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증금의 10%인 위약금약정의 효력

2011-07-27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6,315 | 추천수 245


분양가상한제를 의식해서 매매형식의 분양이 아닌 임대방식을 택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한남 더힐 아파트가 최근 선고된 판결로 다시 언론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중앙지방법원 2011. 6. 17.선고 2011가합882 계약금반환판결인데, 임차인의 계약위반으로 임대차계약이 해제될 때 임대인이 임대보증금의 10%를 몰수하도록 한 임대차계약내용이 약관법에 비추어 무효라는 판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 일단 판결전문을 소개한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60번지 일대에서 ‘한남 더 힐’이라는 임대주택의 분양사업을 하는 사업자이다.
나. 원고는 2009. 3. 3. 피고와 ‘한남 더 힐’ 1**동 12**호를 임대보증금은 2,014,100,000원, 월 차임은 3,429,000원, 임대차기간은 ‘입주지정기간 개시일로부터 5년’으로 정하여 임차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 피고에게 1차 계약금 201,400,000원을 지급하였다.
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다.

제1조 [임대보증금/임대료 및 납부방법/임대차기간]
② 원고는 임대보증금을 아래와 같이 피고에게 납부하기로 한다.
계약금 201,410,000원(2009. 3. 3.), 201,410,000원(2009. 4. 27.)
중도금 1회 402,820,000원(2010. 3. 20.) 2회 201,410,000원(2010. 6. 20.)
3회 201,410,000원(2010. 9. 20.)
잔금 805,640,000원(입주예정일)
③ 원고가 제2항의 납부약정일까지 임대보증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제3조에 의한 연체료를 가산하여 납부하여야 한다.

제3조 [연체료]
원고가 제1조 제2항의 납부약정일까지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은행법에 따른 금융기관으로서 가계자금 대출시장의 점유율이 최상위인 금융기관의 일반자금대출 최저 연체요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연체료를 가산하여 납부하여야 한다.

제12조 [임대차계약의 해제 및 해지]
① 원고가 아래와 같은 행위를 하였을 경우, 피고는 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임대차 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12. 제1조에서 정한 임대보증금을 납부약정일로부터 3개월 이상 연체한 경우

특약사항

제4조 [위약금 및 배상금 등]
① 원고가 제12조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거나 원고의 일방적인 요청으로 해제 또는 해지시에는 임대보증금 총액의 10%는 위약금으로 피고에게 귀속한다. (이하 ‘이 사건 특약’이라 한다)

