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중개업자가 낸 여러 건의 부동산중개사고에 대한 또다른 판결

2012-09-17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0,289 | 추천수 187

 동일 중개업자가 여러 건의 중개사고를 일으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2008. 6. 11. 개정 이전의 공인중개사협회의 공제약관은 “피고가 보상하는 금액은 공제가입금액을 한도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이에 대해 대법원은 “공제약관 및 공제사업취급예규에서 손해보상금액은 공제가입자의 공제가입금액을 한도로 한다고 규정한 의미는 부동산중개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공제사고 1건 당 보상한도’를 정한 것으로 해석될 뿐, 1인의 공제가입자에 관하여 ‘공제기간 동안 발생한 모든 공제사고에 대한 총보상한도’를 정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다39949 판결), 피해자 각자에게 1억원씩을 지급할 수 있다는 취지로 피해자보호에 충실한 해석을 한 바 있다.

이러한 대법원판결에도 불구하고 공인중개사협회는 이 판단에 불복하면서 재판을 계속하고 있다. 대법원판결에 의하면 중개업자로부터 받은 공제료(보험료)에 비해 지급될 공제금(보험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에서 협회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피해자보호를 고려한다면 이미 대법원의 판단이 분명하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든다.

다음 소개할 2012. 8. 17.선고 2010다93035  대법원 판결은, 2008년 선고된 위 대법원판결 이후에 다시 선고된 대법원판결이라고 할 수 있는데, ① 판결대상 사건이 몇해 전 100억원대 전세보증금 사기,횡령 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반포”공인중개사사건인데다가, ② 소가자체는 4,700여만원으로 그리 크지 않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협회 소송대리인을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맡아 보험법리까지 망라된 주장공방을 진행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했다.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우선 1심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09가단122126  공제금)에서 인정된 사안의 개요를 소개한다.

