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임차인보호제도를 이용한 신종 중개업

2007-02-12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2,501 | 추천수 257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에는 선순위저당권자보다 우선해서 보호되는 소액임차인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되기 위해서는 해당 주택에 대한 경매개시결정이 등기부상에 등재되기 이전까지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 즉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갖추면 된다.


필자는 최근, 이런 소액임차인보호제도를 이용해서 경매직전에 있는 주택을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업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경매직전에 처해진 주택에는 임대차계약체결이 쉽지않다. 임대인인 주택소유자의 경제적인 상황이 열악해서 보증금반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에서 정한 소액임차인보호제도를 활용하면 이런 주택에 대한 임대차도 임대인, 임차인 모두에게 경제적인 실익이 있을 수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가 어려운 주택을 저렴하게나마 임대함으로써 경매도중이라도 나름대로 주택으로 수익을 취할 수 있고, 임차인 입장에서는 비록 정상적인 주택보다는 절차가 번잡하기는 하지만 시세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거주하다가 경매가 종료되면 법에서 정한 소액보증금한도 내에서는 법원으로부터 우선배당받을 수 있어 나름대로 보증금확보도 가능한데다가, 운이 좋으면(?) 새로운 소유자가 되는 낙찰자로부터 상당한 이사비까지 덤으로 챙길 수도 있다. 이런 점을 부각시키면서 이런 경매직전의 주택을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업자가 생겨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이 법적으로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이들 전문중개업자들은 소액보증금의 범위 내에서는 보증금반환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바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이 복병이 될 수 있다. 사해행위라는 것은 채무자가 채권자들에 대한 공동담보가 되는 재산을 처분함으로써 채무초과상태를 만들거나 채무초과상태를 더 심화시키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채무자인 임대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으로 인해 다른 채권자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게 한다는 점에서 소액 임대차계약체결행위는 사해행위의 소지가 있고 만약 재판을 통해 사해행위로 판단되면 사해행위인 임대차계약은 소급해서 취소됨으로써 결국 임차인이 배당받을 수 없는 결과가 된다.


소액임대차계약체결행위가 사해행위가 되는지와 관련하여는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3다50771 판결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은 임차목적 주택에 대하여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조세 등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일종의 법정담보물권을 부여한 것이므로,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서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주택에 대하여 위 법조 소정의 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채무초과상태에서의 담보제공행위로서 채무자의 총재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 임차권설정행위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2]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 보호대상인 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사해행위인 경우, 채무자의 악의는 추정되는 것이고, 수익자인 임차인의 악의 또한 추정된다고 할 것이나, 다만 위 법조 소정의 요건을 갖춘 임차인에 대하여 선행의 담보권자 등에 우선하여 소액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법조 소정의 임차권을 취득하는 자는 자신의 보증금회수에 대하여 상당한 신뢰를 갖게 되고, 따라서 임대인의 채무초과상태 여부를 비롯하여 자신의 임대차계약이 사해행위가 되는지에 대하여 통상적인 거래행위 때보다는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될 것이므로, 수익자인 임차인의 선의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실제로 보증금이 지급되었는지, 그 보증금의 액수는 적정한지, 등기부상 다수의 권리제한관계가 있어서 임대인의 채무초과상태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굳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사정이 있었는지, 임대인과 친인척관계 등 특별한 관계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결국, 대법원은 허위임대차계약 뿐 아니라 보증금을 실제로 수수하는 진실한 임대차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사해행위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바, 경매개시가 바로 임박한 상태에 있거나, 등기부상 권리관계가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에는 사해행위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임대차계약체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런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소액보증금에 해당하는 보증금과 함께 상당한 월세까지 내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는데(예를 들어,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100만원), 월세가 얼마이건 임대차보증금액수만으로 소액임차인의 기준을 삼고 있는 현행 입법상으로는 상당한 월세까지 내는 여유있는 이들 임차인들까지 특별보호해 줄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다른 채권자들에게 부당한 손해를 끼치게된다는 점에서, 소액임차인제도를 정의관념에 맞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경매를 앞두고 예전처럼 알음알음 비밀리에 임차인을 구하는 것을 넘어서 이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업자까지 생겨날 정도로 소액임차인보호제도를 조직적으로 악용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극빈층의 임대차보증금을 최소한으로 보호한다는 소액임차인보호제도의 원래 취지에 맞게끔 제도개선이 시급히 필요한 실정이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과 같이 월차임까지를 고려한 환산보증금 기준을 가미하여 보호되는 소액임차인의 범위를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



■ <참고법령>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보증금중 일정액의 보호)

①임차인은 보증금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주택에 대한 경매신청의 등기전에 제3조제1항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②제3조의2제4항 내지 제6항의 규정은 제1항의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③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임차인 및 보증금중 일정액의 범위와 기준은 주택가액(대지의 가액을 포함한다)의 2분의 1의 범위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3조 (대항력등)

①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익일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이 경우 전입신고를 한 때에 주민등록이 된 것으로 본다.

②임차주택의 양수인(기타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③민법 제575조제1항·제3항 및 제578조의 규정은 이 법에 의하여 임대차의 목적이 된 주택이 매매 또는 경매의 목적물이 된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④민법 제536조의 규정은 제3항의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동법 시행령 제3조 (보증금중 일정액의 범위등)

①법 제8조의 규정에 의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보증금중 일정액의 범위는 다음 각호의 구분에 의한 금액 이하로 한다.

1.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수도권중 과밀억제권역 : 1천600만원

2. 광역시(군지역과 인천광역시지역을 제외한다) : 1천400만원

3. 그밖의 지역 : 1천200만원

②임차인의 보증금중 일정액이 주택의 가액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주택의 가액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에 한하여 우선 변제권이 있다.

③하나의 주택에 임차인이 2인이상이고, 그 각 보증금중 일정액의 합산액이 주택의 가액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각 보증금중 일정액의 합산액에 대한 각 임차인의 보증금중 일정액의 비율로 그 주택의 가액의 2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을 분할한 금액을 각 임차인의 보증금중 일정액으로 본다.

④하나의 주택에 임차인이 2인이상이고 이들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이들을 1인의 임차인으로 보아 이들의 각 보증금을 합산한다.


시행령 제4조 (우선변제를 받을 임차인의 범위) 법 제8조의 규정에 의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임차인은 보증금이 다음 각호의 구분에 의한 금액 이하인 임차인으로 한다.

1.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수도권중 과밀억제권역 : 4천만원

2. 광역시(군지역과 인천광역시지역을 제외한다) : 3천500만원

3. 그밖의 지역 : 3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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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의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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