라. 한편, 원고가 2차 계약금을 약정된 지급기일까지 지급하지 않자, 피고는 원고에게 2차 계약금의 지급을 최고하였으나 결국 이를 지급받지 못하였다. 이에 피고는 2009. 9. 23. 원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제하고, 이미 지급한 1차 계약금이 피고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었음을 통지하였다.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특약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에서 말하는 ‘약관’에 해당하는데, 해제시의 위약금에 관하여 정한 이 사건 특약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약관조항으로서 약관규제법 제6조 또는 제8조에 의하여 무효이다. 한편,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결국 피고의 해제통지로 인하여 해제되었는데 이 사건 특약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상회복으로 원고에게 1차 계약금 전액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이 사건 특약이 약관에 해당하는지 여부
약관규제법 제2조 제1호에서는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는 피고가 다수의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미리 마련해 둔 계약서인 점, ②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는 임차인, 동․호수, 면적 등에 관한 항목을 제외하고는 일정한 내용과 형식을 미리 갖추어 부동문자로 활자화 되어 있는 점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특약은 약관규제법에서 정하는 약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약관규제법 제6조 및 제8조 위반 여부
약관규제법은 제6조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이다(제1항)”,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제2항)”고 규정하면서 제2항 제1호에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을 들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8조에서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특약이 약관규제법 제6조 및 제8조에 반하여 무효인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① 임대차계약에서의 임대보증금은 매매계약에서의 매매대금과 달리 임대차기간이 종료된 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그대로 반환해 주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②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분양전환(매매)을 전제로 하여 임대보증금이 매매대금과 다름없다는 것인데, 그에 따라 위약금으로 정한 액수인 임대보증금의 10%는 상당히 큰 금액이다.
③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새로운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그 손해가 그리 큰 것으로 보이지 않는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위약금은 피고의 실제 손해액에 비하여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④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 특약과 유사한 내용을 포함한 약관을 불공정한 약관으로 판단하고, 그에 대한 시정권고 또는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구속되지는 않음은 물론이나, 고객에게 부당하게 약관을 작성하였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고려할 여러 사정 중의 하나로 참작할 수는 있다).
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아파트 표준임대차계약서에는 임차인이 의무를 위반하여 임대인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경우, 위약금으로 “해제 또는 해지시의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를 기준으로 하여, 임대보증금을 한국주택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율에 따른 연임대료로 산정한 금액과 약정 월 임대료 합계에 해당하는 금액을 합한 임대료 총액의 100분의 10을 배상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는 상당 부분이 위 표준임대차계약서를 따라 작성된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위약금 부분은 특히 그 액수를 증가시켜 정해 놓은 것으로 보이는데(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아파트 표준임대차계약서는 사업자 등에게 권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와 달리 규정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무효라든가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역시 고객에게 부당하게 약관을 작성하였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고려할 여러 사정 중의 하나로 참작할 수는 있다), 위 표준임대차계약서에 따른 위약금은 약 55,820,750원 [=(2,014,100,000원×3.5%×5년 + 3,429,000원×12월×5년)×10%] 정도로서 이 사건 특약에 따른 위약금 201,410,000원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액수이다.
⑥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실질적으로 매매계약과 다름없다고 하나, 분양전환시 임차보증금만으로 임차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감정평가를 하여 그 금액으로 매수할 수 있으므로, 매매계약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특약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자, 고객에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특약은 약관규제법 제6조 및 제8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3) 한편, 표준임대차계약서에서도 예정하고 있듯이 약관으로서 적정한 금액을 위약금으로 정하는 것은 가능하나, 이 사건 특약 전체를 무효로 보지 아니하고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부분을 감액한 나머지 부분만으로 그 효력을 유지시키는 것은, 고객으로 하여금 어느 정도까지 배상액이 감액될 것인가 하는 불안정한 지위에 서게 할 뿐 아니라 약관을 사용하는 사업자에 대하여는 전부무효의 위험이 제거되는 결과 처음부터 상당한 내용의 약관조항을 만들거나 부당한 약관조항의 내용을 스스로 순화하도록 배려할 의무를 소홀히 하게 함으로써, 사업자의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여 작성된 불공정한 내용의 약관이 통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그 내용을 규제하여 소비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할 것을 목적으로 한 약관규제법의 취지를 몰각할 우려가 있어 허용할 수 없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20475, 20482 판결 등 참조).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1차 계약금 전액인 201,41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차 계약금 지급일인 2009. 3. 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1. 6. 1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판결의 의의

이 판결에 대해 언론은, “임대차계약 해제 시 임대차보증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정한 특약은 불공정한 약관에 해당돼 무효라는 판단을 한 첫 판결이다”, “앞으로는 임대차계약을 위반하더라도 보증금의 10%를 몰수하기가 어렵게 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법리와 선례라는 점에서 이 판결의 의의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매매계약과는 달리 임대차계약은 약관의 형식으로 보증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정한 것은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점에서 약관법상 무효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약관이 무효라면 합리적으로 타당한 선까지 감액을 하고 나머지는 몰수를 인정하는 (약관 아닌) 일반계약과 달리 약관인 계약조항은 그 계약조항 자체가 무효이어서 일정 금액의 몰수조차 허용치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약관이 아닌 일반적인 계약이라면 법원의 판단으로 보증금의 5% 선까지 몰수가 적당하다는 결정을 하면서 5%를 초과한 나머지는 반환하라는 판단을 했겠지만(민법 398조 2항), 이 판결은 약관인 계약조항 자체가 무효라는 점에서 받은 계약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판단을 하게되었다(이 판결대로라면, 무효인 위약금약정 자체가 무효가 되어 위약금약정이 아예 없는 상태로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손해배상책임의 이론에 따라 손해와 손해액수의 발생을 주장하는 측에서 모두 입증하지 못하면 배상을 받기가 어렵게 된다).


★ 민법 제398조(배상액의 예정)
① 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
②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③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이행의 청구나 계약의 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④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

★ 민법 제551조(해지, 해제와 손해배상)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393조(손해배상의 범위)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먼저, 이 판결의 두 번째 의미는 이미 관련 법리가 대법원판결을 통해 여러차례 판단이 되어왔다는 점에서 선례적인 면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없고, 또 최고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따른 이상 논쟁의 여지도 별로 없다고 본다. 관련 대법원 판결은 다음과 같다.


