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회수청구권과 임차인의 임대차목적물 파손행위

2019-08-13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334 | 추천수 6

임차인의 권리금회수청구권 행사가 보편화됨에 따라 관련 분쟁도 급증하고 있는데, 재판과정에서 임대인 항변으로 임대차목적물에 대한 임차인의 훼손, 파손행위가 주장되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임법 제10조 제1항 제5호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에 기초한 주장인데, 영업하는 과정에서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인 건물을 불법 증축하거나 이미 불법으로 증축된 건물을 임대차하는 등 편법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 관해 최근 의미있는 판결이 선고되어 소개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7. 25.선고 2018가단5029934  손해배상 판결이다.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제기한 권리금회수방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인데, 필자는 원고인 임차인을 대리하였다.


먼저,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2. 4. 19. 피고로부터‘서울시 중구 청구로00길 00 지상건물 중 1층 일부 101호 151.08㎡’(이하 ‘이 사건 점포’라고 한다)를 임대차기간 2년, 보증금 5천만 원, 차임 월 380만 원으로 정하여 임차하였고, 임대차계약은 총 4회 갱신되어 최종 만기는 2018. 4. 19.이다.
  나. 계약 만기를 앞두고 원고는 2017. 10. 20. 전00에게 권리금 8천만 원에 이 사건 점포의 모든 시설 및 영업권 등 영업에 관한 권리 일체를 양도하는 내용의 권리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가 2018. 1. 초순경 피고에게 전00와 임대차계약 체결을 요청하는 통고서를 보내자, 피고는 ‘원고의 차임 지급 연체, 피고의 동의 없는 주방 등의 불법 증축, 임대차계약기간의 5년 경과 등을 이유로, 원고는 피고에게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을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의 통고서를 보냈다.
  라. 원고는 2018. 5. 3. 이 사건 점포를 피고에게 인도하였고, 그 후 피고는 원고에게 보증금 5천만 원에서, 밀린 차임과 관리비 등과 더불어 ‘기간 만료 이후 인도일까지의 차임 상당액 2,889,800원’도 함께 공제한 나머지만 반환하였다.
  마.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 만료일 기준 권리금은 유형재산가치 14,394,380원(주방설비 4,675,880원 + 영업장 인테리어 시설 9,718,500원), 무형재산가치 56,344,800원, 합계 70,739,180원인데, 위 주방설비는 식기세척기, 냉장고, 에어컨, 테이블 등으로 피고가 쉽게 수거할 수 있는 동산들이다.


이같은 사안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임대인의 항변을 배척하고 권리금회수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2. 권리금 회수 기회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가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여 원고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하였으므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법’이라 한다) 10조의4에 따라 권리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권리금 회수의 방해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법 제10조 제1항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발생하지 아니하는데, 원고에게 그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
   즉, 원고는 피고의 동의 없이 임차 부분의 한 쪽 벽면을 해체하고 임차 건물과 옆집 건물 사이의 공간에 천막과 파이프를 이용하여 위법건축물을 설치하였다.
   이는 법 제10조 제1항 5호 사유인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나 같은 항 8호 사유인 ‘그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했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2) 원고가 데려 온 임차 희망자에게 위법 건축물을 철거하여야 함을 피고가 고지하자 임차 희망자 스스로 계약을 포기한 것이지, 피고가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한 것이 아니다. 
  다. 판단 
   (1) 정당한 사유의 존부
   갑제1,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원래 사무실 용도로 사용되던 이 사건 점포를 음식점 용도로 사용할 목적으로 임차하면서, 피고에게 양해를 구하여 주방시설 증축을 하되 문제가 발생하면 원고가 책임지기로 하고, 그에 따라 피고가 지적하는 위 불법증축을 한 다음 불법 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원고가 납부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는 법 제10조 제1항 5호 또는 8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와 같이 음식점 영업을 위한 불법증축을 용인하였던 피고가 태도를 바꾸어 신규 임차희망자에게 더 이상 불법증축 부분에서 영업이 불가하고 이를 철거하여야 한다고 알린 이상, 설사 신규 임차희망자가 스스로 계약 체결을 포기하였더라도 이는 피고의 이러한 태도 변화 때문인 것이므로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그런데, 구체적인 배상액수 인정에 있어서는 불법 증축된 부분을 감안하여 권리금 감정금액을 다소 감액하는 판단을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인 원고가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을 거절함으로써 원고가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고, 그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 8,000만 원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70,739,180원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하므로 일단 위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위 권리금을 형성하는 요소 가운데 4,675,880원 상당의 집기, 비품은 원고가 회수함으로서 어느 정도 가치를 환수하므로 그 전액을 피고의 방해행위로 인하여 생긴 손해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위 감정결과에 의하면, 감정인이 권리금 형성의 다른 요소인 인테리어 시설 가액과 무형 자산 평가액을 산정함에 있어 원래의 임대면적 외 불법증축 면적도 합친 면적을 기준으로 산정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불법증축은 피고의 배려로 가능하였던 것인 만큼 불법 증축으로 형성된 자산 가치 전부를 원고의 손해로 보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맞지 않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6,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아울러, 이 사건 변론을 위해 리서치해서 변론자료로 제출했던 관련 하급심 판결의 요지도 소개하기로 한다. (1) 서울서부지방법원 2006. 11. 1. 선고 2006가합3158 판결은, ‘식당 영업을 위한 원고(임차인)의 건물 일부 훼손은, 식당 운영을 위한 부득이한 행위일 뿐 아니라, 차후 임대차종료시 적은 비용으로 원상회복으로 가능한 것으로 보이므로, 임차목적물을 고의 또는 중과실로 파손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2) 창원지방법원 2008가단63409 판결은, ‘임대인은, 임대인 동의 없이 지은 불법시설물이 상임법 제10조 제1항 제8호의 사유에 해당하여 임대차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정명령 이외에 임대인이 받은 불이익이 없다’고 하여 임대인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관련 판결선고가 많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들 판결은 유사 사안해결에 큰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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