간 누적 소득액은 울산이 서울보다 1% 정도 많다. 그런데 자산은 오히려 서울이 47%나 많은 것은 모순이다. 물론 1999년 이전에는 서울 가구의 소득이 울산보다 많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누적 소득에서 47%나 차이가 날 정도로 두 지역의 소득 차가 벌어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서울과 울산 가구의 자산의 차이는 그동안 누적된 소득의 차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두 번째 가설이 필요하다. 서울 지역의 누적 가구 소득은 지난 12년간 울산 지역보다 낮았지만 집값이 많이 올라 자산 규모에서는 울산보다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가설이다.

원금이 조금씩이라도 상환된다면 자가나 전세도 가계의 미래를 대비하는 훌륭한 강제저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KB국민은행 통계를 인용해 집값 시세 변화를 살펴봤다. 1999년 12월~2011년 12월 12년간 울산 지역 평균 매매가는 75.1% 오른 반면 서울 지역 집값은 113.9%가 올랐다. 서울 지역 가구의 2011년 부동산 보유액이 3억2828만 원이라는 점과 집값 상승률이 113.9%라는 것을 감안하면 1999년 말의 부동산 보유액은 1억5347만 원이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지난 12년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서울 지역 가구당 자산이 1억7481만 원 정도 많아진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울산 지역의 부동산 보유액을 계산하면 1999년 말에 1억2555만 원에서 2011년 2억1983만 원으로 9428만 원 올랐다. 지난 12년간 서울이 울산 지역보다 부동산 평가액이 평균 8052만 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지난 12년 동안 울산 지역 가구와 서울 지역 가구의 가구 소득은 비슷하지만 서울 지역 가구의 자산이 월등히 많은 것은 ‘두 지역 간 부동산 시세 상승률의 차이’에 기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구 소득 ‘울산’, 자산 규모 ‘서울’ 1위
이번에는 두 지역 간 금융자산을 비교해 보자. 서울 지역의 금융자산은 1억1492만 원으로, 울산 지역 가구의 금융자산 7490만 원보다 53%나 많다. 이것은 서울 지역의 전셋값이 울산 지역의 전셋값보다 비싸서 생긴 현상이다. 서울 지역의 가구당 전월세 보증금은 4942만 원으로, 울산의 1223만 원보다 많다. 서울 지역 주택의 전셋값은 보통 억 원 단위인데 전월세 보증금의 평균이 5000만 원도 안 되는 이유는 전세를 들어 있지 않는 가구를 포함한 전체 서울 가구의 평균치이기 때문이다.

1999년 12월~2001년 12월 서울 전셋값 상승률이 96.5%인 점을 감안하면 1999년 말의 평균 전월세 보증금은 2515만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12년간 서울 지역에 살려면 평균적으로 2427만 원의 전월세 보증금을 올려줬어야 했다는 의미다.

같은 방법으로 울산 지역을 계산해 보면 지난 12년간 580만 원 정도가 올랐다. 그런데 전세금이든 월세 보증금이든 이 돈은 임차인이 돌려받는 돈이기 때문에 금융자산으로 잡힌다. 일종의 ‘강제저축’인 셈이다. 이런 강제저축을 서울이 울산보다 지난 12년간 평균 1847만 원 더 한 셈이다.

저축액 서울이 울산보다 많아
셋째, 금융자산 중 전셋값을 제외한 순수 저축액만 비교해 봐도 서울 지역의 저축액(6550만 원)이 울산 지역 가구의 저축액(6267만 원)보다 5%나 많다. 결국 지난 12년간 서울 가구는 울산보다 집을 사기 위해 810만 원, 전월세 보증금을 올려주기 위해 1847만 원, 순수 저축으로 283만 원을 더 한 것이다.

대략 3000만 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을 좋든 싫든 간에 더 저축한 셈이다. 반대로 소득이 더 많았던 울산은 그 금액만큼 소비를 더 한 것이다. 울산보다 소득이 낮은 서울 가구가 자산이 더 많은 이유 중 상당 부분은 부동산 시세 차익에 기인한다. 하지만 그 자산 차이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부분은 강제저축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종잣돈을 모으고 여기에 주택 저당 대출금을 더해 주택을 구입한다. 주택을 구입하고 난 뒤에는 매달 대출의 원리금을 갚아 나가는데, 원금을 갚아 나간다는 것은 곧 저축이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전세로 임대주택을 얻기 위해서는 저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전세 만료 때마다 전세금을 올려주기 위해 저축을 해야 하고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올려주더라도 대출금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저축이 이뤄지게 된다. 어찌 됐든 자가나 전세가 강제저축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주택 저당 대출이나 전세 자금 대출이 원금 상환형이어야 한다. 원금이 조금씩이라도 상환된다면 자가나 전세도 가계의 미래를 대비하는 훌륭한 강제저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행기로 미꾸라지를 공수하면 상당수의 미꾸라지가 스트레스로 폐사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수조에 메기를 같이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하느라 활발히 움직여 폐사율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한다. 집값이나 전세금 상승에 대비해 꾸준히 저축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지역보다 자산이 더 많아지는 아이러니 같은 현상도 이와 같은 원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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