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동(混同)의 법리를 아십니까

2020-11-05 | 작성자 이영진 | 조회수 534 | 추천수 12

혼동(混同)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다른 사물을 구별하지 못하고 뒤섞어서 보거나 생각한다’는 것이지만 법률적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법률적 의미로서의 혼동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상속하는 것과 같이 채권자의 지위와 채무자의 지위가 동일한 주체(동일인)에 귀속하는 것을 말한다. 이럴 경우 채권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으므로 해당 채권은 소멸시킨다. 다만 이 채권이 제3자의 권리의 목적인 때에는 예외적으로 채권이  존재하게 되는데(민법 제507조 참조), 제3자의 권리의 목적이라 함은 혼동으로 소멸하는 채권에 질권이나 담보물권 등이 설정된 경우를 말한다.

혼동은 부동산 경매물건에서도 가끔 나타나는 바, 경매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지난 10월 21일 여주시 능서면에 소재한 ○○연립 한 개 호수가 감정평가액 5400만원에 두 차례 유찰돼 최저매각가격이 2646만원까지 저감된 물건이다. 결과적으로 이 물건은 1명이 단독으로 입찰하여 약 3178만원에 매각이 됐다.

최저매각가격이 반값으로 떨어진 것도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유찰가능성이 있었던 이유(결과적으로 단독으로 낙찰이 됐지만)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임대차미상의 선순위 점유자가 있었던 것이고, 또 하나는 등기부등본상에 최선순위로 설정된 전세권이 있는데 그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선 임대차미상의 선순위 점유자는 현장답사 결과 임대차관계 없이 점유하고 있는 소유자의 친척으로 밝혀져 명도에 문제가 되지 않을 듯했다.

다음으로 배당요구하지 않은 선순위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기 때문에 그 전세금을 매수인이 떠안아야 하는 것은 권리분석의 기본 원칙이다. 그런 이유로 모 경매정보업체의 자동권리분석에도 아래와 같이 선순위 전세권이 말소되지 않고 매수인에게 인수되는 것으로 표기돼 있으니 입찰자가 적거나 한차례 더 유찰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예상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 사례의 권리분석은 틀렸다. 본 경매물건의 등기부등본상의 권리관계를 자세히 보면 전세권자 유○○이 전세권 설정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전세권 목적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즉, 전세권자가 자신의 채권의 목적이었던 부동산을 당초 소유자였던 김○○으로부터 매수한 것으로 전세권자와 현재의 소유자가 유○○으로 같아졌다.

이런 경우가 바로 혼동의 예로서 선순위 전세권이 혼동으로 소멸하느냐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민법 제507조 규정에 의하면 2008년 7월 30일에 설정된 유○○의 전세권은 소멸하게 된다. 전세권이 소멸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세권이 제3자의 권리의 목적, 예컨대 전세권을 담보로 질권이 설정돼 있거나 저당권이 설정돼 있어야 하나 2009년 9월 3일에 전세권자 유○○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 설정된 권리관계를 보면 이러한 권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상식적으로도 전세권자와 소유권자가 같아졌는데 소유권자가 전세권을 주장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민법은 바로 이러한 상식에 기해 혼동의 법리를 명문상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순위 전세권은 혼동으로 소멸하게 되며 매수인은 선순위 전세권자의 보증금 3천만원을 인수하지 않아도 됐다. 비록 단독으로 입찰하여 최저경매가보다 약 530여만원 정도 더 높은 가격에 낙찰이 됐지만 선순위 전세권자의 보증금을 인수하지 않아도 되는 결과 거래 시세(6천만원-6억5천만원)의 50% 정도에서 낙찰을 받은 셈이다. 혼동의 법리를 잘 이해하고 입찰하여 성공을 거둔 사례이다. 


㈜이웰에셋 이영진 대표 (세종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경매초보자를 위한 입문서 <손에 잡히는 경매> 저자
☎02)2055-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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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통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얘기는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부동산, 특히 부동산경매에서는 시행착오를 겪고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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