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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의 낙찰과 7번의 대금미납

2008-04-24 | 작성자 이영진 | 조회수 19,319 | 추천수 369

경매절차에서 어떤 물건이 낙찰된 후 대금미납으로 다시 경매에 부쳐지는 경우를 재경매(또는 재매각)이라고 한다. 이러한 재경매 사건은 낙찰건수 대비 10~20%에 이를 정도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재경매 절차에서 재차 낙찰되고도 또다시 대금미납하는 사례는 - 간혹 보이긴 하지만 - 그리 흔한 것은 아니다. 하물며 재차, 삼차의  재경매절차에서 낙찰된 후 거듭 거듭 대금을 미납한 사례는 오죽 더 찾기 어려울까마는 여기 7번씩이나 낙찰되었다가 7번 모두 대금을 미납하지 않은 채 첫 경매일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날 때까지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특이한 사례가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차산리에 소재한 임야 2000평이 감정가 5950만원에 처음 경매에 부쳐진 것은 2006년 9월 19일. 이날 입찰에서 5명이 입찰경쟁한 끝에 2억5천만원에 ‘K’씨에게 낙찰이 되었다. 낙찰가율이 420%가 넘었으나 감정이 1년전에 된 물건이기 때문에 그 정도는 낙찰될 수 있겠거니 했지만 낙찰자는 대금납부기한까지 낙찰대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입찰보증금 595만원을 몰수당했음은 물론이다.

두 달 정도 지난 11월 28일 재경매된 이 물건은 ‘P’씨에게 1회차 낙찰가격보다 3배에 가까운 6억9 000만원에 낙찰되었다. 낙찰가율이 무려 1,159.7%나 됐다. 하지만 이 낙찰 자 역시 낙찰대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재경매 사건이기 때문에 몰수된 입찰보증금은 최저매각가의 20%인 1190만원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낙찰자가 필요 이상 고가낙찰을 받았거나 아니면 입찰표에 입찰가를 기재하면서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인 것쯤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이후 이와 같은 고가낙찰과 대금미납 퍼레이드는 계속되었다. 해를 넘겨 2007년 3월 6일 진행된 3차 경매에서 ‘L’씨에게 6억2000만원, 5월 15일 4차 경매에서 또다른 ‘L’씨에게 6억3000만원, 7월 24일 5차 경매에서 ‘P’씨에게 5억9000만원에 낙찰되었으나 약속이나 한 듯 낙찰자는 모두 낙찰대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이때까지 몰수된 입찰보증금만 해도 5355만원으로 거의 감정가에 이르는 금액이다.

잇따른 대금미납으로 집행법원도 부담이 되었던지 10월 2일 부쳐진 6회차 경매에서는 입찰보증금을 50%로 파격 인상하였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이날 경매에서도 ‘H’씨에게 5억6000만원에 낙찰되었으나 낙찰자는 대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이후 12월 11일 7차 경매에서 또다른 ‘H’씨에게 3억9000만원에 매각되었지만 역시나 대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이 두차례에 걸쳐 몰수된 입찰보증금만 5950만원, 이전 절차까지 합하면 7차례에 걸쳐 총 1억1305만원의 입찰보증금이 몰수된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왜 낙찰자들은 입찰보증금 몰수라는 부담을 안고도 이렇듯 대금미납을 밥먹듯(?) 반복했을까? 소유자와 물건과의 관계 또는 물건가치에 대한 논쟁은 배제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사태는 2002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민사집행법에서 입찰보증금을 입찰가의 10%가 아니라 최저매각가의 10%로 정하면서부터 나타난 부작용이요, 소유자(또는 채무자)는 이 점을 악용하여 경매절차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다.

민사집행법이 시행되기 전의 구민사소송법이 적용되는 사례였다면 위와 똑 같은 상황에서 낙찰자가 몰수당하는 보증금의 범위는 최저매각가의 10%를 기준으로 하는 1억1305만원이 아니라 입찰가를 기준으로 하는 10억600만원이 된다. 입찰보증금이 50%로 상향된 6, 7회차 경매를 제외한 5회차까지의 입찰보증금만도 5억3100만원이다. 이 같이 몰수되는 입찰보증금의 감소가 구민사소송법제하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낙찰자의 대금미납 퍼레이드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위 사례에는 채무자의 숨은 의도를 발견해낼 수 있다. 최저매각가의 10%가 몰수되든 입찰가의 10%가 몰수되든 낙찰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터이지만, 위 사례를 보면 ‘P’씨, ‘L’씨, ‘H’씨가 각 2차례씩 낙찰받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낙찰자들이 진정 입찰자가 아니라 소유자를 위한 가장 입찰자에 불과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즉 소유자가 경매절차를 고의로 지연시키기 위해 대리 입찰자를 내세워 낙찰과 대금미납을 반복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첫 경매일로부터 벌써 1년 반이 넘었고, 경매개시결정이 이루어진 2005년 7월을 기준으로 하면 벌써 3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이렇게 지연되어 벌어진 기간동안 소유자(인접필지에 납골시설을 소유하고 있음)는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고 의도한 대로 상황이 호전되면 채무를 변제하고 경매를 취하시키겠다는 의도가 절실히 배여 있는 것이다. 경매가 취하되면 그간 몰수됐던 입찰보증금 1억1305만원도 그간의 낙찰자(사실상은 소유자가 지원한 자금)에게 반환된다는 것도 흥미거리이다. 이 같은 이유로 소유자는 지금도 제3의 낙찰자에게 낙찰됨으로써 그간의 보증금을 몽땅 몰수당하느냐, 아니면 제3자가 범접하지 못할 금액으로의 고가낙찰과 대금미납을 반복하면서 경매를 취하시키고 결국은 입찰보증금까지 반환받느냐 하는 상당히 위험하고도 고단한 게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10일 춘천시 남면 추곡리 소재 임야 5,730평(감정가 4660만원)이 첫 입찰에서부터 올해 2월 11일에 이르기까지 3차례에 걸쳐 10억원 내외에서 낙찰된 후 낙찰대금을 납부하지 않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민사집행법의 시행으로 입찰보증금 부담이 감소되면서 생기는 부작용중의 대표사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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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통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얘기는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부동산, 특히 부동산경매에서는 시행착오를 겪고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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