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가 산정의 최종 변수는?

2012-06-08 | 작성자 이영진 | 조회수 9,351 | 추천수 162

경매에 있어 입찰가는 경매의 상징이자 산소와 같은 절대적 존재이다. 입찰가 없이 경매를 논할 수 없고, 입찰가가 있을 때 비로소 경매는 경매로서의 생명력을 갖는다.

입찰가는 그렇게 중요한 존재다. 그렇다보니 입찰가를 써내는 순간에는 낙찰자를 발표하는 순간만큼이나 떨리고 가슴 졸이게 된다. 입찰가를 쓰는 순간 뿐만 아니라 다 써낸 후 개찰하고 집에 돌아갈 때까지도 너무 낮게 썼나? 아니면 너무 높게 썼나? 하는 갖은 상념이 뒤따라오는 것이 바로 입찰가이다.

대부분의 입찰자들은 머릿속에 예상입찰가를 염두에 두고 입찰법정을 찾는다. 그런데 그 예상입찰가는 의외로 참 많은 의미와 변수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상상 그 이상으로!

우선 통계적인 측면에서 접근해보자. 예상입찰가를 산정하는 주된 기준이 되는 게 바로 감정평가액이다.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평균 낙찰가율이라는 통계가 나오고 이 낙찰가율에 견주어 예상입찰가가 산정된다.

평균 낙찰가율이야 당시의 부동산시장 흐름에 따라 입찰자가 인용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예상입찰가를 산정하는데 있어서 평균 낙찰가율 한번쯤 따져보지 않는 사람은 경매시장에서 왕초보로 통한다.

유사물건의 평균 낙찰가율을 인용하든 인근지역의 평균 낙찰가율을 인용하든 평균 낙찰가율 여하에 따라 예상입찰가의 높고 낮음이 결정되기 때문에 어쨌든 예상입찰가는 낙찰가율이라는 통계적 수치가 가미돼 산출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평균 낙찰가율을 예상입찰가에 반영할 때에는 주의할 사항이 하나 있다. 즉 평균이라는 것은 일정 기간내 수십 건 또는 수백 건 이상의 낙찰 사례가 모여져 나온 것이니만큼 물건 각각의 개별적 특성은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물건이나 권리상 하자가 있어 낙찰가율이 20%로 떨어진 물건이나 개발호재가 확실하고 감정이 시세보다 매우 낮게 돼 감정가 이상의 120%로 낙찰된 물건을 모두 아울러 나오는 수치가 바로 평균 낙찰가율이다.

평균 낙찰가율을 참고하되 반드시 맹신할 필요가 없고 대신 입찰하고자 하는 물건 자체의 특성에 따른 예상 입찰가를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둘째, 예상입찰가는 수익률이라는 변수에 의해서도 좌우된다. 입찰자 각자가 바라는 기대수익이 죄다 상이하고 어떤 기준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 수익률은 천양지차를 이룬다. 이때의 기준에는 시세(차익), 임대수익, 개발가치, 개발호재 등 갖가지 요인들이 총 동원된다.

때로는 하나, 때로는 두 개 이상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융합하여 예상입찰가가 산정된다. 물건유형에 따라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물건이 있고, 임대수익이 발생하는 물건이 있고, 당장의 수익은 없지만 개발이나 리모델링 후의 자산가치 상승을 바라는 물건이 있다.

예컨대 내가 보기에 감정가의 75%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물건도 그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것은 물건의 수익 유형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입찰자 자신이 어느 수익유형으로 판단하고 수익률을 계산하느냐에 따라 입찰가가 달라진다. 수익률에 따른 입찰자의 예상입찰가 산정은 기본적으로 입찰자가 실수요자이냐 투자자이냐에 따라서도 정도의 차이가 있음을 주지할 일이다.

셋째, 예상입찰가는 경매라는 그 자체의 특성상 간직하고 있는 무수한 위험요인들을 제거하고 또 제거해서 얻어진 수치이다. 입찰가에는 임차인과의 관계, 점유자의 명도, 등기부상의 권리관계 뿐만 아니라 등기부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권리관계에 대한 위험들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임차인과의 관계에서 임차인의 보증금을 인수하게 되는 만큼 입찰가는 낮아지게 되고 또한 점유자의 성향이 강해보일수록 명도기간에 대한 위험을 고려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공격적인 입찰가를 적어내기에는 무리다.

입찰하려고 하는 물건에 유치권이 걸려있다든지 토지나 건물만 경매에 부쳐져 법정지상권 성립 여지가 있다든지, 취득하고자 하는 토지에 분묘가 있어 소유권행사에 제약이 있다든지 하는 등의 위험 요인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집합건물 등에서 발생하는 체납관리비도 입찰가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임은 물론이다.

이렇듯 객관적 사실에 의하거나 주관적 가치판단에 의하거나 아니면 통계적인 수치에 의하거나 어쨌든 입찰 법정에 도달하기까지 입찰자는 자신이 쓰고자 하는 입찰가를 미리 염두에 두고 온다. 그러면서도 그 (예상)입찰가를 확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것은 당일 법정분위기가 어떠하냐 하는 것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입찰가 산정에 있어서의 무시하지 못할 최종적인 변수이다.

최근 필자가 낙찰 받은 물건 중 하나가 그 예를 적절히 대변해주는 듯해서 이를 부연 설명해 보자. 신당동에 있는 경매물건에 입찰하였는데 입찰 당시 위에 나열한 여러 가지 요인(통계, 수익률, 위험요인 등)을 고려해 예상입찰가를 산정해놓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입찰가를 A, B, C 세 가지 경우를 가정했다.

그 이유는 법정 분위기에 따라, 즉 당일 입찰법정에 입찰자들로 북적대는지 아니면 방청객석이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일 정도로 썰렁한지 등을 판단한 후 예상 입찰자가 3명 이하이면 A 입찰가를, 4~7명이면 B 입찰가를, 8명 이상이면 C 입찰가를 써내기로 의뢰인과 사전 합의를 했던 탓이다.

당일 법정 분위기가 다른 때와 달리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여서 A 입찰가를 써냈는데 결과적으로 3명이 입찰하여 차순위와 500만원 차이로 낙찰이 됐다. 법정 분위기 파악 없이 낙찰 받고자 하는 욕심만 앞서 B나 C 입찰가를 써냈다면 그 이상의 큰 차이로 낙찰 받아 의뢰인에게 면목이 서지 않을 수 있었던 사례다.

물론 법정 분위기는 단지 보이는 사람 수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당일 진행되는 경매물건이 몇 건인지, 그 경매물건 중에 사람이 몰릴만한 특이한 물건은 없는지, 학습차 참관한 경매교육생들로 인해 법정이 북적대보이지는 않는지 등을 꼼꼼히 계산하고 입찰가를 최종 낙점해야 차순위와 격차를 벌리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낙찰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주)이웰에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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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의 경매로 세상얻기

부동산을 통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얘기는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부동산, 특히 부동산경매에서는 시행착오를 겪고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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