★대법원 1994.5.10. 선고 93다30082 판결 【부당이득금】

【판결요지】

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8조의 각 규정에 비추어 보면,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나. 한국토지개발공사가 공급하는 분양용지의 당첨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 분양용지의 공급가액의 10%에 상당하는 분양신청금을 한국토지개발공사에 귀속시키는 약관조항이 고객인 당첨자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이 유】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 한국토지개발공사가 1992.3.23. 대전 둔산지구 단독주택 건설용지 분양공고를 하여 원고가 위 분양공고에 따라 4.3. 피고가 지정한 충청은행에 분양신청금 10,000,000원을 납부하고, 4.10. 추첨결과 원고가 분양대금 109,800,000원에 둔산지구 213의 2의 용지를 당첨받은 사실, 원고가 당첨된 후 피고와 사이에 위 용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위 분양공고 제7항의 "당첨후 지정기한내에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에는 당첨을 무효로 하며 분양신청금은 이 공사에 귀속됩니다."라는 약관조항에 의하여 위 분양신청금을 피고에 귀속시킨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약관조항은 실수요자 이외의 투기적 동기에 의한 신청을 방지하고 실수요자가 분양추첨에서 낙첨되는 결과를 방지하며, 당첨자에 대하여 향후의 매매계약의 체결을 담보하여 당첨 후 무계약상태를 방지하고 분양용지의 공급가액의 10%에 해당하는 위 분양신청금을 납부하게 함으로써 대량신청에 의한 불필요한 사무의 폭주를 방지하는 기능을 하는 한편, 당첨자가 정당한 사유없이 매매계약체결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경우에 위 분양신청금은 당첨자의 매매예약자로서의 매매계약체결의무 이행의 확보를 목적으로 하여 그 불이행시 이를 피고에 귀속시킴으로써 피고의 손해를 전보하게 하려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 원고가 투기의 목적이 없는 선의의 미계약자라는 사유만으로는 위 약관조항이 무효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다만 위 분양신청금은 분양당첨으로 인한 매매예약의 당사자가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피고가 입게 되는 손해를 배상하기 위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인데, 원고는 매매예약의 단계에서 단지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함에 있어 귀책사유가 있을 뿐 투기의 목적으로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에게 특히 현저한 손해가 발생되지 않은 점 등의 사유를 들어 손해배상액으로서 금10,000,000원을 예정한 것은 부당하게 과다하여 그 액수를 금5,000,000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은 제6조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이다(제1항). 약관에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약관조항은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제2항)."고 규정하고 제1호에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을 들고 있으며, 제8조에서는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은 이를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관계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위 약관조항이 실수요자 이외의 투기적 동기에 의한 분양신청을 방지하여 실수요자가 분양추첨에서 낙첨되는 결과를 방지하고, 당첨자에 대하여 향후의 매매계약의 체결을 담보하여 당첨후 무계약상태를 방지하고 분양용지의 공급가액의 10%에 해당하는 위 분양신청금을 납부하게 함으로써 대량신청에 의한 불필요한 사무의 폭주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인 배려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임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지만, 피고가 분양의 방법에 의하여 토지를 공급하는 경우 공급단위필지수의 100분의5 범위안에서 예비대상자를 정할 수 있으므로 당첨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더라도 피고에게 특별히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분양용지의 공급가액의 10%에 상당하는 분양신청금을 미리 납부하게 하는 것 자체로써 진정한 실수요자 이외의 자가 분양신청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뿐더러, 구태여 분양신청금을 피고에게 귀속시키지 않더라도 당첨자가 장래 주택이나 단독주택건설용지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이익이 박탈되기 때문에 계약의 체결도 어느 정도 담보될 수 있는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정들과 한국토지개발공사법 및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목적 등으로 미루어 보면, 당첨자에게 계약의 체결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양용지의 공급가액의 10%에 상당하는 분양신청금을 일방적으로 피고에게 귀속시키는 위 약관조항은, 고객인 당첨자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이라고 할 것이므로, 무효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위 약관조항이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및 제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뿐만 아니라 원심은 위 약관조항이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킨 것이 아니어서 무효가 아니라고 판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원고가 매매예약의 당사자로서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피고가 입게 될 손해로 배상하여야 할 액으로 예정한 것이 부당히 과다하다는 이유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적용하여 그 손해배상의 예정액을 반으로 감액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이유가 모순되는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중 원고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다19758 판결 【부당이득금반환】

【판결요지】

[1]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8조의 각 규정에 비추어 보면,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2] 약관조항이 무효인 이상 그것이 유효함을 전제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적용하여 적당한 한도로 손해배상예정액을 감액하거나,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부분을 감액한 나머지 부분만으로 그 효력을 유지시킬 수는 없다.

