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건물주가 변경된 경우, 종전의 계약기간 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지

2006-04-22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7,774 | 추천수 279
 

점포를 임대차하다가 계약기간 도중에 점포건물주가 바뀌는 경우에 바뀐 건물주가 남아있는 계약기간을 무시하고 나가달라고 할 때, 임차인이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는지 하는 문제를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이 문제는 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에 관한 문제로 매우 기본적인 원리임에도 불구하고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리하는 차원에서 글을 적어본다.  

흔히들, 건물주가 변경되더라도 바뀐 건물주로서는 종전 건물주와 임차인 사이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을 그대로 승계할 의무가 있다고 이해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임대차계약이라고 하는 것은 계약을 체결한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채권채무관계로 보는 것이 민법의 원칙이다. 즉, 임대차계약관계라는 것은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간의 문제일 뿐이어서,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바뀐 건물주와는 아무런 권리의무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약속한 임대차계약기간을 보장해야 할 의무는 계약체결을 한 종전 건물주가 임차인에게 지켜야 할 의무일 뿐이고, 바뀐 건물주의 의무는 아닌 것이다. 결국 건물주가 바뀔 경우에 임차인으로서는 원칙적으로 종전에 약속받은 임대차기간을 그대로 보장될 수 없게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오해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그 이유를 두가지로 보고 싶다. 


첫번째는, 계약관행때문이다. 건물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종전 건물주는 임차인에게 약속한 임대차계약기간을 채워주지 못하게 되면 도의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우려 때문에 건물을 인수한 새로운 건물주를 설득해서 남아 있는 임대차 계약기간을 그대로 승계해 줄 것을 설득하게 되고, 건물인수자 역시 이러한 방법이 도의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해서 임대차계약을 그대로 승계하는 내용으로 건물을 인수하는 관행이 일반적이었다. 그 결과, 건물양도양수인간에 이러한 합의에 따라 임차인은 최소한 잔존계약기간만큼은 그대로 보장받을 수 있었다.


두번째는, 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대항력”이라는 사고방식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우리 민법상의 임대차법률관계는 원칙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간의 채권채무관계로만 임대차를 바라보기 때문에, 이 문제와 같이 임대차계약기간을 약속한 종전 건물주가 임대차기간 도중에 건물을 처분하면서 임대차계약을 건물인수자에게 승계시켜주지 않을 때, 약속받은 최소한의 주거기간마저 보장되지 못해 주거생활이 불안정해지거나, 시설비 등 여러 가지 투자비용을 손해보는 등의 금전적인 피해가 임차인에게 발생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자, 먼저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대항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우선 최소한 주거용건물에 한해서는 주거생활안정이라는 취지하에서, 전입신고와 임차목적물의 인도(이사)라는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바뀐 건물주에 대해서도 종전 계약을 그대로 주장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임차인에게 부여했다(이 개념은, 십여년이 지난 후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도 같은 원리로 도입되었다). 결국, 대항력이라는 것은 영업용 건물이 아닌 주거용부동산에만 적용될 수 있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건물양수도 당시의 임대차승계라는 거래관행과 맞물려 영업용 건물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처럼 오해되어 왔던 것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건물주가 변경된 경우 바뀐 건물주에 대해서 임대차기간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지 하는 문제는, 현행법하에서 대항력으로 보호받는 범위에서만 한정적으로 적용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하는 주거용건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하는 일정한 환산보증금 이하의 영업용건물, 그리고 그 밖에 민법상 물권적인 효력을 가지는 전세권설정등기가 된 경우 등에 한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뀐 건물주가 계약기간을 무시하고 건물명도를 요구하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우선,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논리대로 종전 건물주와 현재 건물주를 만나 건물양수도 과정에서 임대차계약승계를 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종전 건물주가 이러한 승계를 해주지 않은채 그대로 건물을 양도해 버렸다면, 계약기간을 지켜주지 못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종전 건물주에게 경고하면서 정확한 확인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확인이 여의치않거나 신빙하기 부족할 경우 임차인으로서는 계약이 승계된 것을 전제로 하여 일단 바로 명도하지 말고, 바뀐 건물주로부터 명도재판이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명도재판과정에서는 종전 건물주가 증인으로 나와 임대차계약승계 여부에 대해 증언을 하는 절차를 밟아야하는 점에서 종전 건물주로서는 이러한 상황에 부담을 느끼게 되게 되어, 적절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건물주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약속받은 계약기간만이라도 보장받기 위해서는 계약과정에서 어떤 조치를 해 둘 필요가 있을까?

만약, 해당 임대차계약이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으면 바뀐 건물주에 대해서도 그대로 대항력이 인정되기 때문에 보호법에서 정하는 범위 내에서 계약기간이 보장되므로, 별다른 조치는 불필요할 수 있다.

반면, 보호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임대차계약 예를들어, 고액의 환산보증금인 상가임대차계약의 경우에는, 바뀌는 건물주에게도 대항력을 가지기 위한 전세권등기설정 등과 같은 각종 물권적인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함에 있어 계약기간 미준수에 따른 위약금과 같은 조항을 사전에 기재할 필요도 있다. 계약이 승계되지 않아 계약기간 도중에 명도당하게 될 경우, 임차인으로서는 종전 건물주를 상대로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밖에 없는데, 많은 경우 구체적인 손해의 입증이 매우 어려워지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예를들어 계약기간 3년을 약속했는데, 명도소송 등을 거쳐 결국 2년만에 건물을 명도해주고 1년이라는 기간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하면, 1년간을 영업하지 못함으로 인해 입은 손해를 법적으로 정확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곤란할 수 있다. 수치로 입증이 곤란한 보이지 않는 손해, 부정확한 소득세신고 등의 문제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계약기간을 준수해주지 못함으로 인한 손해는 사전에 계약서상에 미리 위약금 등의 형태로 약속해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인테리어감가상각금액, 영업이익금 등을 구체적으로 예정해서 손해액으로 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항이 계약서에 기재되어 있으면, 손해배상부담때문에 건물처분과정에서 거의 틀림없이 임대차계약을 승계하는 합의를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약속받은 임대차계약기간은 최소한 보장되지 않겠느냐’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아무런 대비없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경우 예기치않은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특히 최소한의 계약기간보장을 염두에 두고 큰 투자를 하게 되는 임대차계약일수록 임차인으로서는 계약체결과정에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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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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