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건물 내 상가점포 분양과 독점업종 보장

2017-12-04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481 | 추천수 7

  집합건물 상가점포를 분양받음에 있어 분양받는 해당 점포에만 가능한 독점업종을 보장받고자 하는 마음에 비싼 분양가를 감수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보장받기 위한 법률검토는 매우 미흡하기 그지없다. 상가 건물 내 다른 점포에는 불가하고 오직 해당 특정 점포에만 영업가능한 업종을 보장받기 위해, 해당 점포 분양계약서 업종란에 특정업종 예를 들어 “약국”,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기재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조치만으로는 원하는 업종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향후, 다른 점포 내에 동일한 업종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과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약국 업종의 경우에는 처방전을 받을 수 있는 병의원이 있는 건물에 선호도가 집중되고 이런 목 좋은 점포에 약국개설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수억 원의 권리금이 좌우되면서 업자들의 관련 컨설팅까지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종지정과 관련된 판례는 다음과 같다. 즉, “건축주가 상가를 건축하여 점포별로 업종을 정하여 분양한 경우 점포의 수분양자나 그의 지위를 양수한 자 또는 그 점포를 임차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가의 점포 입점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상호 묵시적으로 분양계약에서 약정한 업종 제한 등의 의무를 수인하기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상호간의 업종 제한에 관한 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점포 수분양자의 지위를 양수한 자, 임차인 등이 분양계약 등에 정하여진 업종 제한 약정을 위반할 경우 이로 인하여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할 처지에 있는 자는 침해배제를 위하여 동종업종의 영업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8044 판결,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61179 판결 등 참조).

  이 판례를 잘못 이해하면, 해당 특정 점포에 특정업종을 지정받게 되면 마치 특정업종을 당연히 보장받은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점포와의 관계에서 업종을 보장 내지 독점받기 위해서는 특정 점포에 대해 특정업종을 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점포에만 특정업종이 가능하다는 수분양자들 상호간의 명시적 내지 묵시적 약속이 이루어졌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상가건물 내 대부분 내지 상당한 점포들별로 업종을 정하여 분양이 이루어지면서 이를 통해 분양회사와 수분양자들 다자간 약정이 자연스럽게 도출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특정업종은 특정 점포에만 가능하다는 내용이 해당 점포 분양계약서뿐 아니라 다른 점포들의 분양계약서에도 인쇄되는 등으로 특정 점포에 대한 특정업종 지정에 관해 다른 수분양자들의 묵시적 동의가 이루어졌다는 구조를 갖출 필요가 있게 된다. 학계에서는 이를 ‘묵시적 동의에 의한 단체적 질서에의 편입이론’이라는 용어로 부르고 있다. 

  무심코 이루어지는 업종 지정 분양계약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하는 관련 판결이 선고되어 소개한다.



★ 수원지방법원 2017. 9. 15.선고 2016가합76271  손해배상(기) 등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들은 2016. 1.경 사망한 김00의 자녀들이고, 피고 &&&은 2001. 6. 21. 건축주 이00으로부터 용인시 수지구 000동 000스포츠센터(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제2층 제213호 점포(이하 ‘제213호 점포’라 한다)를 분양받은 사람이며, 피고 백@@은 제213호 점포를 임차하여 2016. 6.경부터 2017. 3.경까지 ‘백 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영업을 하였던 사람이다.
  나. 이 사건 분양계약의 체결
  망 김00은 2001. 9. 28. 이00과 이 사건 건물 제1층 제119호 점포(이하 ‘제119호 점포’라 한다)에 관하여 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16. 1.경 사망 당시까지 제119호 점포에서 ‘수지00 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영업을 하여 왔는데, 위 분양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부동산의 표시 ◈
▶ 1층 제119호 (약국)
제4조 (지정용도 사용의무)
  ① 수분양자는 생활 편의시설 용도로 사용하여야 한다.
     ※ 본 상가 계약시 제119호 점포 이외에는 약국으로 분양하지 않는다.
제7조 (영업)
  ④ 상호합의 본 계약서에 명시된 영업종목을 수분양자가 변경코자 할 경우 분양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 임대차계약의 체결
  원고들은 2016. 3. 21. %%%과 망 김00이 약국으로 운영하던 제119호 점포에 관하여 월 차임 1,800만 원, 임대차기간 2016. 3. 28.부터 2019. 3. 27.까지, 권리금 10억 원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제213호 점포의 약국 개설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를 이유로, 같은 해 5. 23. 월 차임 1,500만 원, 임대차기간 2016. 5. 28.부터 2019. 3. 27.까지로 하는 계약을, 같은 해 12. 23. 월 차임 450만 원, 임대차기간 2016. 12. 28.부터 2019. 3. 27.까지로 하는 계약을 각 다시 체결하였다.

