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거래에 있어 잔금지급과 저당권말소의 동시이행문제

2006-12-15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6,639 | 추천수 312
 

부동산을 거래함에 있어 거래대상 부동산에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가 많다. 현재의 거래실무상으로는 근저당권처리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서, 단지 실채무액이 얼마인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잔금지급할 때 정산하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래과정에서 저당권의 처리는 법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우선, 설정된 저당권을 말소하기로 예정했다면, 잔금지급과 동시이행할 것인지, 선이행할 것인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보통은 저당권말소와 잔금지급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매도인이 저당권을 말소해주지 않는다면 매수인으로서도 피담보채무액수의 범위 내에 일방적으로 잔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이런 점을 반영해서 저당권을 말소할 계획인 경우에는 매매대금으로 저당권을 말소하는 과정을 밟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런 의도와는 달리 매매계약서상에는 마치 저당권말소가 잔금지급보다 먼저 이행할 의무로 기재되는 경우가 실무상으로 적지 않다. 예를들어, 10억원 아파트 매매에서 계약금 1억원, 잔금 9억원을 정하고, 채권최고액 5억원(실채무 4억원)의 저당권말소를 잔금 9억원으로 해결할 의도였는데, 계약서상에는 “잔금지급 이전에 매도인이 저당권을 말소한다”는 식으로 기재되어버렸다면, 마치 잔금 9억원지급 이전에 매도인이 먼저 저당권을 말소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그 결과, 매도인은 매수인의 잔금지급과 별개로 저당권을 말소할 의무를 부담하게 됨으로써 법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시중에서 유통되는 매매계약서 서식(소위, 문방구 계약서)에도 표현이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을 매매함에 있어서는 저당권말소의무와 잔금지급의무의 동시이행관계를 계약서상에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 다음은,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도인에게 이전등기의무와 별도로 저당권을 말소할 의무가 중요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판결 하나를 소개한다. 대법원홈페이지에 게시된 대구지방법원 2006. 12. 1. 선고 2006가단23081호 판결인데, 요지를 그대로 옮긴다.   


□ 사건의 쟁점

부동산의 매도인이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와 임대보증금의 구체적인 액수 및 그에 관한 필요 서류 등을 확인시켜 주지 않은채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만을 준비하여 이를 고지한 상태에서 매수인에게 매매대금 잔금의 지급을 촉구한 경우 이를 매도인으로서의 적법한 이행제공이라고 볼 수 있는지 및 매수인에게 이행지체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


□ 판결 요지

○ 사안의 개요

피고는 2004. 12. 22. 원고에게 그 소유 부동산을 매도하였다. 그 후 잔금지급기일로 약정된 2005. 12. 22. 피고측은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부동산 등기필증을 준비하여 이를 원고 직원에게 고지한 반면 원고는 피고의 시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새마을금고의 계좌로 매매대금잔금인 150,000,000원을 입금시켜 이를 피고측에 확인시켰다. 그런데 위부동산에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고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었고, 한편부동산매매계약서 제4조에는 “매매목적물에 설정된 저당권, 임차권 등이 있을 경우에는 잔금 수령일까지 그 권리의 하자 및 부담 등 일체를 제거하여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하여 주기로 함”이라는 기재가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었는데, 피고측은 당일 원고 직원에게 임차인 보증금 처리 및 근저당권 해지 등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상호 그 이행 방법과 정확한 잔금 액수 등에 관한 논의를 진전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헤어졌다. 그 다음날인 2005. 12. 23. 원고는 피고에게 조속한 세입자 처리, 근저당권 해지 등을 요구하고 최고서를 보낸 반면, 피고는 같은 달 26. 원고에게 원고가 잔금지급기일에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

로 계약 해제 통지를 하였다.

 

○ 쟁점

부동산의 매도인이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와 임대보증금의 구체적인 액수 및 그에 관한 필요 서류 등을 확인시켜 주지 않은채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만을 준비하여 이를 고지한 상태에서 매수인에게 매매대금 잔금의 지급을 촉구한 경우 이를 매도인으로서의 적법한 이행제공이라고 볼 수 있는지 및 매수인에게 이행지체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

 

○ 법원의 판단

12. 22. 피고측은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 자체와 관련하여서는 일응 적법한 이행의 제공을 했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부동산에 관하여 임차권과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라면 그 임차권과 저당권을 해지하거나 또는 원고에게 그 정확한 금액을 확인시켜 주면서 계약의 인수 등과 관련하여 필요한 서류도 함께 제공하여야 함이 계약서 제4조의 문리해석과 경험칙에 따른 해석이라 할 텐데, 피고측은 원고에게 이와 같은 확인 조치를 취한 바 없으므로 잔금 지급일을 맞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도인으로서 완전히 적법한 이행의 제공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과연 당시 원고에게 이행지체 책임이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보더라도, 피고측은 원고에게 잔금의 지급을 요구하였을 뿐 정확한 임차보증금 및 저당권의 피담보채무 액수를 확인해 준 바 없으므로, 2005. 12. 22. 또는 그 이후 같은 달 26.까지 사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직접 위 원고 계좌의 150,000,000원을 인출하여 교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당시 피고로서는 일종의 수령지체의 상태에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에게 곧바로 이행지체의 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그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던 2005. 12. 26.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한 해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효력이 없다.


■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부동산거래과정에서 소홀하기 쉬운 저당권처리문제가 막상 법적인 판단을 받을 때는 자칫 예상치 않은 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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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의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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