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지상물 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2007-03-05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4,313 | 추천수 294
 

토지를 임대하여 건물을 건축하거나 수목을 심게 될 경우 임대인, 임차인 모두가 유의해야 될 권리가 바로 지상물매수청구권이다.

따라서, 임대차계약 종료시에 토지상에 건물이나 수목 등 현존하고 있을 때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에 임대인이 거절할 경우에는 지상물을 매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러한 지상물매수제도는 임차인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강행규정이라는 점에서 임차인의 권리를 저해하는 변칙적인 방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① 임차인이 해당 토지 위에 건물 기타 지상물을 건축한 후에 이를 이용하다가 임대차기간이 끝났을 때 임차인의 비용으로 건축물을 철거한 후에 원상회복한 다음 임대인에게 토지를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 ② 임대차기간이 종료한 이후에 지상물을 임대인에게 양도하거나 아니면 아예 임대인의 명의로 건물을 짓고 임대차기간이 종료한 이후에 아무런 조건 없이 임차인이 건물을 명도한다는 약정 모두 무효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지상물매수청구권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 첫째, 지상물매수청구권 포기를 감안하더라도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게 계약이 체결된 경우이다.

대법원 역시, 토지를 점유할 권원이 없어 건물을 철거하여야 할 처지에 있는 건물소유자에게 토지소유자가 은혜적으로 명목상 차임만을 받고 토지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취지에서 토지 임대차계약이 체결되면서 임대인의 요구시 언제든지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한다는 특약으로 계약이 체결된 사례에서, “임차인의 매수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643조의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이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는 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인지의 여부는 우선 당해 계약의 조건 자체에 의하여 가려져야 하지만 계약체결의 경위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을 때에는 위 강행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논리로, 매수청구권포기를 유효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1997. 4. 8. 선고 96다45443 판결).


이런 판례를 기화로, 부동산거래실무상으로는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포기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편법적인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월 200만원의 차임만을 받는 토지임대차계약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서상으로는 ‘월 400만원의 차임을 정하되, 현실적으로는 월200만원만을 임대인에게 지급하고, 지급하지 못한 월200만원의 금액의 합계액으로 임대차계약기간 종료할 때 임대인이 지상물을 매수하는 대금을 임차인에게 지급한 것으로 갈음한다’는 취지로 기재하는 식이다.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포기함직한 파격적인 조건의 임대차조건이 있었다는 점에서 대해서는 임대인이 입증할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이런 식의 계약이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피해나가기 위한 가장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재판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어 임대차계약서 문구에 그대로 얽매이지 않고 임대차 계약당시 실제 시세에 대한 확인까지 진행될 수 있다. 


■ 둘째, 임대차계약이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해제된 경우이다. 임차인의 차임연체, 무단양도, 전대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대법원 판례 역시, 토지 임대차에 있어서 토지 임차인의 차임연체 등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임대차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토지 임차인으로서는 토지 임대인에 대하여 그 지상건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29345 판결). 계약갱신이 되지 않고 임대차를 종료해야 할 상황에서는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특히 차임연체가 실무상 많이 문제되고 있다. 2번 이상의 차임이 연체가 되면 법적으로 계약이 해제될 수 있고, 그 결과 금전적으로도 상당한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이 소멸된다는 점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임대차거래관행은 한 두번 정도의 차임연체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지상물매수청구권에 부담을 느낀 어떤 임대인은 차임수령을 일부러 회피하다가 신속(?)하게 계약해제통고를 해버리는 경우마저 있었다.


■ 최근에는 이러한 법리를 종합하여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이 유효하게 포기되었다는 취지로 하급심 판결이 선고된 바 있는데<대구지방법원 2007. 1. 26. 선고 2006가단 61748호(본소), 2006가단163637호(반소)사건>,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이 사건 담당재판부가 직접 소개한 이 사건의 개요와 의미를 소개하기로 한다.


□ 판결 요지

○ 사안의 개요

가. 원고의 남편인 소외 갑은 2000. 1. 5. 피고와의 사이에 대구 달서구 유천동 403-7 답 246㎡(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함)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600만원, 월차임 40만원, 임대차기간 토지인도일로부터 60개월로 각 정하여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제1 임대차계약’이라고 함)을 체결하였음.


나.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갑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인도받아 위 토지 지상에 별지 목록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함)을 신축한 후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01. 5. 31. 원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여 주었고, 한편 갑은 2002. 12. 3.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01. 5. 16.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음.


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월차임을 2000. 6.경부터 연체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하여 이 사건 건물의 명도 및 2000. 6.부터 위 건물의 명도 완료일까지의 차임 지급을 구하는 소(대구지방법원 2002가단31015호, 이하 ‘이 사건 소송’이라고 함)를 제기하였는바, 그 결과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02. 7. 29. 다음과 같은 내용

의 임의조정(이하 ‘이 사건 조정’이라고 함)이 성립되었음.

