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임대차와 임차인의 갱신, 매수청구권

2013-05-02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0,402 | 추천수 164

 토지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할 때 임차인이 시설한 건축물이나 수목을 임대인이 매수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 사실을 간과하고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다가 계약을 종료할 즈음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민법 제643조(임차인의 갱신청구권, 매수청구권)는 “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 또는 식목, 채염, 목축을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의 기간이 만료한 경우에 건물, 수목 기타 지상시설이 현존한 때에는 제283조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하고, 민법 제283조(지상권자의 갱신청구권, 매수청구권) 제1항은 “지상권이 소멸한 경우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이 현존한 때에는 지상권자는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며, 제2항은 “지상권설정자가 계약의 갱신을 원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지상권자는 상당한 가액으로 전항의 공작물이나 수목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임차인의 이러한 권리는 당사자간의 약정으로도 무시될 수 없는 강행규정으로 명시되어 있다(민법 제652조).

먼저, 임차인의 갱신청구권이란  임대차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한 경우에 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차임연체 등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종료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임차인의 갱신요구에 임대인이 반드시 응할 의무는 없지만, 임대인이 응하지 않으면 임대인은 매수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한편 임차인의 매수청구권은, 토지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임차인이 축조한 건물 등 지상물이 현존하는 경우에 임대인이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때 임대인으로 하여금 상당한 가액으로 그 지상 건물의 매수할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제도이다. 토지소유자의 배타적 소유권 행사로 인하여 희생당하기 쉬운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임차인으로 하여금 그 소유의 지상물의 잔존가치를 회수가능하게 하면서, 이를 통해 임대인에게 토지임대차의 갱신·존속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방법으로 멀쩡한 지상물이 철거됨으로 인한 국민경제적 낭비를 회피하기 위함이다.
 
임차인에 의해 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그 즉시 해당 목적물에 관하여 상당한 가격을 매매대금으로 하는 취지의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매수청구권의 특성상 법적 성질은 형성권(形成權)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 결과 임차인에 의해 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임대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해당 목적물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면서, 법률관계는 매매계약의 이행단계로 돌입하게 된다. 즉, 임대인은 대금을 지급하면서 목적물의 점유와 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가 있는 반면, 임차인은 목적물의 점유와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대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게 된다. 이들간의 권리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해석된다. 즉, 대법원 1991.4.9. 선고 91다3260 판결은, “ 민법 제643조의 규정에 의한 토지임차인의 매수청구권행사로 지상건물에 대하여 시가에 의한 매매유사의 법률관계가 성립된 경우에 토지임차인의 건물명도 및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토지임대인의 건물대금지급 의무는 서로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이므로 토지임차인은 토지임대인의 건물명도청구에 대하여 대금지급과의 동시이행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판단하였다.

구체적인 대금의 확정은 상호간에 다툼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재판과정에서 실시되는 시가감정 등을 통하여 확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매수청구권의 행사는 소송상은 물론 소송외적으로도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토지인도청구소송과정에서 항변형식으로 임차인에 의해 청구되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기존의 토지 인도청구로 진행되는 소송은, 혹시나 가능할 수도 있는 매수청구권의 인용을 염두에 두고 적어도 예비적 청구의 형식으로라도 건물(지상물)인도 및 이전등기청구, 즉 매수청구권 행사로 따른 매매계약체결의 효과로 인해  건물(지상물)의 소유권이 임대인으로 변경되면서 임대인이 건물(지상물)인도 및 이전등기를 청구하는 형식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많다.

<주문례>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 이◇길, 피고 유♡환으로부터 인천 ○○구 ○○동762의 3 잡종지 1,519㎡ 지상 철골조 센드위치판넬지붕 근린생활시설 828㎡를 명도받음과 동시에 피고(반소원고) 이◇길에게 326,666,374원을 지급하라.

<이유기재례> ----그런데 원고가 2000. 3. 6. 피고들에 대하여 계약 갱신거절의 통지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지상물매수청구의 뜻이 담긴 반소장이 2000. 7. 12. 원고에게 송달되었음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는 동일자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명도와 상환으로 피고들에게 이 사건 건물의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결국 이 사건 건물의 철거 및 이 사건 토지의 인도를 구하는 원고의 예비적 본소 청구는 이유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이 제도는 임차인의 보호를 위한 것으로서 임차인의 권리를 저해하는 것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기본적으로 무효이고(652조), 판례의 기본적인 입장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계약체결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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