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있는 경매물건에 대한 재조명

2010-05-26 | 작성자 이영진 | 조회수 26,962 | 추천수 334

지난 5월 18일 인천지방법원 경매법정. 감정가 9억5076만원에서 한차례 유찰돼 6억6553만원(70%)에 경매에 부쳐진 인천 남동구 장수동 소재 공장의 낙찰가는 9억5500만원. 낙찰가율이 100.45%로 감정가를 넘겼을 뿐만 아니라 입찰경쟁도 16명이나 붙었다.


5월 10일 서울 동부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는 감정가 6억원에 역시 한차례 유찰돼 4억8천만원에 경매에 부쳐진 광진구 자양동 소재 자양우성3차아파트 31평형이 14명이 치열하게 경합한 끝에 감정가의 94.23%인 5억6535만원에 낙찰됐다.


이보다 앞선 3일에는 감정가 1억원에 첫 경매에 부쳐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소재 임야 3,339㎡가 감정가의 3배에 달하는 2억8578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경쟁 입찰자는 14명.


감정가를 넘겨 낙찰되기 일쑤이고 수십명씩 입찰경쟁이 붙는 것이 다반사인 경매시장에서 이까짓 낙찰가율이나 입찰경쟁률이 뭐 대수냐고 여기겠지만 요즘 경매시장을 보면 반드시 그렇게 여길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최근 수도권 경매동향을 보자. 지난달 공장 평균 낙찰가율은 62.59%로 지난해 10월 79.19% 이래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토지 역시 지난해 11월 83.7%를 끝으로 내림세를 거듭해 4월에는 73.1%까지 뚝 떨어졌다.


아파트의 경우 평균 낙찰가율은 80.7%로 최근 1년래 정점을 이뤘던 지난해 9월 90.5% 이후 10%p 가량 급락했고, 입찰경쟁률 역시 6.8대1을 기록했던 올해 2월에 비해 4월에는 4.5대1로 입찰자가 1/3 가량 줄었다. 낙찰률은 29.0%로 2009년 1월 25.6%를 기록한 이래 1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평균치 이상의 압도적인 낙찰가율이나 입찰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위의 사례들이 결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특히나 이들이 기록한 낙찰가율이나 입찰경쟁률이 더 이해되지 않는 것은 이들 물건이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물건은 아니라는 점이다.


개발호재가 있는 초우량물건이라는 것을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바로 문제가 있는 물건, 즉 하자있는 경매물건이라는 것이 사례의 핵심이다. 하자있는 경매물건이 무엇인가?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말 그대로 권리상 또는 물건상 중대한 하자(문제)가 있기 때문에 하자를 치유하거나 수익을 내는 과정에서 상당한 노력과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물건이다. 


또한 그 위험의 성격에 따라 입찰에 접근하는 방법이나 수익을 내는 방법이 제각각 달라 전문가적인 소양을 필요로 하는 물건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물건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일반경매물건에 비해 유찰이 거듭되고 낙찰가율이 평균 낙찰가율에 훨씬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쟁률도 낮아 낙찰받기가 쉬운 물건이 바로 하자있는 경매물건이다.


하자있는 경매물건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유치권 주장, 법정지상권 성립, 선순위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존재, 예고등기, 건물의 지분경매, 선순위 가처분등기 있는 물건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사례에서 장수동 공장은 현장에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는 물건이고, 자양동 우성3차아파트는 임대차관계가 미상인 선순위 전입자가 있는 물건이며, 청평면 소재 임야 역시 유치권이 신고되었을 뿐만 아니라 분묘기지권 성립여부까지 의문시됐던 물건이다. 


유치권이 성립된다고 한다면, 예컨대 건물 또는 주택의 공사비 내지 인테리어비용, 전원주택지 조성비용 미지급 등을 이유로 채권자가 해당 물건을 점유하고 있다면 낙찰자는 낙찰대금 외에 유치권자가 주장하는 공사비용 등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그 유치권으로 주장하는 금액이 당해 물건의 가액에 비해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다면 낙찰자로서도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낙찰 후 유치권자와 협의를 하거나 법적 분쟁을 통해 유치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협의 또는 법적 분쟁과정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노력과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그러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입찰자들에게 있어서는 유치권 해결비용을 고려해 적정시점까지 유찰이 거듭되기를 기다렸다가 입찰에 임하는 것이 기본 상식으로 돼 있다. 유치권을 주장하는 물건의 경우 대부분 유찰횟수가 3회를 넘기는 것은 이 같은 논리 때문이다.

위 사례들도 하나같이 하자있는 물건의 전형이라 할 수 있지만 일반물건 이상의 낙찰가율과 입찰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작금의 이러한 상황을 태동시킨 근본적인 원인을 찾자면 경매저변인구 확대와 고위험 고수익물건에 대한 향수 및 경매정보의 질적 향상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경매저변인구 확대와 고위험 고수익물건에 대한 향수 측면에서 살펴보자. 해가 거듭될수록 경매참여인구가 늘어나면서 일반적이고 평이한 물건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져 낙찰받기가 어려워졌다. 최근 부동산시장마저 침체되면서 소위 경매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물건도 흔하지 않게 됐다.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경매시장의 메리트가 반감되면서 상대적으로 고위험 고수익물건, 즉 하자있는 경매물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즉 불황기에 빛을 발하는 재테크 수단이 경매라는 인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경매 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하자있는 물건이 고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경험칙상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된 셈이다.   


그 향수가 그간 하자있는 경매물건을 독점하다시피 한 전문가로부터 일반인들에게까지 확대되면서 그 하자의 진정성 여부를 떠나 입찰경쟁만 높여주는 결과를 낳게 됐다. 


하자있는 경매물건에 대한 관심 증폭은 경매정보의 질적 향상 측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즉 대법원 경매정보를 비롯한 각 민간경매정보업체간 정보특화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찰자들이 질적으로 우수한 경매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과거 단순 경매기본정보만 제공되던 것이 최근에는 하자물건(유치권, 법정지상권 등)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비롯해 현장조사보고서까지 제공하고 있어 하자있는 경매물건의 위험성과 하자처리에 대한 입찰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주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전에는 하자있는 물건이었지만 하자 분석정보를 통해 상당수 물건의 하자가 치유된 채로 경매에 부쳐지는 것과 다름이 없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하자가 더 이상 하자가 아닌 채, 정확하게는 그 하자에 대한 정보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채 경매에 부쳐지게 됨에 따라 하자있는 경매물건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내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경매정보의 질적 향상을 통해 입찰자들의 권리분석에 대한 부담이 상당수 줄어들게 됐지만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투자원칙이 더 이상 하자있는 경매물건에 통용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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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의 경매로 세상얻기

부동산을 통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얘기는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부동산, 특히 부동산경매에서는 시행착오를 겪고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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