[3] 한국토지공사가 공급하는 분양용지의 당첨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 공급가액의 10%에 상당하는 분양신청예약금을 한국토지공사에 귀속시키는 약관조항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고객인 당첨자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무효이고, 한국토지공사가 위 약관조항을 그 후 개정된 약관과 같이 당첨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는 경우로 수정 해석하였다 하더라도 역시 무효라고 본 사례.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설시와 같은 이유로 그 판시 이 사건 분양신청예약금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판단한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분양신청예약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은 제6조 제1항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이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약관에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약관조항은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에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을 들고 있으며, 제8조에서는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은 이를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당원 1994. 5. 10. 선고 93다30082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 이 사건 약관조항이 공급가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분양신청예약금을 미리 납부하게 함으로써 그 주장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는 있지만, 관계 증거에 의하면, 피고가 분양하기로 한 공급대상 토지는 합계 1,015필지(1군 298필지, 2군 586필지, 3군 131필지)로서 분양추첨의 방법은 각 군별 분양필지 전체를 대상으로 무작위로 전산추첨하되 각 군별 분양필지수의 50%를 예비당첨자로 선정하여 미계약자 또는 계약취소자 발생시 예비당첨 순서에 따라 추가로 당첨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더러 원고가 분양신청을 한 2군의 경우 분양추첨시까지 416명만이 분양신청을 하여 모두 당첨된 결과 공고된 공급대상 토지 586필지 중 170필지가 잔여 필지로 남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와 같은 당첨자가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피고에게 특별히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공급가액의 약 10%에 상당한 분양신청금을 미리 납부하게 하는 것 자체로써 진정한 실수요자 이외의 자가 분양신청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며, 주택공급에관한규칙에 의하면 당첨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면 장래 주택이나 단독주택건설용지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이익을 박탈당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분양신청금을 피고에게 귀속시키지 않더라도 계약의 체결도 어느 정도 담보될 수 있으며, 기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한국토지공사법의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당첨자에게 계약의 체결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양용지의 공급가액의 약 10%에 상당하는 분양신청예약금을 일방적으로 피고에게 귀속시키는 이 사건 약관조항은 고객인 당첨자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들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할 것이 못된다.

나. 원심은 가사 피고가 이 사건 약관조항을 그 주장과 같이 '정당한 사유 없이'를 추가하여 "당첨 후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분양신청금이 피고 공사에게 귀속된다."는 것으로 수정하여 해석한다고 할지라도, 위에서 본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에게 별다른 손해가 생길 여지가 없음에도 투기목적으로 분양신청을 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는 원고가 공급가액의 약 10%라는 다액을 몰취당하는 것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8조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볼 것이라는 점에서 달라질 수 없다 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한편 원고가 피고로부터 새로이 수정한 약관조항과 함께 그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받고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아니하고 있다가 갑자기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라. 또한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약관조항이 무효인 이상 그것이 유효함을 전제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적용하여 적당한 한도로 손해배상예정액을 감액하거나,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부분을 감액한 나머지 부분만으로 그 효력을 유지시킬 수는 없다 할 것이다(위 93다30082 판결 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들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 2009.8.20. 선고 2009다20475,20482 판결 【건물명도및임대료·임대차보증금등】

【판결요지】

[1]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약관조항이 무효인 경우 그것이 유효함을 전제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적용하여 적당한 한도로 손해배상예정액을 감액하거나,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부분을 감액한 나머지 부분만으로 그 효력을 유지시킬 수는 없다.

