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판결 가집행에 기한 낙찰 이후 상급심에서 원고청구가 기각된 경우

2016-09-26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6,697 | 추천수 112

1. 금전청구 소송의 가집행선고부 하급심 판결에 기하여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대해 경매집행이 이루어진 끝에 타인에게 결국 낙찰이 되었지만, 그후 상급심 재판에서 원고 청구가 기각되는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을 경우, 후속 법률문제는 어떻게 처리될 수 있을까? 

2. 우선, 결과적으로 잘못 판단되어진 가집행 판결을 근거로 진행된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낙찰된 것이라면, 경매절차가 잘못된 것으로 보아서 이 부동산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지 않을까? 결론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강제경매는 판결과 같이 집행력있는 정본이 존재하는 경우에 국가의 강제집행권 행사의 작용이기 때문에 일단 유효한 집행력있는 정본에 근거해서 매각절차가 완결된 때에는 나중에 그 집행권원에 표상된 실체상의 청구권이 당초부터 부존재하거나 무효라고 하더라도, 또 중도에 변제 등의 원인으로 채권이 소멸되었다고 하더라도, 매각절차가 무효가 아닌 한 매수인은 유효하게 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강제경매에는 공신적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강제경매가 반사회적 법률행위의 수단으로 이용된 경우에는 경매절차를 무효로 판단하여 낙찰된 소유권이 다시 원소유자에게 회복될 수 있다. 

  다음은 관련사례들이다.



★ 대법원 1985.11.26. 선고 85다카1580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
이중매매의 매수인이 매도인과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대신에 매도인이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가장채권에 기한 채무명의를 만들고 그에 따른 강제경매절차에서 매수인이 경락취득하는 방법을 취한 경우, 이는 이중매매의 매수인이 매도인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이루어진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이는 무효의 채무명의에 기한 집행의 효과도 유효하다는 논리와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1988.9.27. 선고 84다카2267 판결 【제3자이의】
부동산을 갑이 은행으로부터 을의 이름으로 매수하고 을은 그 즉시 갑에게 그 소유권을 양도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는데, 을이 갑에 대한 위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갑에 대한 양도절차의 이행을 거부하자 갑이 은행을 상대로 처분금지가처분을 하였는데도 을은 위 은행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소송을 제기하여 그 승소의 확정판결을 받아서 병의 을에 대한 가장채권에 기한 병의 채무명의를 이용하여 을 명의로의 대위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과 동시에 강제경매를 하게 하기에 이르고 병이 이에 적극 가담한 것이라면 이는 법이 보호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행위로서 이중매매의 매수인이 매도인이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경우 등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 무효이고, 갑은 위 강제집행절차에서 그 무효를 주장하고 제3자(소유권자)로서 그 집행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

★ 대법원 1990.12.11. 선고 90다카19098(본소),19104(참가),19111(반소)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소유권확인소유권이전등기말소】
 가. 강제경매가 반사회적 법률행위의 수단으로 이용된 경우에는 그러한 강제경매의 결과를 용인할 수 없다 할 것이나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수취인란을 적법한 제시기간 내에 보충함이 없이 지급제시를 하였음에도 위 약속어음금 지급청구소송의 제1심법원에서 수취인란을 적법히 보충하여 지급제시한 것처럼 주장하여 가집행선고부승소판결을 얻은 다음 이를 채무명의로 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여 임야를 스스로 경락받았으나 위 가집행선고부 제1심판결이 상소심에서 취소되었고, 또 그가 강제집행 신청당시 이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사유만으로서는 위와 같은 그의 행위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또한 위와 같은 경우를 채무명의의 부존재 내지 무효와 동시할 수도 없다. 
 나. 가집행선고부판결을 채무명의로 하여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한 채권자가 스스로 경락인이 되어 경락허가결정이 확정된 다음 경락대금지급기일 이전에 채무명의가 된 가집행선거부 판결에서 표시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경락대금지급채무와 상계신청을 한 결과 민사소송법 제660조 제2항 소정의 이의가 없어 경락대금 지급기일에 그 상계의 효력이 발생하고 경락인이 경락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면 그 이후에 위 가집행선고부판결이 상소심에서 취소되어 위 상계에 있어서의 자동채권의 존재가 부정되었다 할지라도 위 상계를 비롯한 이미 완료된 강제경매절차의 효력이나 이로 인한 경락인의 소유권취득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1.10.11. 선고 91다21640 판결 【부당이득금반환】
경락인이 강제경매절차를 통하여 부동산을 경락받아 대금을 납부하고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으나, 그 후 위 강제집행의 채무명의가 된 약속어음공정증서가 위조된 것이어서 무효라는 이유로 그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경매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경우 경락인은 경매 채권자에게 경매 대금 중 그가 배당받은 금액에 대하여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 민법 제578조 제2항에 의한 담보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3.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억울하게 부동산 소유권을 잃게된 채무자는 어떤 방법으로 구제될 수 있을까? 채권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만이 원칙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 최근에 선고된 관련판결을 일단 소개한다.



