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명의신탁 신탁자의 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과 소멸시효

2014-02-24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6,808 | 추천수 216

  부동산실명법상에 따라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따른 등기는 무효를 원칙으로 하지만, 계약명의신탁에서 거래상대방인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등기로 이루어진 물권변동을 유효로 하고 있다(동법 4조 2항 단서). 따라서, 계약명의신탁의 서술구조는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와 선의인 경우로 크게 나뉘게 된다.


★ 제4조(명의신탁약정의 효력)
①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한다.
②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어느 한쪽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 당사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먼저,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에는 명의신탁약정의 효력이 무효이고 수탁자 앞으로의 등기 역시 무효이어서, 신탁자는 수탁자에 대해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는 없지만 명의신탁약정의 무효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권 행사는 가능하다.
  반면,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에는 법리가 크게 달라진다.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여전히 무효이어서 신탁자는 명의신탁약정의 유효임을 전제로 한 어떠한 청구권도 가지지 못하지만, 수탁자는 해당 부동산에 대해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동법 4조 2항 단서). 하지만, 근본적으로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인 이상 수탁자의 소유권취득은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는 것으로 취급될 수 밖에 없어 신탁자는 수탁자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다. 이는 물권변동 자체가 무효이어서 신탁자가 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내지 매도인을 대위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당이득반환청구가 별도로 문제될 수 없는 기타 다른 명의신탁유형의 경우와 차이가 있다. 

  이때 신탁자의 손실과 수탁자의 이득이 무엇인지와 관련해서 부당이득으로서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매수대금 상당액만을 반환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해 견해가 대립되고 있는데, 판례는 기본적으로 명의신탁약정이 체결된 시기가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명의신탁 약정과 그에 기한 물권변동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당해 부동산 그 자체”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대법원 2008.11.27. 선고 2008다62687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1] 부동산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매수대금을 자신이 부담하면서 다른 사람의 명의로 매각허가결정을 받기로 그 다른 사람과 약정함에 따라 매각허가가 이루어진 경우, 그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의 지위에 서게 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그 명의인이므로, 경매 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수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사람이 누구인가와 상관없이 그 명의인이 취득한다. 이 경우 매수대금을 부담한 사람과 이름을 빌려 준 사람 사이에는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한다.
[2]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한 경우 위 법률의 시행 후 같은 법 제11조 소정의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명의신탁자는 언제라도 명의신탁 약정을 해지하고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인데 실명화 등의 조치 없이 위 유예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제4조에 의해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로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어 결국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를 부당이득하게 되고, 같은 법 제3조 및 제4조가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자신이 취득한 당해 부동산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반대로, ‘계약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인 경우에는 명의신탁자는 애초부터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었으므로 위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매수자금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제공받은 “매수자금”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등】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의 사이에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수탁자 명의로 마친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의 무효에도 불구하고 그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고, 다만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이라 할 것인데, 그 계약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시행 후인 경우에는 명의신탁자는 애초부터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었으므로 위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매수자금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제공받은 매수자금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 자체의 반환이든 매수대금상당액이든 간에 반환청구의 성격은 부당이득반환이라는 점에서, 소멸시효의 적용을 피할 수 없는데, 이 점과 관련해서 최근 여러 가지 쟁점이 대두되고 있다.

