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업자의 적절한 확인설명의무와 배상책임

2010-11-17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27,806 | 추천수 320

다음은, 모 기관의 의뢰를 받아 부동산중개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를 하게 되면서, 작성한 원고내용이다.

어느 전문가이건간에 업무와 관련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는 고객의 업무처리를 잘못해서 혹시 손해배상책임을 당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이제 변호사 연차 15년이 되는 필자 역시도 해가 갈수록 배상책임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배상책임의 소지가 있는 부분부터 가장 염두에 두고 일처리하는 것이 몸에 배였을 정도가 되었다. 대부분의 케이스가 이미 발생한 일을 수습하는 것에 비중이 있는 변호사업무와 달리 거래를 만들어가는 업무가 대부분인 중개업자들로서는 업무특성상 어느 전문가 직역보다 훨씬 사고위험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배상책임문제에 더욱 민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개업자가 업무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는 결국 업무처리상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즉 적절한 확인설명의무를 다했는지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적절한 확인설명의무를 다하면 배상책임이 없고, 그렇지 못하면 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적절”한 업무처리인지 판단하기가 참 애매하고, 또 법원실무상으로 다소 엄격하게 잣대를 대고 있어 중개실무상으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정도의 기준에 맞추어 업무처리를 하게 되면 법적인 배상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중개실무상으로는 아직도, 거래대상부동산의 권리관계에 대한 중개업자의 확인설명의무의 범위를 공부상에 기재되어있는 권리관계만을 기계적으로 나타내주면 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중개업자로서의 확인설명의무의 정도는 당해 부동산거래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른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공부상에 기재된 정도를 나열하는 것에 그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서울남부지방법원 2008. 5. 21. 선고 2008가단2993호 판결 사례를 살펴보자.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공인중개사인 피고의 중개로 2006. 7.경 건물주 甲으로부터 서울 구로동 모 다세대 주택을 보증금 7천만원으로 하는 임대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시 ‘해당 부동산에 乙 명의로 2005. 9.경 이루어진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는 잔금시 해제하되 위반시 전액 환불한다’는 특약을 하게 된다. 그런데 계약 당시 피고는 甲과 함께 원고에 대하여 ‘乙은 甲의 사촌동생이고, 乙의 가등기로 담보되는 채권은 3천만원 밖에 되지 않으므로 보증금 7천만원을 회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설명을 믿고 원고는 보증금을 지급하고 이 주택에 거주하다가, 위 가등기에 기해 2007. 6.경 소유권 이전등기를 한 乙로부터 건물명도소송을 당하여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채 건물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에 대해 법원은,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중개물건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5350 판결 등)는 전제하에, 임차 대상 부동산에 가등기가 경료된 경우 등기부 기재만으로 담보가등기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면 담보가등기인지 여부, 피담보채권액 등을 가등기권자에게 직접 확인하여 설명할 의무까지는 없을 것이나, 후순위권리자에게 위험도가 더 큰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일 수도 있거나 담보가등기이더라도 피담보 채권액을 알 수 없다고 설명하여야지, 담보가등기로서 채권액이 3천만원이라는 임대인의 말을 진실인 것처럼 의뢰인에게 그대로 전달하여 의뢰인이 그 정보를 믿고 상대방과 계약에 이르게 되었다면, 부동산중개업자의 그러한 행위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중개행위를 하여야 할 중개업자의 의무에 위반한 것이므로 이로 인한 의뢰인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가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부동산을 임차할 경우 후순위가 될 수 있는 임차인의 기준에서 보자면, 해당 가등기가 비록 위험도가 더 높을 수 있는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인지 아니면 단순한 담보가등기인지 여부가 중요한 문제일 수는 있어, 해당 가등기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어야 할 의무가 중개업자에게 있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 판결은 ① 등기부상의 기재만으로 담보가등기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해당 부동산중개업자로서는 가등기가 담보가등기인지 여부, 구체적인 피담보채권액 등을 가등기권자에게 직접 확인하여 임차인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② 후순위권리자에게 위험도가 더 큰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일 수도 있거나 담보가등기이더라도 피담보 채권액을 알 수 없다고 설명하여야지 담보가등기로서 채권액이 3천만원에 불과하다는 임대인의 말을 진실인 것처럼 의뢰인에게 그대로 전달하여 의뢰인이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한 것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는 판단을 한 점에 특징이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실무상으로는 간과되기 쉬운 중개업자로서의 확인설명의무의 정도에 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사례를 살펴보자.

최근 대법원 홈페이지에 중개업자의 확인설명의무 범위와 관련한 대구지방법원의 판결이 소개된 바 있다. 다가구주택의 일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중개함에 있어, 부동산등기부상에 표시된 근저당권 내용만 설명하고, 그 주택 내에 이미 거주해서 살고 있는 다른 세입자의 임대차내역(보증금, 기간 등)에 대해서는 전혀 확인하지 못한 중개업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었다. 임대차계약체결 당시에 다가구주택 시세에 비해 다른 기존의 세입자보증금이 과도하게 많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인데 중개업자가 이를 알려주지 않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그 주택에 거주하게 되었는데, 결국 기존의 임대차보증금으로 인해 자신의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임차인이 중개업자(중개업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중개업자의 책임이 인정된 사례이다.