1. 피고의 공제금 지급의무
  가. 인정사실
   ⑴ 최00은 부동산중개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00중개법인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를 운영하였던 사람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 00에 있는 00빌리지라는 다세대주택(이하 ‘00빌리지’라 한다)에 관하여 건물주인 양00로부터 건물 관리, 월세임대차 계약 체결, 월세 수령 등의 업무 일체를 위임받아 처리해 왔다.
   ⑵ 한편, 최00은 2007. 5. 2.경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이하 ‘공인중개사법’이라 한다)에 따라 피고와 사이에 공제기간을 2007. 5. 3.부터 2008. 5. 2.로, 보상한도인 공제가입금액을 1억 원으로 하여, 부동산중개업자인 공제가입자가 부동산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피고가 거래당사자에게 발생한 재산상 손해를 공제가입금액의 한도 내에서 보상하여 주기로 하는 내용의 공제계약(이하 ‘이 사건 공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⑶ 최00은 위와 같이 양00로부터 00빌리지에 관한 월세계약 체결에 관한 권한만을 위임받았을 뿐 전세계약을 체결할 아무런 권한이 없었음에도, 00빌리지 3층 301호(이하 ‘이 사건 임차주택’이라 한다)에서 임대보증금 500만 원, 월세 38만 원에 임차하여 거주 중이던 김00을 내보내고, 2007. 8. 21. 원고들과 위 임차주택에 관하여 전세보증금을 5,000만 원, 전세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전세계약(이하 ‘이 사건 전세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당일 계약금으로 300만 원을, 2007. 8. 24. 잔금으로 4,700만 원을 각 지급받았고, 원고들은 2007. 8. 24. 최00로부터 위 임차주택을 인도받아 거주하여 오고 있다.
   ⑷ 그런데 최00은 양00에게 원고들과 체결한 위 전세계약을 숨기고 원고들로부터 받은 위 전세보증금 5,00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종전 임차인인 김00로부터 받아오던 월세 38만 원만을 양00에게 지급하였다.
   ⑸ 최00은 2008. 3. 21. 위와 같이 전세계약 체결 권한이 없음에도 건물주인 양00 등 임대인들 명의의 이 사건 전세계약서를 위조하여 원고들과 같은 세입자들로부터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한 범죄행위 등으로 이 법원 2008고단1290, 4186(병합)호로 사기죄 등으로 기소되어, 2008. 9. 5. 이 법원으로부터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⑹ 양00은 2008. 7. 4. 원고들과 이 사건 전세계약을 무효로 하고 종전 임차인인 김00로부터 받은 월세보증금 500만 원에서 월세를 45만 원으로 계산하여 2008. 1.분부터 미납된 6개월분의 월세 27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230만 원을 반환하고, 같은 날 원고들에게 사건 임차주택을 월세보증금 500만 원, 월세 45만 원, 월세기한 12개월로 정하여 임대하였다.
   ⑺ 그리고 양00은 2009. 8. 15. 원고 조00에게 이 사건 임차주택을 임대보증금 6,000만 원, 임대기간 24개월로 정하여 다시 임대하였다.
  [인정근거] 갑 1 내지 7, 9, 10, 13, 을 1, 7의 각 기재, 증인 양00의 일부 증언(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중개업자인 최00이 원고들에게 이 사건 전세계약을 중개하고 원고들로부터 전세보증금 5,000만 원을 지급받았음에도 이를 임대인인 양00에게 지급하여 주지 않고 이를 편취함으로써 원고들은 위 5,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고, 위와 같은 최00의 행위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정해진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제계약에 따라 공제가입금액 1억 원의 한도 내에서 원고들이 위 5,000만 원에서 양00로부터 반환받은 230만 원을 빼고 구하는 4,77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⑴ 이 사건 전세계약과 관련된 최00의 행위는 양00로부터 공인중개사법 제14조 제1항 제1호에 정해진 주택관리를 위임받아 양00을 대리하여 위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일 뿐 중개행위가 아니다.
   ⑵ 최00은 세입자들로부터 전세금을 편취하려는 범죄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 위와 같은 범행을 저질러 공제사고를 야기하였는데, 만일 피고가 위와 같은 최00의 악의적인 범죄계획을 알고 있었다면 최00과 이 사건 공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 사건 공제계약은 공제약관 제17조에 따라 무효이다.
   ⑶ 피고의 공제금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공제가입금액 1억 원의 한도에서 책임을 질뿐인데, 피고는 원고들 이외에 다른 피해자들인 박00 등이 제기한 공제금 청구사건의 항소심에서 위 피해자들에게 1억 원을 전부 지급하여 이 사건 공제계약에 따른 지급의무를 다하였으므로, 원고들의 공제금 청구에 응할 수 없다.
   ⑷ 원고들은 이 사건 임차주택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하였으므로 그 임대료 상당의 이익을 공제하여야 하는데, 전 임차인인 김00이 매월 38만 원의 월세를 지급한 점에 비추어 원고들이 입주한 2007. 8. 24.부터 현재까지 월 38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공제하여야 한다.
   ⑸ 원고들은 이 사건 전세계약을 체결하면서 양00에게 최00의 전세계약 체결 권한 여부와 최00로부터 보증금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와 같은 원고들의 과실을 참작하여야 한다.
  나. 판  단
   ⑴ 중개행위의 존재 여부
    ㈎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는 “중개라 함은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0조 제1항은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 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거래당사자의 보호에 목적을 둔 법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중개업자가 진정으로 거래당사자를 위하여 거래를 알선·중개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었느냐고 하는 중개업자의 주관적 의사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중개업자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인정되는지 아닌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등 참조).
    ㈏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최00이 이 사건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들로부터 전세보증금 5,000만 원을 받은 행위는 최00이 양00과 원고들 사이의 정당한 전세계약을 성립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원고들로부터 전세보증금 상당액을 편취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졌다고 보이지만, 한편 최00의 위와 같은 행위는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고, 특히 최00이 원고들에게 이 사건 전세계약의 체결을 권유하고 양00이 없는 자리에서 양00을 대신하여 위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임차주택을 인도함으로써 단순히 위 전세계약의 체결만을 알선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계약체결 후 계약당사자의 계약상 의무의 실현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계약상 의무가 원만하게 이행되도록 주선하는 형태로 중개하였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전세계약과 관련한 최00의 행위는 중개행위가 아니라 주택관리라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⑵ 이 사건 공제계약의 무효 여부