  먼저, 시효기간은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성격상 10년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부동산 자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는 경우에, 대법원은 신탁자가 해당 부동산을 점유사용하더라도 시효진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09.7.9. 선고 2009다23313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고 한다)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한 경우 부동산실명법의 시행 후 같은 법 제11조의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명의신탁자는 언제라도 명의신탁 약정을 해지하고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으로, 실명화 등의 조치 없이 위 유예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제4조에 의해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로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할 것인데, 같은 법 제3조 및 제4조가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자신이 취득한 당해 부동산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21123 판결,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6268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경위로 명의신탁자가 당해 부동산의 회복을 위해 명의수탁자에 대해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그 성질상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시효로 소멸한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은 원고가 매도인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면서 당사자 간의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위 토지 중 원고 매수지분(500/1,130)에 대해서도 그 명의를 피고로 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전체 등기를 피고 앞으로 한 것으로서, 매도인이 피고 명의로 등기된 원고 매수지분이 원고 소유임을 알지 못한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하여 부동산실명법 제11조에서 정한 유예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피고가 1996. 7. 1.자로 위 토지 지분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었고,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 중 위 지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되었다 할 것인데, 1996. 7. 1.부터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지난 2006. 10. 12.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상 위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할 것이고,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를 계속 점유, 경작하여 왔다 하더라도 명의신탁으로 인한 탈법행위 및 위법행위를 방지한다는 부동산실명법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그러한 사정은 소멸시효의 진행에 장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앞서 본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질과 부동산실명법의 규정 및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대법원판결은 부동산을 매수한 자가 그 목적물을 인도받은 경우에는 그 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은 다른 채권과는 달리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그 취지는 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 비추어 보아 그 매수인을 권리 위에 잠자는 자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도인의 명의로 등기가 남아있는 상태와 매수인이 인도받아 이를 사용수익하고 있는 상태를 비교할 때 후자의 상태가 더욱 보호되어야 하고 그것이 부동산 거래의 현실에 보다 합리적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 할 것인데(대법원 1976. 11. 6. 선고 76다14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9. 3. 18. 선고 98다3217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명의신탁계약 및 그에 기한 등기를 무효로 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까지 규정한 부동산실명법의 시행에 따라 그 권리를 상실하게 된 위 법 시행 이전의 명의신탁자가 그 대신에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법률상 취득하게 된 명의신탁 부동산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경우, 무효로 된 명의신탁 약정에 기하여 처음부터 명의신탁자가 그 부동산의 점유 및 사용 등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하여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자체의 실질적 행사가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약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명의신탁자가 그 부동산을 점유·사용하여 온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기한 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면, 이는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실명법의 유예기간 및 시효기간 경과 후 여전히 실명전환을 하지 않아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경우임에도 그 권리를 보호하여 주는 결과로 되어 부동산 거래의 실정 및 부동산실명법 등 관련 법률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할 것이어서, 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대법원은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소멸시효가 일정한 경우 채무자인 수탁자의 승인에 의해 중단될 수 있는 여지도 인정하고 있다.


★ 대법원 2012. 10. 25.선고 2012다45566  소유권이전등기
 ☞ 이 판결은, 수탁자인 피고의 행위를 채무의 승인이 아니라 원고와의 사이에 있었던 명의신탁약정 사실 자체를 인정하거나 이를 전제로 한 행위 정도로 본 1,2심판단과 차이가 있다.  이 판결에 대해서는 수탁자의 “채무승인”이라는 방법으로 시효중단을 인정하게 되면 명의신탁을 근절하고자하는 부동산실명법의 취지가 무력화된다는 비판이 있다. 

