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분양과 수익보장 광고

2011-11-11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2,632 | 추천수 237


최근 “호텔”을 분양한다는 광고가 부쩍 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증가 등의 원인으로 호텔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보이자, 호텔건축이 늘고 이를 기화로 호텔이라는 숙박업소까지 분양대상이 되고 있다. 더구나, 이런 호텔분양광고에는 거의 어김없이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광고가 함께 하고 있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호텔업 호황이라는 특수를 틈탄 분양전략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분양”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분양과정에서의 “수익률보장”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분양에서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익률보장”의 연혁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몇 년 전 상가분양이 한참 피크에 다다를 무렵, 공정거래위원회는 상가분양과정에서 허위과장광고의 실태를 발표했는데, 무려 전체 광고의 90%가량이 허위과장이었고, 그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 바로 수익보장과 재산가치과장의 내용이었다고 한다. 투자대비 높은 수익을 얻고자하는 것이 상가를 분양받는 주목적이라는 점에서 상가분양을 통해 얻어지게 되는 수익률을 과장하는 경우가 사람들에게 제일 솔깃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랫동안 상가분양의 문제를 일선에서 상담해오고 있는 필자는, ‘일정한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식’의 허위과장 광고수법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교묘해지는 진화(?)의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왔다.

상가분양이 활성화되기 이전인 초기단계에는 서면상의 약속보다는 구두상의 확언이나 감언이설 등의 방법이 많았던 것 같았다. 상가수익률은 사실 예상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잘못 홍보하면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광고가 서면의 형태로 이루어질 경우 증거가 분명하게 남을 수 있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서 처음에는 명시적인 광고문구 보다는 분양회사 직원들이나 분양대행사를 통해 주로 말로 과장하는 수법이 사용되었다고 보인다. 

그러다가, 점차 상가분양이 대규모화되면서 허위과장의 수법이 노골적이고도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다. 엄청난 광고를 쏟아 부으면서 ‘얼마 투자에, 얼마의 수익예상’과 같은 표현이 과감하게 쓰이기 시작했다. 유수한 언론매체와 연예인을 동원한 자신감 넘치는 광고내용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분양회사와 해당 분양사업에 대한 믿음을 능히 가지게 할 수 있었다. ‘설마, 이렇게 큰 사업을 하는 회사가 속임수를 쓰겠느냐’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 것이다.

이와 같은 과장성 광고가 시정되지 않고 이렇게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현실은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데 주요원인이 있다. ① 우선, 허위과장광고로 판명되고 제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문제가 있다. 신고와 조사 등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지만, 허위과장광고 문제를 불특정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서 신속한 조사와 결정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결국, 광고 이후에 긴 시간이 흐른 뒤에 제재를 받더라도 분양계약률을 높이고 이에 따른 어마어마한 분양이익을 얻고자하는 소기의 목적은 이미 달성한 셈이 되는 것이다. ② 또한 여러 가지 원인으로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제재는 상가분양이 거의 완성된 시점에서야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는 이미 재산을 처분하고 사실상 껍데기뿐인 상태일 수밖에 없는 분양회사의 특성상 이와 같은 뒤늦은 제재는 효과적일 수가 없다. ③ 더구나, 현행법상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제재는 허위과장광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미하다는 점에서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제재라고 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징금이 일반적인데, 지금까지 2천만원이 넘는 과징금이 거의 없을 정도이니, 분양회사 입장에서는 분양성공으로 얻을 수 있는 천문학적인 이익에 대한 욕심을 어떻게 억제할 수 있겠는가? 돈을 따지는 합리적인 차원에서만 생각한다면 허위과장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멍청한 행동일 수 있는 것이다. ④ 또한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민사적인 구제도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민사적인 구제라고 하면, 이러한 광고에 이끌려 분양계약을 체결한 만큼 분양계약 자체를 해제하거나 아니면 분양대금을 감액 받는 것인데, 현행 판례상으로는 두 가지 방법 모두가 쉽지 않다. 광고의 내용은 단순히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광고의 내용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계약에는 직접적인 문제가 없다고 보아서, 계약을 해제하거나 분양대금을 감액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얼마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의 마케팅방법은 더욱 교활해지게 된다. 단순히 ‘얼마가 예상된다’는 식의 장밋빛 전망에 더 이상 많은 사람들이 현혹되지 않게 되자, 수익보장에 관해서 보다 피부에 와 닿는 마케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차원에서 ‘최소한 일정기간 동안은 일정한 수익을 분양회사에서 직접 보장하겠다’는 식의 광고가 등장하게 되었다. 최소한 어느 정도의 기간만큼은 예상했던 수익을 얻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사람들로 하여금 가지게끔 의도한 광고인 것이다. 심지어는 ‘틀림없이 보장한다’는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분양회사에서 수익률보장각서나 수익증권과 같은 “문서”의 형태로 써주거나, 어떤 경우에는 법률사무소의 인증서 형태로도 약속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약속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익을 보장하는 주체는 분양회사인 경우가 많은데 대개 분양회사는 해당 분양사업건을 위해 급조되었고 분양이 종료되면 사실상 해산되는 과정을 밟는 경우가 많아, 잔금 납부 이후에 비로소 제기되는 수익보장의 약속은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구나 분양사업이 실패하면 이 약속은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일부 분양회사의 경우에는, 수익보장문제에 대해서 애당초부터 아무런 의지없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미끼로만 광고를 이용하지 않았나라는 의심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아무리 문서상의 약속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약속에 불과할 뿐 약속이 실현될 수 있느냐하는 것과는 별개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약속과 약속의 실현가능성을 혼돈하면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허위과장광고에 속아 분양을 받고 있다.

