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자가 관여된 부동산거래와 착오에 기한 취소

2009-12-21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28,744 | 추천수 369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성급하게 부동산거래계약을 체결한 후에 당초 예상과 다르다는 이유로 계약을 취소해달라는 요구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서, 시골에 땅을 사는데 계약을 체결한 후에 확인해보니 계약 당시에 답사한 땅과 계약서에 매매대상토지로 표기한 땅이 다르다거나,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게 주고 샀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런 경우에, 민사적으로는 “의사표시의 착오”라는 논리로 계약의 취소를 논하게 되는데,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요건 즉, ① 법률행위의 내용에 대해 착오가 있어야 하고, ② 중요부분의 착오이어야 하며, ③ 착오가 중대한 과실에 기인한 것은 아니어야 하는 등, 착오를 이유로 실제로 계약을 취소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경우에 부동산중개업자가 거래에 개입된 경우라면, 중개업자가 개입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서 착오에 기한 계약취소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대법원 판례는,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한 것을 말하는 것인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착오가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라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점포 인근에서 식당을 경영하였으므로 위 시장의 내부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쉽게 이 사건 점포 및 00상회의 현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중개업자인 손**의 말만 믿고 서둘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점과 점포배치도에 의하여 이 사건 점포의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배치도가 손**의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지 아니하자 이미 착오에 빠져 있는 손**의 말만 믿고 스스로 이 사건 점포의 위치를 확인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위와 같은 착오에 빠진 것에 원고 자신의 과실이 없다 할 수는 없을 것이나, 거래 당사자 사이의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의 알선을 업으로 삼고 있어 고도의 직업적인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부동산중개업자의 지위나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 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받게 할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부동산중개업법 제19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중개를 의뢰하여 매매 등의 계약을 체결하는 일반인으로서는 부동산중개업자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것으로 신뢰하고 그의 개입에 의한 거래 조건의 지시, 설명에 과오가 없을 것이라고 믿고 거래하는 것이라는 점, 원고는 손**의 말을 믿어 착오에 빠지게 되었지만 손**가 착오에 빠지게 된 과정에 명확하게 이 사건 점포를 지적하지 아니하였던 피고의 잘못도 개입되어 있는 점,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중개인을 통하여 하는 부동산 매매 거래에 있어 언제나 매수인 측에서 매매 목적물을 현장에서 확인하여야 할 의무까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매 당사자에게 중개업자가 매매 목적물을 혼동한 상태에 있는지의 여부까지 미리 확인하거나 주의를 촉구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할 것인 점 등 이 사건 매매 중개와 계약 체결의 경위 및 부동산 매매 중개업의 제반 성질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00상회를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인 이 사건 점포라고 오인한 과실이 중대한 과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원·피고 쌍방을 위하여 중개행위를 한 손** 스스로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이 00상회라고 오인한 채 원고에게 알려 준 과실을 바로 원고 자신의 중대한 과실이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위에서 설시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중대한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32772,32789 판결).

이 판결은, 부동산거래 전문가인 중개업자가 착각했을 정도라면 거래당사자의 착각을 중대한 과실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케이스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케이스마다 다르게 판단될 수밖에 없다. 중개업자가 잘못 착오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 착오에 터무니없는 중과실이 있다면, 중개업자의 잘못된 설명을 그대로 믿었다고 하더라도 계약을 취소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중개업자에게 중개를 의뢰하였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중개업자에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거래의 기본적이고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거래당사자 스스로 확인하고 주의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상-

**참고판결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08가단45050 매매대금반환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6,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8. 11.부터 2008. 11. 19.까지 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증인 최○○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가. 부부사이인 원고들은 2008. 7. 1. 부동산 중개업자 최○○의 중개로 피고와 사이에 피고 소유의 파주시 ○○읍 268-8, 268-10 토지 및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매매대금 2억 2,000만 원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계약 당일 계약금 1,000만 원을, 2008. 8. 10. 중도금 5,000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나. 원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 중 노후화된 지상건물 20평 1홉 5작 부분을 철거하고 기존 건물과 동일한 규모 이상의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기 위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러한 목적을 중개인 최○○ 및 피고에게도 고지하였으며, 피고 역시 원고에게 기존 건물 규모 이상으로 신축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였다.

다. 중개인 최○○은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부동산 중 토지 부분의 용도지역을 ‘도시지역, 자연녹지, 1종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 상한을 ‘60%’로 각 기재하여 매매계약서, 중개대상물 확인서, 토지이용계획확인서(갑 제2호증)를 작성한 다음 원고들 및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라. 이 사건 부동산 중 파주시 ○○읍 ○○리 268-8 대 150㎡ 전부와 같은 리 268-10 대 34㎡ 중 절반 이상이 자연녹지지역으로 건폐율 20%가 적용되어 바닥면적이 43.6㎡{(150㎡+34㎡/2)☓20%+24㎡/2☓60%} 이상의 건물을 신축할 수 없고, 이는 중개대상물 확인서상 건폐율 상한 60%를 적용할 경우의 110.4㎡{(150㎡+34㎡)☓60%}는 물론 기존 건물 면적인 20평 1홉 5작(66.5㎡)에도 크게 미달한다.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착오로 인한 이 사건 매매계약 취소 주장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부동산 지상에 기존 건물과 동일한 규모 이상의 건물 신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은 것은 이 사건 매매계약과 관련하여 동기의 착오라 할 것이지만,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의 내용으로 표시되었다 할 것이고, 나아가 이 사건 부동산 지상의 기존 건물은 1978년에 건축된 것으로서 신축이 필요하나 법령상 기존 건물보다 2/3 규모로 밖에 신축할 수 없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원고들은 물론 일반인들 역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원고들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그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2008. 11. 19. 이 사건 소장의 송달로써 피고에게 위와 같은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취소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었다 할 것이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는 먼저 이 사건 부동산 중 기존건물은 법령상 제한이 있기 전인 1978년 신축된 건물로써 동일한 규모로 ‘재축’할 수 있으므로 착오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재축’이라 함은 건축물이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재해로 멸실된 경우 그 대지에 종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다시 축조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이 예외적인 재축사유가 없는 한 다시 축조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인 기존건물 철거 후 신축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다음으로 원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의 용도지역 및 건폐율 제한을 확인하지 아니한 것은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므로,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에서 취소할 수 없는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하는 것을 의미하는바, 원고들이 스스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관련법령의 제한을 확인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되나, 부동산 중개업자인 최○○ 역시 이 사건 부동산 지상에 기존 건물 규모 이상의 건물 신축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원고들에게 그러한 사실을 고지한 점,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중개를 의뢰하여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일반인으로서는 중개업자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것으로 신뢰하고 그의 개입에 의한 거래 조건의 지시, 설명에 과오가 없을 것이라고 믿고 거래하는 것이 경험칙상 통례인 점, 중개인을 통하여 하는 부동산 매매계약에 있어 매매 당사자에게 중개업자가 관련법령을 모두 제대로 확인하였는지 여부까지 미리 확인하거나 주의를 촉구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스스로 관련법령의 제한을 확인하지 아니한 사정만으로는 중대한 과실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으로 기왕 지급받은 매매대금 6,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매매대금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08. 8. 11.부터 소장 송달일인 2008. 11.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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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의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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