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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보증금으로 저당권말소하기로 약속했을 때, 중개업자의 책임

2008-01-02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4,296 | 추천수 340

임대차보증금으로 저당권을 말소하기로 하는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임차인이 손해를 입게 된 사안에서 부동산중개업자의 확인설명의무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판단한 판결이 선고되었다. 울산지방법원 2007. 8. 31. 선고 2006가단52531 손해배상 판결이다(설명의 편의를 위하여 실제보다 사안을 압축하여 정리한다).

■ 구체적인 사안
중개업자는, 임대인 甲과 임차인 乙간에 보증금 8,500만원(계약금 4백만원, 중도금 4,100만원, 잔금 4천만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중개한다. 계약체결 당시 임대차목적물에는 채권최고액 7,150만원(실제 피담보채무액은 금5,500만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는데, 잔금 4천만원을 받아 근저당권을 말소하기로 했다. 그런데 중도금지급기일 직전에 임차인은 당초 임대차계약체결할 때의 약속과 달리 잔금 4천만원을 모두 지급받더라도 근저당권을 말소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임대인으로부터 듣게 되자, 대신 잔금 4천만원 중 3천만원은 위 대출금 5,500만원의 변제에 사용하며, 나머지 대출금 2,500만원은 잔금지급일로부터 3개월 내에 변제하여 근저당권을 말소하기로 하고, 이러한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임대인으로부터 현금보관증을 작성․제출받기로 새롭게 합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개업자는 임차인으로부터 자문을 받게 되자, ‘현금보관증은 차용증보다 더 효력이 있다’, ‘ 가족들과 상의하여 알아서 판단하라’는 취지로 답해주었다.

하지만, 임대인은 약속과 달리 지급받은 잔금으로 전혀 대출금을 변제하지 않았는데, 잔금 지급장소에는 중개업자가 입회하지 못했다. 그 후 이 저당권실행되었고, 임차인은 보증금 중 4,600여만원만 배당받았다.

■ 법원의 판단
이 사안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중개업자에게 확인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였다.

임대차계약체결 이전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으므로, 공인중개사로서는 잔금지급 이후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아니할 경우 그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인해 그 임차보증금을 보호받지 못할 위험성이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그 위험성에 대한 대비책으로 임차보증금이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상환에 사용되는 등의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관여하여 확인하거나, 잔금을 임대인측에게 직접 지급할 것이 아니라 잔금을 예치하거나 또는 차라리 잔금기일을 더 연기하더라도 근저당권의 말소와 동시에 잔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등 그 임차보증금의 보호를 위한 여러 법적조치 내지 위험대비책 등을 임차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언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피고(중개업자)는 특약 사항을 변경하면서 근저당권의 말소를 잔금 지급 이후로 하자는 임대인측의 제안에 대하여 원고(임차인)로부터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지 자문을 요청받았음에도, 현금보관증이 차용증보다 효력이 있으니(현금보관증이나 차용증이나 모두 단순한 증거자료에 불과할 뿐 둘 사이의 효력에 특별한 우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그러한 문서가 존재한다고 하여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거나 우선변제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점은 비단 공인중개사와 같은 법률관련직에 있는 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알수 있는 내용이라고 보아야 한다) 원고의 가족과 상의하여 결정하라는 공인중개사로서의 법률지식과 조언의무에 맞지 않는 무책임한 조언만을 하였을 뿐 위와 같은 법적조치에 관한 아무런 조언을 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피고는, 중개인으로서 변경된 특약에 따라 잔금 중 3천만원이 실제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 변제되는지 관여하여 확인하여야 함에도 잔금 지급시에 입회조차 하지 못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래 잔금지급기일에 만나는 시간을 정하지는 아니하였는데 당일 잔금을 지급하겠다는 원고의 전화를 받고 현재 자신이 외지에 있어 1시간만 기다려달라고 하였음에도 원고가 자신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잔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잔금지급시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귀책사유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중개인으로서는 잔금지급과 관련하여 근저당권의 말소 등과 같은 특약이 있다면 그러한 특약의 이행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그 잔금지급장소에 참석하기 위하여 잔금지급기일 이전에 미리 잔금지급시간과 장소를 계약당사자들과 연락․협의하여 결정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피고 주장 자체로도 그러한 협의를 할 의무를 태만히 한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잔금지급장소에 입회하지 못한 것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공인중개사인 피고는 위와 같은 잘못을 저지른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해 원고가 그 임차보증금의 보호를 받지 못하여 임차보증금 중 일부를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원고의 과실도 50% 인정).

■ 평석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대차계약 당시에 “잔금으로 가등기말소함”이라는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잔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고 가등기를 말소하지 못해 결국 그 가등기로 인해 임차인이 보증금회수를 하지 못한 사안에서, ‘잔금지급과정에서 중개업소가 직접 임차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잔금을 지급받아 임대인에게 건네주었다면, 임대차계약과정에서 약정된 제한물권말소의 책임이 중개업소에게도 있다’는 취지로 2005. 2.경 인천지방법원에서 판결이 선고된 적이 있는데, 위 울산지방법원 판결은 중개업자가 보증금전달을 굳이 위임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잔금으로 저당권을 말소한다’는 계약내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개업자에게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조언해야하는 의무를 명시적으로 인정한 점에 특징이 있다. 결국 이 판결은, 잔금으로 근저당권을 말소하거나 대출금을 변제하는 약속이 이루어진 사안에서는 중개업자에 대해 단순히 저당권의 존재나 액수와 같은 피상적인 권리관계를 확인시켜 줄 의무를 넘어서, 약속한대로 지급받은 잔금이 저당권 말소에 사용되는지 중개업자가 확인하거나, 아니면 그 위험성에 대해 임차인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 중개업자의 임차인 보호의무를 보다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임대차계약체결과정에서 우리 중개실무상으로는, 공부상에 기재된 권리관계 그 자체에 대한 확인설명만을 중개업자의 의무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판결에 대해서는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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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의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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