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장, 인감증명서만으로 위임관계 단정하는 것은 위험천만

2008-08-28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9,096 | 추천수 316

부동산거래에서 본인이 아닌 대리인이 계약체결현장에 나오는 경우, 위임관계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본인의 인감도장이 찍힌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확인하는 관행이 있다. 하지만, 이런 서류 확인만으로 거래안전을 담보할 수는 없다. 대리권도 없이 본인의 도장을 가지게 된 것을 기화로 “대리”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대리로 발급받은 인감증명서는 그렇지못하지만,  본인이 직접 발급받은 인감증명서는 믿어도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적절한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해당 부동산거래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본인이 직접 발급받은 인감증명서를, 대리인이라고 사칭하는 사람이 마음대로 부동산거래에 도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청주지방법원 2003. 4. 9. 선고 2002가단7596 손해배상(기) 사건을 소개한다(이해를 위해 실제보다 간략하게 사건을 요약한다).
중개업자 甲은, 부동산소유명의자인 乙에게서 매도권한을 위임받았다는 乙과 형제관계에 있는 丙으로부터 乙소유명의 부동산에 대한 매도의뢰를 받은 뒤 이 부동산의 매수를 희망하는 丁에게 중개하는 과정에서, 丙이 소지하고 있던 乙 명의의 위임장 및 인감증명서, 도장, 주민등록등본을 확인하고서 丙의 대리권을 믿고 계약을 체결케하였다. 그런데 그후 丙이 매매대금전부를 지급받은 후 행방을 감추게되면서 밝혀진 사실관계에 따르면, 丙은 매도권한을 위임받은 것이 아니라 乙로부터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위임받으면서 이들 서류 등을 소지하게 된 것을 기화로 매도권한이 위임된 위임장을 위조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매수인 丁은, 우선 소유명의자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 결과 ‘丙에게 부동산을 매도할 적법한 대리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표현대리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패소하고 말았다.
결국, 손해를 입게 된 丁은 이 거래에 관여한 중개업자 甲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등기권리증은 소유권이전등기 단계에서 뿐 아니라 그 이전의 거래에 있어서도 당사자 본인의 증명이나 그 처분권한의 유무의 확인 등을 위하여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중개업자로서는 매도의뢰인이 알지 못하는 사람인 경우 필요할 때에는 등기권리증의 소지 여부나 그 내용을 확인 조사하여 보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중개업자로서는 丙이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지도 않았고, 잘 알고지내는 사이도 아니었으므로, 대리인으로 나온 사람이 소유명의자의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여부나 그 내용을 확인하여 처분권한의 유무 등을 조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소홀히 하였다’는 이유로 중개업자의 잘못을 인정했다. 

한편, 이 사건에서 중개업자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경우 丙에게 표현대리가 인정되어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계약이 유효하게 될 사안인데 丁이 1심 패소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신에게는 배상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 매수인 丁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등기권리증도 소지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적법한 매도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는 丙에 대하여 위 부동산의 소유자인 乙에게 적법한 대리권의 존부에 대하여 확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에서, 丁이 丙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할 대리권한이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중개업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중개업자를 통해 일부 손해를 배상받게 된 것이다.  

대리권확인은 실무에서 지나치게 소흘히 다루어지고 있는 듯한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이상-

이해를 돕기 위해 판결전문을 올린다. 

청  주  지  방  법  원

판          결

사       건          2002가단7596  손해배상(기)

원       고          서**

                       서울 **구 **동

                       송달장소 청주시 **구

                       소송대리인 변호사 남**

피       고          이**

                       청주시 **구 @@동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

변 론 종 결          2003. 3. 12.

판 결 선 고          2003. 4. 9.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2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2. 5. 24.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10은 원고의, 7/10은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4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송달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 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내지 3, 갑 제5, 6, 7호증(갑 제7호증은 갑 제8호증의 5와 같다), 갑 제8호증의 10, 14, 15, 16의 각 기재, 갑 제8호증의 12, 13의 각 일부 기재(뒤에서 배척증거로 설시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갑 제8호증의 12, 13의 각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하며, 을 제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99. 5. 4. 부동산중개업자인 피고 및 소외 김$$의 중개 하에 소외 윤**, 윤%%가 각 1/2 지분씩을 소유하고 있는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고만 한다)을 위 윤**, 윤%%의 형제로서 그들을 대리하였다고 주장하는 소외 윤&&로부터 금 5,000만 원에 매수하였다.