[2]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8조의 각 규정에 비추어 보면,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나 위약벌 등을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임차인의 월차임 연체에 대하여 월 5%(연 60%)의 연체료를 부담시킨 계약조항 및 임차인의 월차임 연체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경우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하도록 한 계약조항이, 임차인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8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중략>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제5조 제3항의 연체료 약정이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이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의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한 데 대하여, 위 연체료 약정이 임차인에 대하여 월 차임을 지체할 경우 고율의 연체료를 부담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는 점만으로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다만 위 연체료 약정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법원은 같은 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는데 위 연체료 약정은 그 손해액의 크기나 채무액에 대한 비율에 비추어 부당히 과다하므로 이를 연 20%의 비율로 감액함이 상당하다고만 판단하고, 위 연체료 약정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에 의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약관조항이 무효인 경우 그것이 유효함을 전제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적용하여 적당한 한도로 손해배상예정액을 감액하거나,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부분을 감액한 나머지 부분만으로 그 효력을 유지시킬 수는 없고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다19758 판결 등 참조), 한편 임차인의 월 차임 연체에 대하여 월 5%(연 60%)에 달하는 연체료를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8조 등에 의하여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대법원 2000. 7. 6. 선고 2000다18288, 18295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위 연체료 약정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에 의하여 무효라는 피고의 위 주장에 대한 판단을 유탈함으로써 이 부분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제6조 제1항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이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약관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약관 조항은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에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을 들고 있으며, 제8조에서는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조항은 이를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나 위약벌 등을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여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다19758 판결, 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696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제16조 제3항에서 규정한 위약금을 위약벌 약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 다음, 위약벌 약정은 위 법률 제8조에서 정하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위 위약금 규정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우선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제16조 제3항에서 규정한 위약금을 원심과 같이 이른바 위약벌로 본다 하더라도, 그것이 약관 조항인 이상 앞서 본 바와 같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및 제8조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이다.

또한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증거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제16조 제1항 ‘바’호에서 월 차임을 2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등에는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제3항에서는 제1항의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 등으로 계약이 해제·해지되는 경우 임대차보증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면서, 제4항에서는 임차인으로 하여금 제3항의 위약금과 별도로 제1항 각 호의 사유로 인한 실손해를 배상하도록 할 뿐 아니라, 제5조 제3항에서 임차인으로 하여금 월 차임 연체에 대한 고율의 연체료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는 임대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해지될 경우 등에 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 또는 위약벌의 규정이 전혀 없고, 그 밖에도 임대차보증금을 임대차 목적물의 명도 및 원상복구 완료 후에 반환하도록 한다는 등(제7조 제2항) 임대인의 편의를 위한 여러 규정을 두고 있는 사실, 반면 임차인은 월 차임에 관한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각종 공과금을 모두 부담하도록 되어 있고, 계약기간이나 월 차임 등에서 임대인으로부터 어떠한 혜택을 부여받지도 못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월 차임 연체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경우 임차인으로 하여금 임대차보증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하도록 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제16조 제3항은 임차인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으로서 위 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 제8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앞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제16조 제3항이 위 법률 제8조 등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및 제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하지만, 첫 번째 판결의 의미는 선례라는 면에서 중요하고 또 향후 상당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보도에서와 같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지급하지 못해 계약이 해제되면 계약금으로 정해진 보증금의 10% 정도를 위약금으로 약정하는 경우가 관행이다시피 하고, 법원 역시 위약금약정이 지나치다고 명시적으로 인정한 판단은 거의 없었다(물론, 재판조정 과정에서는 법원이 적당한 양보를 임대인에게 권하는 경우는 적지않았다). 따라서, 이 판결은 이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이 사건 피고의 경우 해당 사업장 임대관리에 비상이 걸렸을 것으로 것이고, 유사한 다른 경우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 사건 상급심에서도 불꽃튀는 공방이 예상된다.

필자의 경우는 이 판결의 타당성에 상당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건과 같은 임대차계약이 아니라 매매(분양)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계약위반이 되면 대금의 10% 정도의 위약금을 사전에 약속하는 것은 약관의 형식으로라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 법원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런데, 이 판결은 ‘임대차계약은 매매(분양)계약과 위약금 기준이 달라져야한다’는 전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임대차계약에서의 임대보증금은 매매계약에서의 매매대금과 달리 임대차기간이 종료된 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그대로 반환해 주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거나,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새로운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그 손해가 그리 큰 것으로 보이지 않는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위약금은 피고의 실제 손해액에 비하여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는 판시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판결의 견해와는 입장을 달리한다. 예를 들어서, 매매(분양)의 이행과정에서 매수인이 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될 경우 대금의 10% 정도인 계약금을 매도인이 몰수하는 내용의 위약금약정은 지나치게 과다하지 않다는 것이 거래관행이고 또 재판 실무적으로도 이렇게 이해되고 있다. 대법원 1989.12.12. 선고 89다카10811 판결 【계약금반환】사건에서 대법원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 함은 계약당사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가리킨다”는 전제하에, 대금 935,000,000원의 부동산매매계약에서 95,000,000원을 위약금으로 한 것을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하여 6천만원으로 감액한 하급심의 판단이 “계약당시의 거래관행”의 측면에서 잘못되었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 대법원 1989.12.12. 선고 89다카10811 판결 【계약금반환】

