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일부에 대한 전세권설정의 문제점

2006-06-20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17,298 | 추천수 299

필자가 고문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유명한 피자 프랜차이즈 회사의 피자 점포 임대차과정에서 발생한 법률문제인데, 사안은 다음과 같다.

■ 사안의 개요
이 회사의 경우 피자매장를 임대차할 때는 반드시 임대차기간과 전세보증금반환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전세권설정을 하는 것이 원칙인데, 수원의 어느 지역에 피자매장 임대차계약을 하면서 통상적으로 하는 것처럼 건물 전체 중 임대차하는 부분인 일부에 대해서만  전세권설정등기를 해두었다. 전체 5층 건물인 이 건물은 점포별로 구분등기되지 않고 하나의 건물로 등기되어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 회사는 회사가 임차하고자 하는 건물 1층의 절반 정도의 면적을 특정해서 건물주와 전세권등기설정계약을 하고, 등기부상에도 그 부분에 대해서만 전세권등기가 설정되었다.

그후 임대차기간이 종료되어 임대차보증금 10억원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 입점하려는 다른 세입자가 없어 보증금반환이 1년 이상 지체되었다. 이에 더 이상 자진반환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의뢰인 회사는 경매를 통해서라도 보증금을 회수하기 위해 관할법원에 건물 전체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건물일부에 대해 전세권을 설정한 전세권자는 전세권 설정한 일부 부분을 넘어서 건물전체에 대해서 경매를 청구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되었다. 그렇다고 하여 전세권 설정한 일부만을 경매에 넣기도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전세권설정한 일부만을 경매에 넣기 위해서는 그 해당부분을 구분하여 등기하는 구분등기절차가 전제되어야하는데 이 건물은 그 구조상 구분등기가 사실상 곤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의뢰인회사는, 무작정 건물주의 자진반환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건물주에 대한 다른 채권자가 경매신청하기를 기다려 그 경매과정에서 전세권자로서 순위에 따른 배당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보증금을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필자에게 자문을 구해왔다.


■ 자문내용
법률검토 결과, 현 상태에서 의뢰인회사가 경매를 진행할 방법은 없었다. 현행 판례상, 건물일부에 대한 전세권설정만으로는 건물전체를 경매신청할 수 없었고(대법원 2001. 7. 2. 선고  2001마212 결정), 그렇다고 건물구조상 구분등기도 곤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세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이라는 직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다소 우회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대인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여 판결을 받아, 건물전체에 대한 강제경매신청을 통해 경매를 진행하는 방법은 가능할 수 있다. 강제경매신청이라고 하더라도 의뢰인회사의 배당순위는 전세권설정된 시점이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임대차계약체결 이후에 건물소유권자가 변동되어 있어 당초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대인인 전 건물주에 대한 판결로는 현 건물주에 대한 재산인 이 사건 건물을 경매진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재산조사결과, 전 건물주는 재산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결국,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서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경매진행이 필요했고,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경매진행을 위해서는 현 건물주에 대한 채무명의(판결)가 필요했다. 그런데, 의뢰인 회사가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기본적으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일정한 환산보증금 이상의 고액의 임대차계약이었기 때문에, 바뀐 건물주가 전 건물주의 임대인으로서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해야하는 법적인 의무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문제가 있었다. 즉, 건물주가 변동되었다고 하여 바뀐 건물주가 종전 건물주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당연히 승계할 법적인 의무는 없었다. 다시말하면, 임차인인 의뢰인 회사로서는 바뀐 건물주에게 보증금반환을 요구할 권리가 원칙적으로는 없는 셈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건물주가 변동되는 과정에서 의뢰인회사의 임대차보증금을 건물을 양수하는 건물주가 승계한다는 내용으로 건물양도인과 양수인간에 합의가 이루어져 있었고, 이러한 내용의 문서를 의뢰인회사가 입수해 있었다. 이 합의를 근거로 현 건물주에 대한 의뢰인회사의 보증금청구는 법적으로 가능할 수 있었다. 필자는 이러한 내용으로 의뢰인회사에 대해 자문을 했고, 현 건물주에 대한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즉시 제기할 것을 권유했다.

■ 건물 일부에 대한 전세권설정, 보증금반환을 위해 완벽한 방법은 아니다  
현재 업무용으로 건물 일부만을 임차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의 경우, 전세권설정 시점에 비추어 배당순위상으로만 문제가 없다면 임대차하고 있는 건물 일부만에 대해 전세권을 설정하더라도 전세보증금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는 경향인데, 이런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필자는 하게 되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건물구조상 임대차하는 부분에 대한 구분등기가 불가능하다면, 건물 일부에 대한 전세권설정만으로는 ( 일부이건 전부이건간에 ) 임의경매청구가 법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건물주에 대한 판결을 받아 강제경매신청이라는 우회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데, 이 의뢰인회사의 경우처럼 도중에 건물주가 바뀌어버린 경우에 앞서 본 바와 같이 건물의 양도, 양수인 사이에 임대차보증금을 승계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고 이를 임차인이 입증할 수 있는 운 좋은 경우가 아니라면, 자칫 현 건물주에 대한 채무명의를 받을 수 없게 되어 보증금회수가 곤란할 수 있는 처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임대차보증금채무에 대한 양수도 합의없이, 당초 건물주가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임대차목적물인 건물을 증여하거나 대물변제로 다른 채권자에게 넘겨버리는 경우에는 건물을 양수하는 사람이 기존 임차인에 대한 보증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물론 이런 경우에는, 건물처분행위를 사해행위라고 하여, 건물처분행위를 취소하여 기존 건물주 앞으로 다시 원상복귀하게 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사해행위취소를 확실히 보장할 수는 없다). 

결국 이런 경우를 대비한다면, ① 건물전부에 대한 경매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건물일부를 임차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건물 전부에 대한 전세권설정을 받거나, ②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전세권과 별도로 저당권을 설정받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이상-

<참고판례>

 


■ 대법원 2001. 7. 2. 자 2001마212 결정 【부동산임의경매】
건물의 일부에 대하여 전세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그 전세권자는 민법 제30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그 건물 전부에 대하여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고, 민법 제318조의 규정에 의하여 전세권설정자가 전세금의 반환을 지체한 때에는 전세권의 목적물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나, 전세권의 목적물이 아닌 나머지 건물부분에 대하여는 우선변제권은 별론으로 하고 경매신청권은 없으므로, 위와 같은 경우 전세권자는 전세권의 목적이 된 부분을 초과하여 건물 전부의 경매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그 전세권의 목적이 된 부분이 구조상 또는 이용상 독립성이 없어 독립한 소유권의 객체로 분할할 수 없고 따라서 그 부분만의 경매신청이 불가능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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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대개 거래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부동산거래에 있어서의 실패는, 인생 전체적인 설계에 있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기당하지 않고 실수없이 부동산거래를 함에 있어, 힘이 될 수 있는 칼럼이고자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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