  나. 그런데 윤&&는 위 윤**, 윤%%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담보로 하여 대출받을 권한은 위임받았으나 이를 매도할 권한은 위임받지 못한 상태에서,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하여 윤**, 윤%% 명의의 인감증명서, 도장, 주민등록등본 등을 각 소지하고 있음을 기화로 윤&&의 친구인 소외 김$$과 함께 윤**, 윤%% 명의의 위임장을 임의로 작성하여 마치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매도권한을 위임받은 것처럼 원고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매매계약 체결 당시 윤&&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등기권리증은 소지하지 아니한 상태였다.

  다. 원고는 위 매매 계약 당일 윤&&에게 금 1,000만원, 같은 달 14.경 중도금 조로 금 2,500만 원, 같은 해 6. 21.경 잔금 조로 금 500만 원 합계 금 4,000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이 사건 제3 부동산에 대하여는 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후에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으나, 이 사건 나머지 각 부동산에 대하여는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지 못하고 있던 중, 원고는 윤**, 윤%%를 상대로 하여 이 사건 제1, 2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청주지방법원 2000가단8***호로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에서 2001. 11. 28. 원고는  윤&&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도할 적법한 대리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표현대리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청구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 판결에 대하여 쌍방이 항소하지 아니하여 이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라. 한편, 윤**, 윤%%는 이 사건 제3 부동산에 대하여 **지방법원 1999. 11. 23. 99카단1****호로 처분금지가처분결정을 받았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을 중개한 피고는 부동산중개업자로서 부동산의 권리관계 및 소유자의 매도의사 등을 사전에 확인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채 윤&&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에 대한 적법한 대리권이 있다고 믿고 매매계약의 체결을 중개한 과실로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그 손해배상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같은 법 제681조에 의하여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부동산중개업법 제16조에 의하여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행위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바, 부동산중개업법 제17조 제1항은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당해 중개물건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 사항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위 권리관계 중에는 당해 중개대상물의 권리자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 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와 동일인인지의 여부를 부동산등기부와 주민등록증 등에 의하여 조사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등기권리증은 소유권이전등기 단계에서 뿐 아니라 그 이전의 거래에 있어서도 당사자 본인의 증명이나 그 처분권한의 유무의 확인 등을 위하여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중개업자로서는 매도의뢰인이 알지 못하는 사람인 경우 필요할 때에는 등기권리증의 소지 여부나 그 내용을 확인 조사하여 보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5350 판결, 1992. 2. 11. 선고 91다36239 판결 등 참조).

  다.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을 중개한 피고는 윤&&가 등기권리증을 소지하지 아니하였고, 윤&&나 윤**, 윤%%를 잘 아는 사이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윤&&의 적법한 대리권한 여부에 대하여 전혀 확인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매매계약을 중개한 과실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라. (1)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경우 윤&&에게 표현대리가 인정되어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계약이 유효하게 될 사안인데 원고가 위 **지방법원 2000가단8***호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여 위 판결의 부당성을 다투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다투므로 살피건대, 우선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등기권리증도 소지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적법한 매도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는 윤&&에 대하여 위 부동산의 소유자인 윤**, 윤%%에게 적법한 대리권의 존부에 대하여 확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그렇다면 원고가 윤&&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도할 대리권한이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의 표현대리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시 피고는, 이 사건 제3 부동산은 이미 원고의 명의로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나머지 부동산들은 그 평수가 현저히 적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가 실제로 손해를 입은 바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제3 부동산에 대하여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적법한 대리 권한이 없는 윤&&에 의하여 체결된 원인무효의 매매계약 및 원인무효인 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에 기하여 경료된 무효의 등기로서 종국에는 말소될 운명에 있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피고는 매매대금을 직접 수령한 윤&&에 대하여 매매대금 반환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위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지 아니하고, 또한 피고는 윤**, 윤%%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추인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할 손해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윤&&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편취당한 금 4,000만 원이라고 할 것이나, 한편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의 당사자인 원고로서도 윤&&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지 아니하였음을 알게 되었다면 윤&&의 적법한 대리권한의 보유 여부를 나름대로 확인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확인을 게을리한 과실이 인정되고, 원고의 위와 같은 과실은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으나 피고의 위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인 바, 그 과실의 비율은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30퍼센트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2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송달일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02. 5. 24.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 바,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8조, 제101조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213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  _________________________



별 지

1. 충북 **군 **면 ##리 379-1 전 1,002㎡

2. 같은 리 358-4 전 1,339㎡

3. 같은 리 산 65-2 임야 11,504㎡.  끝.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최광석의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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