【판결요지】

가.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당사자 사이에 계약금을 수수하면서 매도인이 위 계약을 위반할 때에는 매수인에게 계약금의 배액을 지급하고 매수인이 이를 위반할 때에는 계약금의 반환청구권을 상실하기로 약정하였다면 이는 위 매매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의 약정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약정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액 예정의 성질을 지닌다.

나.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 함은 계약당사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계약당일 원판시 계약금을 수수하면서 피고가 위 계약을 위반할 때에는 원고에게 계약금의 배액을 지급하고, 원고가 이를 위반할 때에는 계약금의 반환청구권을 상실하기로 약정한 바 있다면, 이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의 약정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약정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액예정의 성질을 지닌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원·피고 사이에 수수된 계약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본 조치는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해약금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와 피고가 원판시 부동산을 대금 935,000,000원에 매매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매매계약상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액으로 예정한 금 95,000,000원은 그 매매대금의 수액과 원고의 이 사건 계약체결 및 위약의 경위나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하여 이를 금 60,000,000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 함은 계약당사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할 것이므로 원판시 이 사건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원심으로서는 원심이 들고 있는 사유 이외에 이 사건 계약당시의 거래관행이 있는지를 심리하고 그 거래관행도 참작하여 일반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위와 같이 판시한 것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에 대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결국, 사회적으로 용인된 거래관행을 근거로 재판실무상으로도 매매대금의 10% 위약금은 지나치지 않고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위약금을 정하는 취지나 방법이라는 면에서 임대차계약이라고 해서 매매계약과 본질적으로 다르게 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필자의 판단에는 적어도 임대차계약기간이 개시하기 이전에 보증금을 나누어서 받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계약이행을 독려하게 하는 차원에서 정해진 위약금은, 임대차계약이건 매매계약이건간에 크게 차이가 없다고 본다. 즉, 보증금이나 매매대금지급 단계에서 계약이행이 되지 않으면 어느 계약이건간에 상대방을 다시 구해야하는 등의 손해와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새로운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그 손해가 그리 큰 것으로 보이지 않는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위약금은 피고의 실제 손해액에 비하여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는 이 판결의 판단 역시 매매계약과 비교해서 생각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매매계약이 해제되더라도 매도인은 매매목적물을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대금의 10% 위약금몰수는 매도인이 입은 실손해보다는 대부분 큰 경우가 많지만, 체결된 계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정하고 자금계획을 준비하는 등까지 감안하면 10% 패널티가 부당하게 과하지 않다는 것이 사회통념이고 이를 법원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면, 마찬가지 논리로 임대차계약의 경우에도 이를 달리 판단할 명분은 적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서 본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20475,20482 판결은 임대차기간 도중에 임차인이 월차임을 연체하는 등의 이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하도록 한 계약조항은 임차인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공정을 잃은 것으로 무효라는 판단을 한 바 있지만, 이는 보증금이 모두 지급된 후 임대차기간이 개시된 이후 “차임연체”라는 계약위반에 대한 패널티라는 점에서, 임대차계약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보증금 자체의 미지급과는 위반의 정도에서 큰 차이가 있어 함께 다루어 질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 사건은 임대인에 비해 사회적인 약자로 보일 수 있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지급하지 못해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반대로 임대차보증금이 지급되고 있는 도중에 임대인이 다른 사람에게 무단으로 임대차해버린 사안과 같이 임대인의 계약위반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자면, 임차인의 보호라는 명분에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편, 위 판결이 약관 무효를 결정함에 있어 참고로 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임대차계약서는 위약금 산정에 있어 보증금 자체가 아니라 실 차임을 기준으로 하고는 있지만, 정작 위약의 대상인 계약위반 사유는 이 건과 같은 임대차보증금 미지급이 아닌 계약개시 이후에 차임을 연체하는 등의 사유라는 점에서, 이 건에 그대로 참고하기가 적절치 않다고 본다.



