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부동산에 대한 권리관계, 신탁원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2017-05-01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5,453 | 추천수 106

 신탁된 부동산의 소유권은 엄연히 수탁자에게 있다는 점에서 해당 부동산을 임대차하는 등의 법률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수탁자의 동의 여부나 정확한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동산등기부에 첨부되어 외부에 공시되는 신탁원부의 내용까지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다. 신탁원부는 등기소에 비치되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여 신탁된 해당 부동산의 권리관계를 공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 때문에 향후 법적인 분쟁에서 등기부와 동일하게 취급되는 매우 중요한 서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래 실무상으로는, 마치 실제 소유권은 신탁자에게 있고 수탁자인 신탁회사는 임시로 소유권을 맡아둔 ‘바지 사장’ 정도로 취급된다. 그 때문에, 신탁자의 말만 믿고서 신탁원부의 내용에는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자연히 신탁부동산을 둘러싼 많은 분쟁도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 영조주택이라는 건설사가 “영어도시마을”로 홍보하면서 유명세를 탔던 부산 강서구 명지동 영어도시퀸덤아파트에 대한 재판이다. 해당 부동산은 신탁사에 이미 신탁등기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리츠”라는 분양회사를 믿고 신탁원부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분양회사와 직접 계약한 후 분양회사가 지정한 계좌로 대금을 납부했다. 이런수백 명의 입주민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대금이 신탁회사에 제대로 입금되지 않은 채 유용되어버리면서 수백 명의 입주민들이 신탁회사로부터 인도소송을 당하게 되었다. 최종심인 대법원까지 가는 재판에서 결국 입주민들은 패소하고 말았다.

 신탁원부에 대해 소홀한 것은 중개업자를 통한 거래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중개업자를 상대로도 많은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주의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임차인이 중개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원고는, 2006. 10.경 중개업자인 피고들의 공동중개로 모 회사의 분양영업사원인 황00을 통하여 소외 회사와 사이에 수원의 어느 아파트 1채를 보증금 1억 원, 임대기간 2년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한다. 그런데, 모 회사는 2006. 4.경 이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침과 동시에 같은 날 어느 신탁회사에 신탁기간을 3년으로 하는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위 신탁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된다. 신탁원부에는 ‘신탁계약 체결 후 신규 임대차계약은 신탁회사의 사전승낙을 조건으로 모 회사 명의로 체결하되, 보증금은 신탁회사에게 입금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지만, 모 회사는 원고로부터 보증금을 직접 지급받은 후 이를 다른 곳에 유용하고 신탁회사에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2007. 4.경 부도를 낸다. 이에 신탁회사는 원고의 임차권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원고에게 이 아파트에서의 퇴거를 통보한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 제1호는 중개업자는 중개를 의뢰받은 경우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게 당해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 및 권리관계를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토지대장·등기부등본 등 설명의 근거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부동산등기법 제124조 제2항은 신탁원부는 등기부의 일부로 보고, 그 기재는 등기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들은 이 임대차계약을 공동중개함에 있어 원고에게 신탁원부를 제시하면서 이 아파트에 관한 신탁관계 설정사실 및 그 법적인 의미와 효과, 즉, 신탁회가가 이 아파트의 소유자이므로, 임대차계약은 임대인 소유가 아닌 부동산에 관한 것이고, 임대차계약에 대하여 신탁회사의 사전승낙이나 사후승인이 없다면 원고가 임대차계약으로 신탁회사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점을 성실·정확하게 설명했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피고들은, 원고에게 신탁원부를 제시하지도 않고, 위와 같은 신탁의 의미와 효과 및 임대차계약의 위험성(모 회사가 원고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신탁회사에 지급하기 전에는 임차인으로서 보호받지 못하는 점)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지 아니한 채 원고로 하여금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하였으므로(위 피고들도 모 회사가 임대권한이 있고, 신탁회사도 우선순위동의서를 발급해 주고 있으니 문제없다는 취지의 황00의 말을 믿고 임대차계약을 진행하였다고 하고 있다),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심지어는, 신탁동의서상의 계좌번호를 신탁자가 임의로 변조하여 보증금을 편취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모 신탁회사에 신탁된 다세대주택 임대차를 위해서 대출금융회사이자 우선수익자인 신협이 자금관리하는 신탁자 신협 계좌가 개설되었고, ‘해당 계좌로 임대차보증금이 입금되어야만 임대차보증금이 적법하게 보호될 수 있다’는 신탁회사 명의의 동의서가 발급되어 있었다. 그런데, 임대차보증금을 빼돌리기 위해 동의서상의 계좌번호를 신탁자가 임의로 변조하여 자신의 다른 계좌로 보증금을 받아버렸다. 

 비록 신탁자의 농간에 의해 자행된 일이지만, 지정계좌 아닌 다른 계좌로 보증금이 입금된 경우에는 신탁회사가 제시한 임대차 동의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어 임차인 보호가 어려울 수 있다.

 신탁회사 동의서 존재를 임차인이 확인하기는 했지만, 해당 임대차목적물에 대한 권리가 신탁원부에 기재된 신탁회사가 아니라 실제 주인 행세를 하는 신탁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신뢰한 것이다. 그 때문에, 신탁동의서의 변조 여부에 대해 철저히 확인하는 노력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신탁된 부동산에 대한 거래에 있어서는 신탁원부상의 기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점,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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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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