사실 이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전에도 몇 차례 이런 취지의 판결이 선고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일선 중개업계는 ‘법원이 중개실무를 이해하지 못해 중개업자에게 지나치게 과도한 책임을 인정한다’고 성토하는 분위기였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다가구주택 일부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미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다가구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임대차내역을 파악하기란 쉽지않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가구주택 건물주인 임대인의 협조가 필요한데, 임대차계약할 대상이 아닌 다른 부분에 대한 확인을 하자고 하면 임대인이 거부하기 때문에, 결국 법원의 기준대로라면 다가구주택에 대한 중개는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중개업무를 위임받은 수임자로서 민법 681조에 근거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아울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근거한 확인설명의무가 있다. 물론 중개업자로서의 확인설명의무 대상은, 중개의뢰인으로부터 한정된 보수를 받는다는 한계, 타인의 업무를 대신하는 직업인으로서의 한계 등으로 인해 중개와 관련된 “모든” 사항이 될 수는 없지만, 해당 중개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사항, 즉 부동산거래목적, 거래의 성격, 거래 당시 거래당사자간에 거래의 중요한 쟁점으로 삼은 사항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확인설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시각으로 다가구주택의 임대차중개를 살펴보자.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임차인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계약이 종료되었을 때 해당 임대차목적물이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있는 권리상태인지이다. 해당 임대차목적물에 선순위저당권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바로 그 이유때문이다. 그런데 다가구주택은, 호실별로 구분하여 등기가 된 다세대주택과 달리, 호실별로 구분등기가 되지 않아 전체건물자체가 하나의 부동산이다. 따라서, 임대인이 자력이 없게 되면 건물전체가 경매될 수 밖에 없는데, 경매과정에서 건물세입자들간의 배당순위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춘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의 세입자들로 인해 나중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하는 세입자의 보증금반환이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결과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는 배당순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기존의 다른 세입자들 역시 임대차를 고려하는 임차인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등기부상에 나타나는 선순위 권리(저당, 압류 등) 뿐 아니라, 배당순위에서 선순위가 될 수 있는 기존 세입자들의 임대차내역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에, 구분등기된 다세대건물 중 하나의 호실을 임대차할 경우에는,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다른 호실의 기존 임대차내역은 새로운 임차인이 알아야 될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중개업자의 업무범위 역시 이에 맞추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중개실무는 기존의 관행에 집착하여 이 부분에 대한 확인설명이 소흘한 실정이다. ‘다른 호실의 임대차내역까지 확인하자는 요구를 임대인이 거절할 경우 임대차계약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일선 중개업계의 입장은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동산을 소개해 줄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다가구주택의 시가가 임대차보증금 합계에도 미치지 못해 전입신고, 확정일자가 늦은 임차인이 경매과정에서 보증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이런 문제점을 알면서도 임대인이 꺼린다는 이유로 권리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아무일 없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중개해버리는 것은 부동산전문직업인의 양심에 맞지 않다고 본다. 더구나, 다가구주택의 임차인들은 대체로 서민들이고 그들에게 있어 보증금이란 전재산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모름지기, 부동산중개업자는 부동산업계의 전문가의 자격으로 부동산거래당사자들간에 잘못된 거래관행이 형성되어 있다면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할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우리 부동산중개업계의 실력과 여건에 비추어 그만한 능력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따라서, 다가구주택 임대차중개를 함에 있어서도 비록 임대인이 다른 호실의 임대차내역공개를 꺼리더라도 임대인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책임이 있고, 또 중개업자가 설득하면 임대인도 마지못해서라도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끝내 확인을 거부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는 물건으로 판단해서 중개를 거부하고 다른 물건을 소개하면 될 것이다. 이런 중개관행이 정착되면 결국 최종적인 손해는 임대를 하지 못하게 되는 임대인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되기 때문에 임대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라도 임대인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게 될 것이다.

한편, 다가구주택을 임차함에 있어 임대차대상인 부분이 아니라 다른 기존의 임대차내역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위와 같은 판례에도 불구하고, 중개업자의 확인설명의무의 범위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히 고민해야 할 과제가 있을 수 있다. 예를들어, 중개업자가 다른 세대의 임대차내역을 확인함에 있어, 임대인에게 구두상으로만 확인하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임대차계약서와 같은 서류상의 확인까지 해야하는지, 아니면 직접 해당 임차인을 탐문해서 임대차내역에 대해 추가확인해야 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는 것이다. 임대차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서를 보여주지 않은채 임대차내역에 대해 거짓말로 잘못 알려주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임대차계약서를 허위내용으로 위조하는 방법(임대차보증금을 실제보다 적게 기재하는 등)으로 임대차내역에 대해 잘못 알려준 경우에, 이를 믿고 임차인에게 그대로 설명한 중개업자의 법적인 책임이 논란이 될 수 있다. 다가구주택의 일부를 임대차함에 있어 어떤 방법으로던간에 다른 호실의 임대차내역을 알려주는 경우가 드문 지금의 현실하에서는 임대차내역을 알려주는 적확한 “방법”에 대해서는 재판실무에서나 학계에서 아직 쟁점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다른 호실 임대차내역에 대해 고지하는 관행이 정착되면, 주택시세에 비해서 기존의 세입자보증금이 과도하게 있는 임대인의 경우에는 기존의 세입자보증금 부담 때문에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생각에 억지로라도 임대를 놓기 위해 임대차계약서 위조 등의 방법으로 기존 임대차내역에 관해 거짓말을 하는 사례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중개업자가 어느 정도의 확인을 해야 책임을 면할 수 있는지가 논란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 사견으로는, 기존 임대차내역의 확인을 임대인의 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기존 임대차계약서를 직접 확인하는 정도의 노력은 최소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무슨무슨 서류를 확인한다’는 식의 마인드로는 적절한 확인설명을 다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진행되는 계약에서 법적으로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를 더 고민하는 자세가 중개업자에게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거래의 전문직업인으로서 ‘중개서비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객에게 잘못된 중개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잘못된 중개서비스로 의뢰인이 적지않은 재산을 잃고 실의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일부 중개업자의 무성의한 업무처리는 법적으로 잘못된 것은 물론 비양심적인 행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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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의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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