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에 있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제2 임대차계약’이라고 함)을 체결한다.

㈎ 임대차기간 2000. 1. 5.부터 2005. 1. 4.까지(60개월)

㈏ 임대차보증금 및 월차임 : 임대차보증금 600만원, 월차임 40만원

㈐ 피고는 원고에게 2002. 7.까지의 미지급한 차임 1천만원을 지급하되, 그 중 300만원은 2002. 8. 31.까지, 300만원은 2002. 9. 30.까지, 나머지 400만원은 2002. 10. 31.까지 각 지급한다. 만약 피고가 위 돈의 지급을 1회라도 태만히 한 경우에는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나머지 잔액 전부 및 이에 대하여 기한 이익 상실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한다.

㈑ 피고는 위 ㈐항 기재 돈 및 2002. 8.부터의 월차임은 매월 말일 원고 명의의 은행통장으로 온라인 송금한다.

㈒ 피고가 월차임을 2회 이상 지체한 경우에는 위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위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피고는 이 사건 임차목적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즉시 원고에게 위 임차목적물을 명도한다.

㈓ 임대차기간 경과로 위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에는 피고는 별지 목록 기재 건물을 철거하고 원고에게 그 대지를 인도한다(임대차계약합의 해지의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른다).

⑵ 원고와 피고는 위 임대차기간 경과 후 별도의 합의에 따라 재임대할 수 있고, 재임대시 계약내용은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른다.


라. 그 후 이 사건 제2 임대차계약상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자 원고는 피고와의 사이의 재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였고, 2005. 2. 18.경 및 2005. 4. 6.경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음을 통지하면서 이 사건 건물의 철거 및 이 사건 토지의 인도를 요구하였음.


○ 쟁점

가. 임차인의 매수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643조의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하여 그 효력이 없는 약정인지 여부의 판단 기준


나.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임대차에 있어서 임차인의 차임 연체 등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임대차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 대하여 그 지상 건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 법원의 판단

임차인의 매수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643조의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이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는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인지의 여부는 우선 당해 계약의 조건 자체에 의하여 가려져야 하지만 계약체결의 경위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을 때에는 위 강행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건축허가를 얻었고, 원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점, ②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임대차에 있어서 임차인의 차임 연체 등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임대차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 대하여 그 지상 건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제1 임대차계약체결 이후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제1 임대차계약에 따른 월차임을 2000. 6.경부터 연체하기 시작하여 이 사건 조정 성립 당시인 2002. 7. 29.경까지 이미 25개월분 상당의 차임인 1천만원의 차임이 연체되고 있었고, 이에 원고가 위 임대차계약이 피고의 차임 연체로 인하여 해지되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건물의 명도와 연체 차임 및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위 소송에서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없는 지위에 있었던 점, ③ 이 사건 조정이 성립되면서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제2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차목적물에 이 사건 토지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건물도 포함시키면서 임대차기간 경과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을 철거하고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인도하기로 약정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제2 임대차계약에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고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더구나 피고가 이 사건 제2 임대차계약에서 원고와 이 사건 토지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건물이 원고 소유임을 전제로 이 사건 제2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할 것임), 이 사건 제2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고에게 귀속시키고 임대차기간이 만료되는 때에 이 사건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약정은 이 사건 제2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 조건 등 제반사정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반드시 임차인인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볼 수 없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사례


□ 판결의 의미

임차인의 매수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643조의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이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는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인지의 여부는 우선 당해 계약의 조건 자체에 의하여 가려져야 하지만 계약체결의 경위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을 때에는 위 강행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7. 4. 8. 선고 96다45443 판결) 및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임대차에 있어서 임차인의 차임 연체 등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임대차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 대하여 그 지상건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없다고 본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다44104 판결, 1996. 2. 27. 선고 95다29345 판결 등 참조)에 따라 이미 차임을 연체하여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위치에 서 있었던 피고가 원고와의 사이에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 위 새로운 임대차계약상의 지상물매수청구권 포기 약정이 실질적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본 사례


이상으로 본 바와 같이, 지상물매수청구권은 토지임대인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는 반면 임차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권리라는 점에서, 토지임대차계약과정에서 임대인, 임차인 모두 정확히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상-


■ <참고조문>

민법 643조 :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 또는 식목, 채염, 목축을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의 기간이 만료한 경우에 건물, 수목 기타 지상시설이 현존한 때에는 제283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민법 제283조 : ① 지상권이 소멸한 경우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이 현존한 때에는 지상권자는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지상권설정자가 계약의 갱신을 원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지상권자는 상당한 가액으로 전항의 공작물이나 수목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민법 제640조 (차임연체와 해지)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대차에는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민법 제641조 (동전)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 또는 식목, 채염, 목축을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의 경우에도 전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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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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