    살피건대, 최00이 전세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음에도 임대인인 양00 명의의 전세계약서를 위조, 행사하여 2007. 8. 21. 원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2007. 8. 24.까지 전세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받아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원고들과 같은 다수의 세입자들로부터 같은 방법으로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범죄행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7, 을 2의 각 기재에 따르면, 최00은 2001. 12.경부터 2008. 1.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사기의 범죄행위를 저질러온 사실, 공제약관 제17조는 “공제계약에 관하여 공제가입자 또는 이들의 대리인의 사기 또는 계약의 성립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행위가 있었을 때에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최00이 이 사건 공제계약의 체결 전후에 걸쳐 세입자들로부터 전세금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하였음은 인정되나, 한편 이 사건 공제계약 이전에 최00이 세입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원은 피고가 지급할 공제금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점, 최00의 위와 같은 고의의 사기행위로 인해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도 피고에게 공제금 지급의무가 인정되는 점, 최00이 피고에게 미리 위와 같은 사기범행 계획을 고지하리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최00이 이 사건 공제계약에서 정한 공제기간 이전의 편취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거나 위와 같은 사기범행을 계속하려는 의도를 숨긴 채 공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공제계약이 최00의 사기에 의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어 위 공제약관 제17조에 따라 무효라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⑶ 피고의 공제금 지급책임의 완료 여부
    살피건대,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은 “중개업자는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같은 조 제3항은 “중개업자는 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증보험 또는 제42조의 규정에 의한 공제에 가입하거나 공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은 “중개업자는 보증보험금ㆍ공제금 또는 공탁금으로 손해배상을 한 때에는 15일 이내에 보증보험 또는 공제에 다시 가입하거나 공탁금 중 부족하게 된 금액을 보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규정의 취지를 중개업자의 고의나 과실로 발생한 모든 손해배상책임 중 공제사업자인 피고의 책임을 공제가입금액에 한정한다는 것으로는 볼 수 없고, 오히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이 그러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한 채 “거래당사자에게 발생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해서만 규정하고 있는 점,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피고가 운영하는 공제제도는 중개업자가 그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책임을 보증하는 보증보험적 성격을 가진 제도인 점(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7261 판결 참조 등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제가입금액은 공제사고 1건당 보상한도를 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⑷ 손익상계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고들은 2008. 7. 4. 양00과 새로운 월세계약을 체결하면서 2008. 1.분부터 미지급된 월세를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들이 양00에게 월세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거주한 시기는 이 사건 임차주택을 인도받은 2007. 8. 24.부터 2007. 12. 31.까지로 보이고, 한편 전세보증금의 이자 상당액이 차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15318 판결 참조) 원고들이 구하는 공제금에 대한 지연이자는 원고들이 양00에게 월세를 지급한 2008. 1. 1.부터 구할 수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의 손익상계의 주장은 일부 이유 있다.
   ⑸ 과실상계
    살피건대, 최00의 사기에 의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제계약에 따른 공제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인 원고들의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공제금 4,770만 원과 이에 대하여 2008. 1.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범위나 존부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0. 4. 13.까지는 민법에 정해진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안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이에 대한 대법원판결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이하 ‘공인중개사법’이라고 한다) 제42조에 의하여 피고가 운영하는 공제사업은, 비록 보험업법에 의한 보험사업은 아닐지라도 그 성질에 있어서 상호보험과 유사하고 중개업자가 그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책임을 보증하는 보증보험적 성격을 가진 제도로서(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7261 판결,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다39602 판결 등 참조), 중개업자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공제계약은 기본적으로 보험계약으로서의 본질을 갖고 있으므로, 적어도 공제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제계약 당시에 공제사고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는 우연성과 선의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81623 판결 참조). 여기서 ‘우연성’이란 특정인의 의사와 관계없는 사고라는 의미의 우연성을 뜻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특정인의 어느 시점에서의 의도와 장래의 그 실현 사이에 필연적․기계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도 아니므로, 중개업자가 장래 공제사고를 일으킬 의도를 가지고 공제계약을 체결하고 나아가 실제로 고의로 공제사고를 일으켰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공제계약 당시 공제사고의 발생 여부가 객관적으로 확정되어 있다고 단정하여 우연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거나 공제계약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나. 피고가 중개업자와 체결하는 공제계약은 형식적으로는 중개업자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하는 상호보험계약과 유사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증의 성격을 가지고 보증계약과 같은 효과를 목적으로 하며, 거래당사자는 공제계약을 신뢰하여 중개업자의 중개행위에 따라 부동산거래를 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일반적으로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자의 사기를 이유로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취소하는 경우 보험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보험자는 보험금청구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것과는 달리, 공제계약의 경우 거래당사자가 중개업자의 공제 가입을 확인한 후 중개업자의 중개행위에 따라 거래계약을 체결하거나 혹은 중개업자에게 중개를 의뢰하면서 금원을 교부하는 등으로 공제계약의 채권담보적 기능을 신뢰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다면 그와 같은 거래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주채무자에 해당하는 중개업자가 공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피고를 기망하였다는 이유로 피고가 공제계약 체결의 의사표시를 취소하였다 하더라도, 거래당사자가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있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그 취소를 가지고 거래당사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1999. 7. 13. 선고 98다63162 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다117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공제계약에 관하여 공제가입자 또는 그 대리인의 사기가 있었을 때에는 무효로 한다’는 공제약관에 의하여 피고가 공제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다.