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설치로 출입문을 막아버린 건설사의 횡포와 권리남용

2016-04-02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6,049 | 추천수 110

  며칠 전 SBS 방송뉴스보도에 인터뷰한 내용이다. 서울 구로구에 빌라 수십 세대를 짓던 건설사가 건축에 필요한 자신의 도로부지에 대해 타인이 건물을 지어 무단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계를 침범한 토지의 인도와 건물일부의 철거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결국 최종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판결에 따른 도로확보 이후에도 갈등이 계속되면서, 건설사가 양측의 지적경계선을 따라 담장을 쌓아버렸고, 그로 인해 상대방 건물의 출입문이 열리지 않고 창문시야도 절반정도 가리게 될 정도로 생활에 큰 지장이 초래되면서 건설사의 지나친 권리행사가 아닌지 물의를 빚게 되었다. 더구나, 그런 피해를 입게 된 상대방 건물주가 다름 아닌 장애인 부부였기 때문에 더욱 여론의 공분을 일으키게 되었다. 

 우선, 양측 간에 진행된 재판의 판결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 13.선고 2015나57644  부당이득금

1. 인정사실
  <중략>

2.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서울 구로구 00동 000-000, 000-130, 100-100 임야 중 별지 도면 표시 각 부분에 설치된 각 시설물과 정화조를 각 철거하고 위 각 토지 부분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는, 이 사건 각 시설물 중 수도시설과 정화조는 피고가 설치한 것이 아니어서 원고의 철거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서울 구로구 000동 000-00 토지 지상 건물을 소유하면서 그 부속시설로서 이 사건 각 시설물을 소유, 점유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또한 피고는, 이 사건 각 시설물 중 별지 도면 표시 선내 ㈏부분 지상 연탄창고를 이미 철거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5호증의 1, 2의 각 영상만으로는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또한 피고는, 이 사건 각 시설물 중 별지 도면 표시 선내 ㈓부분 지상 철제계단, 같은 도면 표시 선내 ㈑부분 지상 수도시설, 같은 도면 표시 각 점의 정화조는 주거생활에 필요불가결한 시설이므로 대체시설이 설치되지 않는 한 철거는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위 각 시설물을 위하여 원고 소유의 이 사건 각 토지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거나 그에 대한 원고의 철거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끝으로 피고는, 이 사건 각 시설물이 위치하는 부분은 피고가 서울 구로구 00동 000-00 토지 지상 건물을 매수하기 전부터 이미 도로로 사용되어 왔으므로, 피고에게는 그 부분 토지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거나 원고는 그 인도를 구할 권원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각 시설물이 위치한 이 사건 각 토지가 원고의 소유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시설물이 위치한 부분이 오래전부터 도로로 사용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을 4호증, 을 5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영상만으로는 원고가 그 도로 부분에 대한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이미 포기하였거나 그 부분에 대하여 피고에게 민법 제219조 소정의 주위토지통행권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위 토지 부분을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거나 원고가 그 인도를 구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이와 같은 건물철거, 토지인도 판결에 따른 일반적인 집행방법은, 건설사의 부지를 점유하던 상대방의 건물을 철거하고 그 부지에 대해서는 건설사 앞으로 점유를 이전하는 일환으로 목적하던 도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건설사는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상대방 건물을 출입하는 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 토지경계선상에 담장을 설치하여 상대방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게 만들었는데, 이것이 과연 적법한 권리행사인지, 상대방인 장애인 부부는 아무런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는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서로의 경계를 구분 짓는 차원에서 토지경계선에 담장을 쌓는 것은 통상 문제가 없지만, 담장 건축 이전에 이미 건축된 집이 있고 담장 앞으로 출입문과 창문이 만들어져 있어 담장을 설치함으로 인해 상대방생활에 큰 불편이 발생할 경우에는 달리 판단될 수 있다. 자신의 토지라고 하더라도 그 위에 담장을 설치하는 행위는 “권리남용”이 되어 정당한 권리행사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건은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위반이라는 쟁점으로 귀결될 수 있어 이 법리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권리남용, 즉 신의칙 위반에 대해 판례는 매우 좁게 해석하고 있다. 즉, 권리남용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②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비록 그 권리의 행사에 의하여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잃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를 권리남용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2다62319,62326 판결 【지상권확인등·건물등철거및토지인도】

