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지상 건물주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와 불가분채무

2019-09-03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663 | 추천수 34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의뢰인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건물이 존재하는 토지를 낙찰받아 (집합건물이 아닌 일반) 건물 소유자를 상대로 지료(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했다. 건물 소유자 사망으로 상속인인 피고는 무려 10명. 재판결과 감정된 지료액의 1/10씩을 각 상속인들이 분할해서 부담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할채권채무가 민법상 기본원칙인데, 이에 입각한 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 민법  제408조(분할채권관계) 채권자나 채무자가 수인인 경우에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각 채권자 또는 각 채무자는 균등한 비율로 권리가 있고 의무를 부담한다


 이런 경우 건물소유자들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분할채무가 아니라 불가분채무라, 명백히 잘못된 판결이었다.


 ★ 대법원 1991.10.8. 선고 91다3901 판결 【담장철거등】
 공동의 점유 사용으로 말미암아 부담하게 되는 부당이득의 반환채무는 불가분적 이득의 상환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들이 각자 채무 전부를 이행할 의무가 있는 불가분채무이다.


 ★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0다13948 판결 【부당이득금반환】
 ☞ 공동의 점유·사용으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채무의 성질(불가분채무)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을 사용한 경우의 부당이득의 반환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분적 이득의 반환으로서 불가분채무이고, 불가분채무는 각 채무자가 채무 전부를 이행할 의무가 있으며, 1인의 채무이행으로 다른 채무자도 그 의무를 면하게 된다(대법원 1981. 8. 20. 선고 80다2587 판결, 1992. 9. 22. 선고 92누2202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가 상가아파트 건물 중 제2호 건물 내 지하 1호 지하실 229.08㎡ 부분의 구분소유자인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는 위 지하 1호의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갑 제3호증의 38(등기부등본, 기록 별책 161쪽)의 기재에 의하면, 위 지하 1호는 피고와 소외 태동개발 주식회사의 공유로서 각기 2분의 1 지분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 사실인정은 일단 잘못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피고와 소외 회사는 위 지하 1호의 공동소유자로서, 상가아파트 건물의 부지인 이 사건 토지의 일부를 위 건물 중 위 지하 1호의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점유·사용함으로써 차임 상당의 이득을 얻고 이 사건 토지의 공유자인 원고들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에게 피고와 다른 공동소유자가 얻은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의무는 불가분채무인 이상, 피고는 일부 지분만의 공유자라고 하더라도 위 지하 1호의 전체 면적에 관한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원심의 결론과 동일하게 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제2점에서 주장하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상속인별 자력에 차이가 있는데다가, 절반 정도는 행방불명으로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이 판결처럼 지료를 채무자별로 분할해서 받을 수 밖에 없다면 상당액수를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서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1심에서 변호사선임까지 했는데도 잘못된 판결을 받은 이 의뢰인으로서는 답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1심 변호사로부터는 “판사의 오판”이라는 답변을 들었는데 신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의뢰받아 기록을 검토한 결과, 1심 소송대리인 변호사와 1심 판사 모두에게 책임이 있었다. 소송대리인이 피고들 10명을 상대로 구한 재판상 청구취지는 “—피고들은 원고에게 월 00원(감정된 월차임 금액)을 지급하라”였는데, 그와 같은 청구취지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청구원인 설명에서도 별다른 언급이나 설명은 없었다. 판사들마다 실력과 가치관에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때문에 소송대리인으로서는 원하는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재판부를 설득하고 이해시킬 책임과 의무가 있다. 이 사건과 같은 불가분채무판단 역시 재판부로서도 오해할 수 있는 영역이다. 때문에 소송대리인은 관련 판례언급을 통해 재판부가 오해하지 않도록 주장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심 소송대리인은 이를 제대로 못하였다.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그 소송대리인 역시 불가분채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 결과, “피고들은 원고에게”라는 식의 다소 불분명한 청구취지로 주장되었고, 그 청구취지에 대해 재판부 역시도 별도의 석명없이, 민법상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분할채무로 섣불리 판단한 것이다. 


 ★ 민법  제411조(불가분채무와 준용규정) 수인이 불가분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는 제413조 내지 제415조, 제422조, 제424조 내지 제427조 및 전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 민법 제413조(연대채무의 내용) 수인의 채무자가 채무전부를 각자 이행할 의무가 있고 채무자 1인의 이행으로 다른 채무자도 그 의무를 면하게 되는 때에는 그 채무는 연대채무로 한다.


 ★ 민법 제414조(각 연대채무자에 대한 이행청구) 채권자는 어느 연대채무자에 대하여 또는 동시나 순차로 모든 연대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의 전부나 일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1심 소송대리인이 분할채무를 청구취지로 주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소송대리인의 잘못으로 피고들이 1/10씩을 나누어 부담하라는 식으로 청구했고, 이를 판사가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항소심에서 바로 잡을 수 조차 어려울 수 있었다. 전부승소한 자는 상소를 제기할 이익이 없어 상소자격이 없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대법원 1983. 10. 25. 83다515 판결
 상소는 자기에게 불이익한 재판에 대해서만 제기할 수 있는 것이고 재판이 상소인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는 재판의 주문을 표준으로 하여 상소제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므로 제1심에서 전부승소의 판결을 받은 원고는 항소를 제기할 이익이 없다.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두14534 판결 [보상금증액]
 상소는 자기에게 불이익한 재판에 대하여 유리하게 취소 변경을 구하는 것이므로 전부 승소한 판결에 대하여는 항소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고, 재판이 항소인에게 불이익한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재판의 주문을 표준으로 하여 판단해야 하며, 다만 가분채권에 대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그것이 나머지 부분을 유보하고 일부만 청구하는 것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나머지 부분에까지 미치는 것이어서 별소로써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다시 청구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일부 청구에 관하여 전부 승소한 채권자는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청구를 확장하기 위한 항소가 허용되지 아니한다면 나머지 부분을 소구할 기회를 상실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전부 승소한 판결에 대해서도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청구를 확장하기 위한 항소의 이익을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6다12276 판결 등 참조).


소송이라는 영역의 어려움과 미묘함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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