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최00은 부동산중개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00중개법인의 대표이사로서 2007. 5. 2.경 피고와 공제기간을 2007. 5. 3.부터 2008. 5. 2.까지, 공제가입금액을 1억 원으로 하여, 부동산중개업자인 공제가입자가 부동산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피고가 거래당사자에게 발생한 재산상 손해를 공제가입금액의 한도 내에서 보상하여 주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공제계약을 체결한 사실, 최00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00에 있는 00빌리지라는 다세대주택에 관하여 건물주인 양00으로부터 건물 관리, 월세 임대차계약 체결, 월세 수령 등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았을 뿐 전세계약을 체결할 아무런 권한이 없었음에도, 2007. 8. 21. 원고들과 00빌리지 3층 301호에 관하여 이 사건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전세보증금을 지급 받아 이를 편취한 사실, 최00은 2008. 9. 5.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고단1290, 4168(병합) 사건에서, 위 편취사실을 포함하여 2001. 12. 20.부터 2008. 1. 5.까지 사이에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및 강남구 논현동 소재 다세대주택의 건물주들로부터 월세계약의 체결을 위임받고도 세입자들과 전세계약을 체결하여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범죄사실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사실, 최00은 이 사건 전세계약 체결 당시 원고들에게 피고가 발행한 공제증서 사본을 제공하였고, 피고의 공제약관 제17조는 “공제계약에 관하여 공제가입자 또는 이들의 대리인의 사기 또는 계약의 성립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행위가 있었을 때에는 무효로 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라.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최00이 이 사건 공제계약을 체결할 당시 장래 공제사고를 일으킬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공제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미 공제사고의 발생 여부가 객관적으로 확정되어 있어서 이 사건 공제계약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의 주장과 같이 최00이 이 사건 공제계약을 체결할 당시 기왕의 편취사실 및 장래 공제사고를 일으킬 의도가 있음을 피고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원고들은 이 사건 공제계약의 채권담보적 기능을 신뢰하여 이 사건 전세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이러한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제계약에 관하여 최00의 기망이 있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제약관 제17조에 의하여 무효를 주장하여 대항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부적절하거나 미흡한 점이 없지 않으나, 이 사건 공제계약이 이 사건 공제약관 제17조에 의하여 무효가 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계약무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약관의 해석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 계약 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그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당해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81633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60305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전세계약 체결 당시 최00이 원고들에게 제공한 피고 발행의 공제증서 사본의 표면에는 ‘공제금액 1억 원’ 및 공제기간과 함께 “피고는 뒷면에 기재된 공제약관 및 이 증서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공제계약을 체결하고 그 증으로 이 증서를 발행합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의 공제약관 제1조(보상책임)는 “피고는 부동산중개업자인 공제가입자가 부동산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공인중개사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거래당사자가 입은 손해를 공제증서에 기재된 사항과 이 약관에 따라 보상하여 드립니다”라고, 제2조(보상의 한도와 범위) 제1항은 “피고가 보상하는 금액은 공제가입금액을 한도로 합니다”라고 각기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이 사건 공제계약 체결 당시 피고의 공제약관 제2조 제1항은 “피고가 보상하는 금액은 공제가입금액을 한도로 합니다”라고만 하고 있을 뿐 ‘공제사고 1건당 보상금액은 공제가입금액을 한도로 한다’는 취지를 명시하고 있지 않으므로, 공제약관 제2조 제1항을 “피고가 공제기간 동안 발생한 모든 공제사고에 대하여 보상하는 총 금액은 공제가입금액을 한도로 합니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제약관 제1조와 제2조 제1항 및 공제증서의 공제금액란의 문구를 놓고 평균적 고객의 관점에서 평이하고 통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의미로 연결하여 이해하면, 이를 “피고는 부동산중개업자인 공제가입자가 부동산중개행위를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공인중개사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거래당사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하되, 그 금액은 공제가입금액을 한도로 합니다”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고, 공제약관 제2조 제1항을 ‘공제사고 1건당 보상한도’로 보는 해석에 객관성과 합리성도 인정된다.
  따라서 앞서 본 약관해석의 원칙에 따라 피고의 공제약관 제2조 제1항은 이를 ‘공제사고 1건당 보상한도’를 정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다39949 판결 참조).
  다. 원심판결의 이유설시에 다소 부적절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피고의 공제약관 제2조 제1항이 ‘공제사고 1건당 보상한도’를 정한 것으로 본 종전의 대법원의 견해에 따른 원심판결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제사업자의 보상책임 한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의 공제규정, 공제약관 및 공인중개사법과 그 시행령의 논리적⋅체계적 해석, 국토해양부장관의 의견, 공제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대법원판례는 변경되어야 한다는 상고이유의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해자에게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하며, 배상의무자가 피해자의 과실에 관하여 주장하지 않는 경우에도 소송자료에 의하여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만,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피해자의 바로 그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10453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최00의 고의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공제계약에 따른 공제금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 피고의 과실상계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고들이 양00로부터 건물인도의 소를 제기당하고도 피고에게 아무런 소송고지를 하지 않은 채 응소하였다가 패소를 단정하고서 양00이 구하는 청구를 모두 들어주고 소 취하 합의를 함으로써 전세보증금 전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음에도 이러한 사정을 심리하여 손해액 산정에 참작하지 않은 원심의 조치에는 손해액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피고가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내세우는 새로운 주장으로서 원심 변론종결 이전에는 주장한 바 없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손해는 위 소송의 결과에 따라 발생한 것이 아니라 최00의 기망에 의하여 전세보증금을 편취당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에서 참고하세요.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최광석의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프로필보기
나도 한마디  전체 0