2. 주장과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건물의 모든 점포는 구체적으로 약국 및 병원 등으로 업종이 지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생활편의시설 용도’로 업종이 지정되어 분양된 것이고, 망 김00은 이 사건 분양계약 당시 제119호 점포에 관하여 이 사건 건물의 독점적인 약국 영업점포로 분양을 받았으며, 이 사건 건물 관리규약에 의하면 제119호 점포 이외에는 약국으로 분양하지 못하는바, 제213호 점포 수분양자인 피고 &&&과 위 점포를 임차한 피고 백@@은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건물의 점포 입점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상호 묵시적으로 업종 제한 등의 의무를 수인하기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은 위 업종제한약정을 위반하여 원고들의 제119호 점포 약국 영업 및 임대 영업에 상당한 손해를 가하였는바,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이 입은 임대료 조정으로 인한 손해 47,599,999원 중 각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건축주가 상가를 건축하여 점포별로 업종을 정하여 분양한 경우 점포의 수분양자나 그의 지위를 양수한 자 또는 그 점포를 임차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가의 점포 입점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상호 묵시적으로 분양계약에서 약정한 업종 제한 등의 의무를 수인하기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상호간의 업종 제한에 관한 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점포 수분양자의 지위를 양수한 자, 임차인 등이 분양계약 등에 정하여진 업종 제한 약정을 위반할 경우 이로 인하여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할 처지에 있는 자는 침해배제를 위하여 동종업종의 영업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8044 판결,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61179 판결 등 참조). 이때 전체 점포 중 일부 점포에 대해서만 업종이 지정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업종이 지정된 점포의 수분양자나 그 지위를 양수한 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는데(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804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약정의 효력이 상가분양자와 그로부터 독점적인 운영을 보장받은 수분양자 이외에 다른 수분양자 등에게 미치기 위해서는, 상가분양자와 모든 수분양자 사이에 체결된 분양계약서에 업종지정 또는 권장업종에 관한 지정이 있거나 업종제한 약정이 체결되어야 한다.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와 갑 제6, 13 내지 19, 21 내지 3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제213호 점포는 피고 백@@이 약국 영업을 하기 전까지 ‘염색방’ 등 약국 이외의 영업으로 임대되어 온 사실, 이 사건 건물 상가관리규약(2004. 1. 10. 시행) 제8조 제4호에 의하면 ‘관리사무소에 사전 승인 없이 전유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정된 용도와 업종 이외의 목적에 사용하는 행위’가 금지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건물 내 동일 업종 입점 제한 요청의 협조문이 작성되기도 한 사실, 이 사건 건물 상가번영회 규약 제13조 제7호는 ‘기 설정된 업종과 중복되는 업종으로 변경하여 동일업종 영업하는 행위, 동일업종 신규입점을 할 수 없다(1업종 1점포 원칙)’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건물의 각 점포 분양계약서 제4조 제1항은 ‘수분양자는 생활편의시설 용도로 사용하여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일부 병의원들의 경우에는 진료과목도 명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분양계약서 제4조 제1항에는 제119호 점포 이외에는 약국으로 분양하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와 갑 제8 내지 11호증, 을 제1 내지 3,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000스포츠센터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증인 이00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건축주가 이 사건 건물의 각 점포를 분양하면서 각 점포별로 업종을 제한하여 분양하였다거나 제119호 점포에 약국 영업을 독점적으로 보장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제213호 점포로 인하여 원고의 독점적 영업권이 침해받았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건축회사가 상가를 건축하여 점포별로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하거나 일부 점포에 대하여만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하여 점포 입주자들 상호간 업종제한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라면, 각 점포 수분양자들은 자신들에게 지정된 업종을 독점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음과 동시에 다른 점포 수분양자들에게 지정된 업종은 운영할 수 없는 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그에 관한 내용을 분양계약서 등에 기재하여 명확히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제119호 