   1. 원심은 우선 원고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고 한다) 시행 전인 1989. 4. 24. 피고와의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을 피고의 명의로 매수하고 피고에게 그에 관한 등기명의를 신탁하였으나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된 후에 같은 법 제11조에서 정한 유예기간이 경과할 때까지 ‘실명등기’를 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소는 위의 유예기간이 경과하는 날인 1997. 7. 1.부터 10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의 회복을 위하여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항변을 일단 받아들였다.
   그리고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채무를 승인하였으므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원고의 재항변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 즉,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보유함으로써 추가로 부담하게 된 종합토지세 및 의료보험료의 증가분 상당액을 원고로부터 지급받으면서 원고에게 자필로 영수증을 작성하여 주었고 또한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일부 토지에 관한 원고의 분할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가 애초 원고와의 사이에 있었던 명의신탁약정 사실 자체를 인정하거나 이를 전제로 한 행위로 볼 수 있을 뿐이고, 실제로 피고가 2004년경부터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하여 왔던 점을 감안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묵시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부동산실명법이 정한 위 유예기간의 경과로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게 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존재사실을 인정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2.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채무를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가. 소멸시효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이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며,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묵시적이건 명시적이건 묻지 아니한다. 또한 승인은 시효의 이익을 받는 이가 상대방의 권리 등의 존재를 인정하는 일방적 행위로서, 그 권리의 원인ㆍ내용이나 범위 등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확인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5864 판결 등 참조), 그에 있어서 채무자가 권리 등의 법적 성질까지 알고 있거나 권리 등의 발생원인을 특정하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승인이 있는지 여부는 문제가 되는 표현행위의 내용ㆍ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행위 등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다2529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는 2004년까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재산세(토지분) 납부고지서를 송달받고 원고가 이를 납부하도록 자진해서 원고에게 건네주었고, 이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재산세를 계속 납부하여 온 사실, ② 피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대외적으로 보유함으로 말미암아 종합토지세를 추가로 납부하게 되자 원고에게 스스로 그 정산을 요청하여, 1997년까지는 원고로부터 종합토지세 증가분 상당액을 지급받고 자필로 영수증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고, 1998년부터 2004년까지는 원고에게 알려 준 피고의 은행계좌로 이를 송금받은 사실, ③ 의료보험료에 관하여도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역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보유함으로써 추가로 부담하게 된 부분의 정산을 구하여 원고로부터 이를 지급받은 사실, ④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원심 판시 별지 목록 기재 2번 및 3번 토지는 원고가 주도한 절차에 의하여 2004. 7. 1. 분할 전의 이천시 모가면 두미리 산 39-15 임야 68,596㎡가 분할된 것으로서, 피고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서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사실(다만 이천시장의 촉탁에 따라 토지 분할에 따른 표시변경등기가 이루어진 후 그에 관한 등기필증은 등기명의자인 피고에게 송달되어 피고가 이를 소지하게 되었다), ⑤ 한편 원고는 2004년경부터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하였으나 피고가 이에 불응하면서 2005년경부터 재산세 납부고지서를 원고에게 전해주지 아니하자 과세관청으로부터 직접 납세고지서를 발급받아 2005년도분부터 2009년도분 재산세를 납부한 사실, ⑥ 반면 피고는 이 사건 소가 제기된 후인 2009. 9. 28.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2009년도분 재산세를 처음으로 자신의 돈으로 납부한 사실(이로써 2009년도분 재산세는 원고와 피고에 의하여 이중으로 납부되었다) 등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피고는 2004년까지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자신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원고의 소유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서만 취하였을 행태로서 관련 세금의 부담과 같은 재산적 지출을 원고에게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등에 나아갔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피고가 명의신탁받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권리를 가지지 아니하고 원고의 대내적 소유권을 인정한 것에는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 대하여 소유권등기를 이전ㆍ회복하여 줄 의무를 부담함을 알고 있다는 것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표현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반환요구를 거부하기 시작한 2004년경까지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그 무렵까지 원고의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었고,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10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2009. 4. 30.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한 이상 결국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원심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소멸시효의 중단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채무의 승인으로 인한 소멸시효의 중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수탁자를 상대로 하는 신탁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수탁자의 소멸시효항변에 대해서도 권리남용의 원칙이 적용될 수는 있지만, 판례는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 대법원 2013. 12. 26.선고 2011다90194(본소)  소유권이전등기등, 2011다90200(반소)  퇴직금등
 ☞ 수탁자인 담임목사의 소멸시효항변에 대하여, 원심은 권리남용을 인정하여 신탁자인 원고교회의 청구를 인용하였지만, 권리남용이 아니라는 취지로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가. 원심은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가 1982년부터 1983년에 걸쳐 이 사건 대대리 토지를 매수하면서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게 그 매수인 명의를 신탁하였고 당시 매도인은 그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못하였으며, 원고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1조에서 정한 1995. 7. 1.부터 1년의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않고 그 기간이 지났으므로 명의수탁자인 피고는 1996. 7. 1. 이 사건 00리 토지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위 토지 자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00리 토지에 관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가 1974년부터 2008년 3월경 은퇴할 때까지 원고 교회의 대표자 겸 담임 목사로 재직하면서 교회 재정, 인사 등 운영전반에 걸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여 온 점, 피고는 은퇴하기 바로 전해인 2007년 초경까지도 공적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늘 이 사건 00리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인 000 기도원이 원고 교회의 소유라고 말하여 왔고, 피고의 최종 책임 아래 작성되는 교회의 주보, 소식지, 교인생활수첩 등에도 원고 교회 부속기관으로 위 000 기도원을 표시하여 왔으며, 원고 교회 교인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000 기도원의 발전을 위하여 각종 헌금과 노력봉사를 해 줄 것을 요청하여 옴으로써, 원고 교회 교인들에게 비록 이 사건 00리 토지에 관한 등기가 자신 명의로 되어 있으나 언제든지 원고 교회에 이전하여 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한 점, 이 사건 00리 토지 등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분쟁이 생긴 때는 피고가 은퇴를 앞두고 안식년 휴식에 들어가기 직전인 2007년 초경이었고 이때부터 피고는 이 사건 00리 토지에 관한 등기이전을 거부하며 권리 주장을 하기 시작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관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고, 채권자가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때부터 권리행사를 기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였다면, 이러한 경우에도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시효 완성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달성, 입증곤란의 구제, 권리행사의 태만에 대한 제재를 그 이념으로 삼고 있는 소멸시효 제도에 대한 대단히 예외적인 제한에 그쳐야 할 것이므로, 위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여 단기간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2007년 초경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00리 토지의 소유권에 관한 분쟁이 생겼고, 그러한 상태에서 피고는 2008. 3.경 원고 교회의 담임 목사직에서 은퇴하였다는 것이므로, 늦어도 2008. 3.경에는 원고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인데, 원고는 그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기간이 훨씬 지난 2009. 3. 19.에 이르러서야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행사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00리 토지에 관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단정하였으니,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남용 해당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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