그 이후 상가분양 그 자체에 대해 점점 불신이 일어나게 되어 지금까지의 수익보장의 방법들에 대해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자, ‘수익보장을 틀림없이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약정한 수익금을 공신력있는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형태의 마케팅까지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은 문제점이 있다.

먼저 법적인 면에서 살펴본다면, 이런 방법으로 금융기관에 예치된 돈에 대해서 수분양자가 독점적인 만족을 얻기에 곤란한 측면이 있다. 이 돈은 수익금을 지급하기 위한 차원에서 예치되어 있을 뿐이지, 이 돈에 대한 권리자체는 수분양자가 아닌 분양회사에 있는 경우가 많아, 분양회사가 부도날 경우 다른 채권자들에 의해 압류당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물론, 수분양자를 위한 신탁으로 처리하면 다소 안전할 수는 있겠지만, 절차상으로나 법적으로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한, 일정기간 수익금이 확보된다고 하여 분양받은 점포의 수익성 자체가 완전히 검증된 것은 아닐 수 있다. 보장받은 수익금만큼이나 그 이상으로 분양가가 과다하게 책정된 것이라면 “수익보장”이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문제는 호텔에 국한되지 않은 일반적인 상업용 건물 분양에 해당될 수 있지만, 특히 호텔 분양문제에서 주의할 점도 있다.

첫 번째 문제는, 호텔업 운영은 수분양자 개개인이 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서, 운영 자체를 호텔운영업체에게 반드시 위탁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처음에야 분양에 끌어들이기 위해서 좋은 조건의 수익률로 유혹할 수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약속이 보장될 수는 없을 것이다. 자금관리 등을 책임지는 호텔운영업체의 신뢰보장도 큰 문제다. 수분양자들 개개인이 이를 검증하기란 쉽지 않아서 새로운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문제는, 호텔운영이 부진할 때 분양받은 물건의 활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호텔이 잘 운영되면 운영업체의 관리, 감독 정도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지만, 운영이 부진하면 다른 용도로의 활용자체가 어렵게 되는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한다. 수분양자 개개인으로서는 객실 하나하나를 별개로 분양받았기 때문에 다른 수분양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분양부분을 호텔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는 극히 어렵다. 다른 용도로의 활용이 곤란하면 결국 저렴한 수익률을 받고서라도 계속 호텔운영업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이는, 현재 복합 쇼핑몰이 안고 있는 문제와도 근본적으로 일치한다. 온라인거래의 증가, 상가의 과잉공급 등의 문제로 쇼핑몰 자체가 부진한 것이 현실인데, 같은 집합건물 내에 수백개, 수천개씩 집단적으로 분양이 이루어지다보니, 개별 수분양자들은 자신의 점포를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가 없다. 같은 건물의 대부분 상가점포들이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만 정상적으로 영업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이유 때문에 쇼핑몰 상가점포는 헐값에 다른 업자에게 장기임대 내지 매각되는 것이 현재의 정석코스라고 할 수 있는데, 호텔분양 역시 전체적인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결국, 분양에 있어서 검증되지 않은 수익보장에 관한 광고나 감언이설에는 스스로 더욱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적지 않은 돈이 투자되는 것이니만큼 더욱 신중해야 한다. 상가분양, 특히 규모가 큰 쇼핑몰이나 호텔분양의 경우는 돈 많은 자산가 보다는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많이 투자를 하는 경향인데, 중산층이나 서민들은 아무래도 투자경험이 적다보니 큰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하고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시장 전체가 불황인 현시점에서 호텔업의 호황을 틈타 호텔분양이 성행하지만 호텔업이 언제까지 호황을 누릴 수 있고 또 분양대금에 비해 향후 수익률이 적정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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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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