닉네임

등록

증권

코스피 2,023.25
종목 검색

인기검색 순위

코스피/코스닥 인기검색순위
코스피 코스닥
SK디스커버... +0.60% 휴온스 -1.28%
SK디앤디 -2.47% 툴젠 -2.21%
SK가스 +0.84% DMS -4.01%
더존비즈온 -1.50% 대원미디어 -1.64%
한국항공우... -2.27% 도이치모터... -3.28%

20분 지연 시세

외국인 순매수

외국인 순매수 코스피
코스피
삼성전자 -2.06%
삼성SDI -0.70%
카카오 -0.71%
셀트리온 +1.40%
LG화학 -2.27%
외국인 순매수 코스닥
코스닥
카페24 +1.71%
메디포스트 +3.83%
에코프로 -0.71%
루트로닉3우... +5.14%
엔지켐생명... +17.11%

20분 지연 시세

기관 순매수

기관 순매수 코스피
코스피
삼성중공업 +3.56%
현대중공업 +2.33%
LG디스플레... +4.85%
삼성전자우 +0.26%
현대모비스 +2.14%
기관 순매수 코스닥
코스닥
와이지엔터... +5.99%
에스엠 +3.74%
메디톡스 +2.86%
파라다이스 +0.27%
원익IPS +0.63%

20분 지연 시세

포토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