점포를 제외한 제213호 점포를 포함한 이 사건 다른 나머지 점포들에는 업종지정에 관한 내용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건물 각 점포의 분양계약서상 생활편의시설이라고 규정한 것이 용도를 지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독점적 영업권을 위해 업종을 지정한 것이라기보다는 당시 관계 법령에 따라 체육시설이 아닌 기타 시설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용도를 지정하여 놓은 것에 불과하고(원고들 주장에 의하더라도 생활편의시설은 주민들의 생활편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시설 모두를 일컫는바 각 점포의 용도를 지정하기 위한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위 건물 내 각 병원들도 업종이 지정된 것이 아니라 체육시설이 아닌 기타 편의시설 중 하나로 분양된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건물 상가관리규약(2004. 1. 10. 시행)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위 규약 제8조 제4호는 지정된 업종이 있는 경우를 전제로 하여 임의로 업종을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인바 이 사건 건물 점포에 적용될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사건 건물의 상가번영회 관리규약 및 업종제한에 관한 위 협조문은 그것이 유효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분양계약 후 동종업종에 대한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협조하여 줄 것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건물의 각 점포 전체에 용도가 지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이 사건 건물의 각 점포는 점포들의 위치, 분양면적, 분양시점 등을 기준으로 분양대금이 결정되어 분양된 것으로 보이는 점, 단지 제119호 점포에 관해서는 망 김00의 요청으로 이 사건 분양계약서상 제4조 제1항과 같은 업종지정 문구가 기재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분양계약 후 제119호 점포 이외에 다른 약국영업 점포가 제한적으로 입점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지 건축주가 서로 업종이 겹치지 않게 분양하였거나 수분양자가 동종 업종을 피하여 분양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일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119호 점포에 관하여만 독점적인 업종 지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④ 설령 제119호 점포에 대하여만 약국 업종을 독점적으로 보장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업종제한 등 수인의무는 상가 수분양자들 사이에서 이를 수인하기로 하는 동의를 기초로 발생하는 것인바 전체 수분양자들과의 분양계약 과정에서 일부 점포에 대한 업종지정 사항을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시키거나 일부 점포에 대해서 업종 지정이 있었다는 사정이 수분양자들 모두에게 충분히 공시되어 있어야 할 것인데, 제213호 점포 분양계약은 제119호 점포 분양계약보다 먼저 체결된 점, 망 김00은 이 사건 건물에서 제119호 점포 이외에 다른 점포(제118호, 제208호, 제213호)들을 임차하여 약국 영업을 하여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다른 수분양자들이 제119호 점포 이외 점포의 약국영업 제한에 관하여 묵시적으로나마 수인하기로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결국, 분양받은 특정 점포에 대한 업종지정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특정 점포에 대한 특정한 업종의 지정이 집합건물 상가 전체에서 독점이다’는 사실이 해당 특정 점포 분양계약서상에 분명히 명시되어져야 하고, 더 나아가 이에 머물지 않고 그 내용을 다른 점포 수분양자들 모두에게 인식 내지 동의시킬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분양회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지정된 업종의 질서를 분명히 하고 향후 분쟁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상가 점포 전체의 업종지정 현황을 표 형식으로 만들어서 분양계약서 뒷면에 첨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런 조치만으로 완벽하게 분쟁이 예방되지는 않지만 최소한 이 정도라도 해야 한다는 의식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조치마저 미흡하면 향후 업종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고, 이를 감안하여 분양대금을 절충하거나 일부 분양대금에 대해 에스크로 조치를 하는 등의 대비책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자력이 취약한 대부분의 분양주체가 분양 완료 후에 바람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우리의 분양실정이라는 점에서, 잔금정산하고 이전등기한 이후에는 더 이상의 애프터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분양회사의 엉성한 업종지정으로 발생한 분쟁은 자력이 전무한 분양회사 대신 피해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점포 소유자들끼리의 치열한 다툼으로 이어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업종지정된 분양물건에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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