★ 춘천지방법원 2016. 8. 25.선고 2016가소2830  손해배상(기)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채권추심전문 변호사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이다. 원고와 피고는 2013. 2. 15. 채권추심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2014. 5. 12.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지를 통지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위약금 416,625,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2014가합8972)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5. 1. 13. “원고는 피고에게 27,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6. 17.부터 2015. 1. 1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라는 가집행선고부 청구일부인용판결(이하 ‘제1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다. 피고는 제1심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춘천지방법원에 원고 소유의 강원 인제군 상남면 00리 467 임야 3,583㎡ 및 같은 리 산30 임야 3,471㎡에 대한 강제경매신청(2015타경3101)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15. 3. 25. 강제경매개시결정(이하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와 피고 모두 제1심판결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2015나2007884)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5. 9. 25.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하 ‘제2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마.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2015. 10. 5. 배당할 금액 10,433,557원에서 집행비용 1,065,040원을 공제한 나머지 9,368,517원을 모두 가압류채권자인 원고에게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가 작성되었고, 집행비용 1,065,040원은 경매신청채권자인 피고에게 지급되었다.
  바. 피고는 제2심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2015다241624)하였으나, 2016. 1. 28. 상고가 기각되었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4, 갑 제2,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집행선고는 승소판결에 의한 승소당사자의 권리의 실현이 패소 당사자의 이유 없는 상소에 의하여 부당하게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서, 당해 판결이 상소에 의하여 변경될 개연성이 희박한 경우에 법원에 의하여 부여되는 것이라 할 것인 바, 그러나 가집행선고부 판결이라 하더라도 상소에 의하여 승소판결 자체가 변경될 수 있는 것이므로, 법원이 가집행선고를 부여하였다 해도 그 본안 판결의 확정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미리 집행을 한 당사자는 권리의 조기실현의 이익을 향수하는 반면, 만일 그 기초가 되는 판결이 후에 상소심에서 변경되는 경우에는 그 집행에 의하여 상대방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함으로써 승소당사자와 패소당사자의 이해의 조화를 도모한 것이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의 취지이다. 따라서 본안 판결의 변경으로 가집행선고가 실효되는 경우에는 가집행채권자는 그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불구하고 가집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그 손해배상의 범위는 통상의 손해배상의 경우와 비교하여 특별히 제한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므로 가집행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모든 손해를 포함한다(대법원 1979. 9. 25. 선고 79다1476 판결 참조).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에 의한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청구는 가집행선고가 있었던 당해 사건이 아닌 별도의 소송에 의하여서도 가능하다(대법원 1976. 3. 23. 선고 75다2209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제1심판결 가집행으로 인해 원고는 피고가 지급받은 집행비용 1,065,040원만큼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1,065,04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 송달 다음날인 2016. 4.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은 변호사와 채권추심의뢰인간에 발생한 분쟁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다. 변호사인 이 사건 피고가 이 사건 원고를 상대로 채권추심에 관한 약정 위반을 이유로 금전청구를 해서 1심재판에서는 일부금액이 인정되었지만, 2심재판에서는 원고(이 사건 피고)의 청구가 전부 기각된 후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고 말았다.
  이런 재판 와중에 변호사는 1심 판결을 채무명의로 상대방 부동산을 경매신청하여 결국 타인에게 낙찰되어 버리게 된다. 1심판결을 취소하는 2심판결은 경매낙찰자가 정해지고 낙찰대금이 모두 납입된 다음에 대금을 배당하는 기일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야 선고되면서, 낙찰 자체에 대해 다툴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결국 낙찰로 부동산을 상실하게 된 이 사람은 상대방인 변호사를 상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위 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통상적으로는, 항소과정에서의 집행정지신청을 통해 가집행의 진행을 막는 것이 일반적인데, 집행정지신청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정지신청이 기각된 것인지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가집행에 기한 경매진행이 계속되어 낙찰대금까지 완납된 상태까지 와버려 더 이상 경매를 다툴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부동산을 상실한 이 사람은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고, 재판 결과 변호사인 이 사건 피고에게 배당된 1백여만원 금액만큼의 손해를 원고가 입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한편, 판결문 기재만으로는 사안에 대한 이해가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판결문 행간의 의미를 보충해서 설명해보기로 한다.  

  판결문에 의하면 낙찰대금 1천여만원 중 경매집행비용 1백여만원만이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인 변호사에게 배당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9백여만원은 채권자인 변호사가 아니라 경매채무자인 원고에게 배당되면서, 이 사건 판결에서는 경매에 따른 원고의 손해액수가 집행비용 배당액 1백여만원으로 판결되었다. 그렇다면, 9백여만원에 대한 배당이 경매채무자인 원고에 대해 이루어진 이유가 의문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판결문에 표시된 원고의 배당자격인 “가압류권자”의 표시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바, 판결문에는 자세하게 기재하고 있지는 않지만 배당기일 이전에 원고는 변호사의 배당금채권에 대해 손해배상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채권가압류를 미리 해두었고, 그 때문에 만약 가압류가 없었더라면 경매채권자인 변호사에게 배당되어야 할 몫이 가압류권자 자격인 경매채무자 원고에게 배당된 것으로 짐작된다. 

  한편, 이 사건 경매부동산의 감정가와 낙찰가는 얼마였고, 감정가 이하에 낙찰이 이루어졌다면 그 차액 부분에 대해서도 배상청구가 가능하지 않을까? 조사결과, 감정가는 950여만원이었고 결국 감정가 이상에 낙찰이 이루어져서 그 때문에 원고는 집행비용 1백여만원만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통상의 경우처럼 감정가 이하에 낙찰이 이루어졌다면 가집행으로 인한 손해액 산정에 있어 그 차액은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가집행이 없었더라면 채무자는 감정가(시세) 상당한 부동산을 상실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할 수 있었을 것인데, 가집행으로 인해 감정가 이하의 금액만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차액은 통상손해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분쟁의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변호사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4억여원이라는 거액을 청구하여 불과 2천여만원의 1심판결을 받은 후 판결확정을 기다리지 않은 채 판결확정 이전 단계의 가집행판결에 기해서 의뢰인의 재산을 경매에 부쳐 낙찰되게하여 결국 회복불능 상태로 만들어버린 이 변호사의 모습에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감정적인 대응 보다는 전문가다운 배려와 아량으로 처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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