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계약체결의 노하우(상)

2010-06-04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29,310 | 추천수 351

부동산 거래 등 경제생활에 있어 계약체결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성공적인 계약체결의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입증책임을 고려하라

계약체결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합의되고 거론된 내용을 계약서에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다. 계약과정에서 서로 합의된 내용이 정확하게 서면화되지 못하면 서로간에 기억이 다르거나 아니면 어느 일방이 진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분쟁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계약내용 그대로를 정확하게 계약서상에 서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합의된 내용을 계약서상에 서면으로 정확히 반영해야되는 필요성은 계약당사자간에 서로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임대차계약을 하면서 건물에 금이 가는 등의 하자가 있어서 이 사실을 감안해서 차임을 경감시켜주면서 계약체결된 사안을 예로 들어보자. 더 나아가, 조금 특이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필자가 직접 소송을 담당한 사건인데, 점포 임대차계약과정에서 예전에 해당 점포 내에서 자살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거론되면서 차임을 대폭 낮추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례 역시 유사한 케이스가 될 수 있다.

위 사안들 모두, 임대차 대상인 건물에 있어 일종의 “하자”라고 할 수 있는 “건물의 균열”이나, “예전의 자살사건”이라는 요소가 임대차계약체결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반영된 것이 진실인데, 이러한 문제들이 계약서상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기화로 임차인이 변심을 하면서 ‘임대차계약과정에서 이 문제들이 전혀 거론되지 않아서 결국 속아서 계약체결했으니 계약을 해제하거나 차임을 낮추어달라’는 억지주장이 가능할 수 있다. 더구나, 필자가 소송을 담당했던 “자살사건”이 있었던 점포임대차계약에서는 임차인이 개점준비과정에서 수천만원의 공사비까지 투자하면서 단순한 계약해제를 넘어 거액의 손해배상까지 문제되어서 분쟁이 커져버렸다.

위 사안들 모두 “건물균열”이나 “자살”이라는 하자가 계약체결과정에서 모두 거론되어 더 이상 계약해제나 차임감액을 문제삼을 수 없는 것이 진실이기는 하지만, 계약체결경위가 계약서상에 분명하게 기재되어있지 않다면 판단을 하는 재판부로서는 내막을 정확하게 알 수가 없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이 때 법원은 입증책임(立證責任)을 기준으로 사안을 판단하게 된다. 분쟁이 되는 사안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판사로서는 판단에 있어 어떤 기준을 가지고 나타난 증거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바로 입증책임(立證責任)인 것이다. 민사소송법상으로 입증(立證)이라는 것은, 법관으로 하여금 확신을 얻게 하는 당사자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입증책임이 있는 사람이 입증해야 될 부분에서 법관에게 확신을 가지는 상태에까지 이르지 못하게 하면 입증실패로 재판에서 불리하게 된다.

위 사안들의 경우에는, 임대차목적물상의 하자존재 그 자체는 명백하기 때문에 계약과정에서 이미 이러한 하자를 고려하거나 충분히 알고 계약이 체결되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향후 분쟁을 대비한다면 계약과정에 이런 하자가 거론되거나 반영되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계약서에 반영할 필요는 “임대인”에게 있는 것이다. 반대로, 임차인 입장에서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기 위한 꿍꿍이 속셈이 있다면 이런 계약내용이 계약서에 반영되지 않도록 적당히 넘어갈 필요가 있다.

위에서 거론한 사안과 달리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곤란한 경우도 적지 않다. 모 공중파 법률프로그램에 부동산 부분의 법률자문을 담당하면서 방송작가들로부터 받은 방송자문내용을 사례로 들어보기로 한다.

상가점포 임대차계약기간 도중에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할 개인적인 사정이 생긴 임차인 乙은, 임대인 甲에게 자신의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중도해지를 부탁하게 된다. 이에 대해 임대인 甲은 비록 계약기간이 만료되지는 않았지만 임차인 乙의 이런 사정을 공감하고 '일단 다른 세입자를 구해보자'고 긍정적으로 답을 했다. 그 후 마침 이 점포에 들어오겠다는 세입자가 나타나 임대차계약이 체결되고 그 계약금까지 기존 임차인 乙에게 건네진다.

하지만, 그 후 새로 들어오기로 예정된 세입자가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계약금을 포기하고 이 임대차계약을 파기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을 예상치못한 기존 임차인은,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자 기존 임대차계약이 완전히 끝난 것으로 믿고 임대인으로부터 받은 계약금으로 다른 곳에 새로운 점포까지 구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의 주장이 부딪히게 된다. 임차인 乙은 임대차계약종료를 이유로 임대인 甲에게 나머지 보증금의 반환을 요구하지만, 반대로 임대인 甲은, 새로운 임차인이 구해지는 전제로 기존 임대차계약을 중도해지하는 것으로 약속한 것인데,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계약이행 도중에 파기되었기 때문에 나머지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음은 물론이고,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월세도 계속 부담하라고 주장한다. 어느 주장이 타당한 것일까?

방송대본으로 만들어진 사안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도 자주 발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 핵심은, 기존 임대차계약이 합의해제되었지 하는 것인데, 판단이 쉽지 않다. 이 사안을 법리적으로 하나씩 풀어보자.

임대차계약에서 계약기간이 엄연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임대차계약이 기간 중도에 합의해제되었다는 입증책임은 임차인에게 있다. 그런데 이 사안에서 입증의 부담이 임차인에게 있는 사건이기는 하지만, 사안의 전체적인 분위기상으로 볼 때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오면 임대차계약을 중도해제시켜주겠다’는 임대인의 의사표현이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에, “중도해제 합의”라는 입증에 상당한 정도 임차인이 다가간 것은 틀림없다는 점에서 판단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새로운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이 체결되면서 다른 변수를 생각하지 못한 채 확정적으로 중도해제하겠다는 의사를 임대인이 표현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임차인과 단순히 계약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종적으로 임차인이 입점하는 것을 조건으로 중도해제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인지가 판단하기 곤란하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기존 임대차계약이 합의해제된 것으로 자문했다.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계약금을 기존 임차인에게 건넸다는 것은 기존 계약을 정리하겠다는 확실한 의사표시가 아닐까하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계약과정에서의 합의내용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할 필요성은, 합의내용에 관해 분쟁이 발생할 때 어느 쪽에 입증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해서 합리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치 못하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곤란해서 분쟁이 발생하면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들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생각없이 계약내용을 말로 대충 끝내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 서면으로 작성된 내용마저도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할 수 있는 불분명한 경우가 적지 않다. 서로간의 관계가 원만할 때는 잠재해 있다가도 관계가 악화되면서 분쟁의 불씨가 된다.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런 허점을 이용해서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진다. 재판하는 법원으로서도 이런 모호한 사실관계 정리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안이 정리되지 않다보니 본의아니게 잘못된 판단이 될 수도 있어, 사법불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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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의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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