【판결요지】

[1]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비록 그 권리의 행사에 의하여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잃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를 권리남용이라 할 수 없고, 어느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이 되는가의 여부는 각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2] 신축중인 건물 부지를 경락받은 자가 완공된 건물의 철거를 구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의 시가는 금 7억 원 정도임에 비하여 이 사건 토지의 낙찰가는 금 2억 1,000만 원에 불과하고, 이 사건 건물의 철거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그 철거는 사회적·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될 것이기는 하나, 이 사건 건물의 철거로 인한 피고의 이익과 원고들의 손해간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권리남용이라고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 즉 이 사건 토지는 도시계획도로에 편입된 106㎡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법적 규제가 없어 피고가 이를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점, 원고 ㅇㅇㅇ이 피고의 경락사실을 알고서도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강행한 점, 이 사건 건물의 철거가 사회일반의 공공적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점, 원고 ㅇㅇㅇ이 이 사건 건물철거 이외의 방법으로 피고의 피해회복을 위하여 성의 있는 노력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피고가 부당한 이익의 획득을 목적으로 이 사건 철거청구를 한다거나 원고들에게 이 사건 토지를 부당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거나 또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토지를 고가에 매각할 목적으로 이 사건 토지를 경락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 대법원 2009.2.12. 선고 2008다67651,67668 판결 【건물명도등·건물철거및토지인도】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구분건물이 당장 철거될 경우 피고들은 건축비, 매수자금 내지는 임대차보증금을 전액 회수할 수 없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는 점, 이 사건 구분건물은 신축된 지 4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로서 당장 철거될 경우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인접 구분건물에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구분건물의 완공된 후 그 사실을 알고 이 사건 토지를 낙찰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구분건물이 당장 철거된다고 하여도 이 사건 토지 일대에 대한 주택재개발사업이 시행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토지 상에 건물을 신축할 수 없는 반면, 이 사건 구분건물을 그대로 둔다 하여도 그 건물소유자 등을 상대로 임대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주택재개발사업이 시행될 경우 이 사건 구분건물의 존재 여부가 원고의 권리행사에 특별한 장애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철거 등 청구는 원고에게 특별한 경제적 이익이 없는 반면,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객관적으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청구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구분건물을 철거함으로 인하여 피고들이 손해를 입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 즉 이 사건 토지는 별다른 법적 규제가 없는 도시지역,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하여 원고가 이를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점, 원고가 이 사건 구분건물의 철거를 구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소유권을 행사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들이 시가에 상당한 금액에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거나 상당한 금액의 임료를 지급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하는 등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충분하지 아니한 점, 원고가 부당한 이익의 획득을 목적으로 이 사건 철거청구를 한다거나 피고들에게 이 사건 대지를 부당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거나 또는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대지를 고가에 매각할 목적으로 이 사건 대지를 경락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구분건물의 철거와 토지인도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 대법원 1991.9.24. 선고 91다21664 판결 【건물철거등】

【판결요지】

시소유인 가압장건물의 시설을 이전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위 건물의 철거로써 부지의 소유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시의 손실이 월등히 많을 뿐만 아니라, 급수대상지역 주민들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더라도, 또 토지소유자가 위 가압장건물이 세워져 있음을 알면서 위 토지를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가압장 건물의 철거를 청구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심은, 이 사건 대지의 소유자인 원고가 철거를 청구하고 있는 피고의 소유인 가압장건물의 부지는 이 사건 대지의 다른 부분보다 3미터 얕은 곳에 위치하여 석축으로 축조되어 있고, 건물의 내부에 설치된 기계시설은 그 구조가 급수대상지역의 실정에 맞게끔 설계되어 있어 이를 해체하여 다른 곳에 이전할 수도 없고, 다시 활용할 수도 없으며, 위 가압장을 철거하여 이전하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되리라고 예상되는 사실, 피고가 금 52,803,850원 및 금 5,258,000원과 금 9,400,000원의 공사비를 들여 증설공사와 방음벽설치공사를 시행하였고, 위 가압장이 철거되면 인근의 6,153세대 주민들에 대한 상수도의 공급이 중단되며, 가압장은 급수지역에 가깝고 낮은 지역에 위치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조건을 갖춘 다른 토지를 구하기는 어려운 사실 등을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권리행사의 결과로 얻는 이익보다 피고의 손해가 막대하고 사회경제적 손실이나 공익상의 지장이 크다고 단정짓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사 피고의 손해가 원고의 이익에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는 소유권에 기하여 방해의 제거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가 주관적으로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데 목적이 있을 뿐이고, 객관적으로도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권리의 행사이어서, 신의성실에 위반하거나 사회관념상 허용할 수 없는 권리의 남용이 된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소론과 같이 위 가압장건물의 부지의 시가가 금 57,000,000원인 데 비하여, 그 건물의 시가는 금 29,220,000원이고 그 건물 내부의 급수시설의 가격은 금 163,675,000원으로서, 그 시설을 이전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위 건물의 철거로써 원고가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피고의 손실이 월등히 많을 뿐만 아니라, 급수대상지역 주민들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여 소론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권리행사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거나, 그 이익이 피고가 입을 손실에 비추어 볼 때 명목상의 이익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부지의 불법점유자인 피고에 대하여 소유권에 기한 방해의 제거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이다. 또 소론과 같이 원고가 위 가압장건물이 세워져 있음을 알면서 이 사건 대지를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여 원고가 위 가압장 건물의 철거를 청구하는 것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론과 같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볼 수 없는 것이다.




  건설사의 담장설치가 권리남용인지 여부는 재판심리를 통해 밝혀질 수 있지만, 담장 신축 이전에 장애인 부부의 건물이 존재하고 있었고 담장설치로 인해 상대방의 권리행사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담장이 설치된 토지가 어차피 도로로 사용되는 상황이라면 건설사의 권리남용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진다. 이에 따른 재판은 건설사를 상대로 담장철거를 구하는 민사재판이 될 것이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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