★ 공정거래위원회 제정 표준임대차계약서

제10조(임대차계약의 해제 및 해지)
① “을”이 아래 각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갑”은 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1.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임대주택을 임대받은 경우
2. 법 제1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임대주택의 임차권을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임대주택을 전대한 경우
3. 임대차기간이 시작된 날부터 3월 이내에 입주하지 아니한 경우. 다만, “갑”의 귀책사유로 입주가 지연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 임대료를 3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경우
5. 임대주택 및 그 부대시설을 “갑”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개축․증축 또는 변경하거나 본래의 용도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6. 임대주택 및 그 부대시설을 고의로 파손 또는 멸실한 경우
7.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아 건설한 공공 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기간 중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 다만, 상속․판결 또는 결혼 등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와 당해 임대주택의 입주자 모집 당시 주택공급에관한규칙 제8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선착순의 방법으로 임차권을 취득한 경우는 제외한다.
8. 기타 이 표준임대차계약서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② “을”은 아래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에 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1.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임대주택에 거주하기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인정한 경우
2. “갑”이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지정한 기간내에 하자보수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3. “갑”이 “을”의 의사에 반하여 임대주택의 부대․복리시설을 손괴 또는 철거시킨 경우
4. “갑”의 귀책사유로 입주기간 종료일로부터 3월 이내에 입주할 수 없는 경우
5. “갑”이 이 표준임대차계약서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제11조(임대보증금의 반환)

① “을”이 “갑”에게 예치한 임대보증금은 이 계약이 종료되거나 해제 또는 해지되어 “을”이 “갑”에게 주택을 명도함과 동시에 반환한다.

② 제1항의 경우 “갑”은 주택 및 내부 일체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후 “을”이 “갑”에게 납부하여야 할 임대료․관리비 등 제반 납부액과 제9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을”의 수선유지 불이행에 따른 보수비 및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특약으로 정하는 위약금․불법거주에 의한 배상금․손해금 등 “을”의 채무를 임대보증금에서 우선 공제하고 그 잔액에 대하여 반환한다.

제14조(특 약)

② 제11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위약금 및 불법거주에 의한 배상금․손해금은 다음 각호에 따른다.
1. “을”이 제10조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거나 “을”의 일방적인 요청으로 인하여 본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경우에는 “을”은 “갑”에게 위약금으로 해제 또는 해지시의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를 기준으로 하여 임대보증금을 한국주택은행 1년만기 정기예금 이율에 따라 연임대료로 산정한 금액(2년분)과 약정 월임대료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합한 임대료 총액의 100분의 10을 배상한다. 단, 계약기간이 1년이하인 경우에는 1년분만을 계산하기로 한다. 그러나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증빙자료를 첨부하여 당해 임대사업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에는 위약금 납부를 면제할 수 있다.

㈀ 근무․생업 또는 질병치료 등을 이유로 임차인이 거주하는 주택건설지역(특별시․광역시․시․군의 행정구역 또는 도시계획구역을 말한다)과 다른 주택건설지역으로 퇴거하고자 하는 경우
㈁ 상속에 의하여 취득한 주택으로 이전하고자 하는 경우
㈂ 해외로 이주하거나 1년 이상 해외에 체류하고자 하는 경우

2. “갑”이 제10조제2항 각호의 1에 해당하여 “을”이 계약해제 또는 해지할 경우에는 “갑”은 “을”에게 위약금으로 제1호의 규정에 의한 방법으로 계산한 금액을 배상한다.

3. “을”은 이 계약 종료일 이후에도 주택을 명도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계약의 해제․해지 통보일 이후 1개월이 경과한 날로부터 주택을 명도한 날까지의 기간동안 임대료와 관리비의 1.5배에 상당하는 금액을 일할로 계산하여 불법거주에 의한 배상금․손해금등 “을”의 채무를 임대보증금에서 우선 공제하고 그 잔액에 대하여 반환한다.


★ 한편, 이 판결은 모든 임대차계약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고 “약관”의 경우에 한정된 판단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약관의 형식이 아닌 임대차계약에는 이 판결을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 일부 언론의 경우에는 “약관”의 의미를 오해해서 임대인이 주도해서 작성한 계약서 정도로 포괄적으로 보고 이 판결의 의미를 확대해석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이 판결의 견해처럼 임대차계약을 매매와 근본적으로 다르게 본다고 하면, 약관이 아닌 일반 임대차계약의 경우에도 민법 398조 2항의 운용에서 다소 참작될 수는 있을 것이다.

향후 상급심의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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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의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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