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가 사는 법

2010-05-04 | 작성자 이영진 | 조회수 27,052 | 추천수 342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이른바 1기 신도시는 1986년의 아시안게임과 1988년의 서울올림픽 특수로 부동산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조성됐다.


1989년 4월 노태우 정부가 서울 근교에 5개의 1기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시작됐고, 1991년 말 입주를 시작해 1996년 입주를 완료해 총 117만명이 거주하는 29만2000가구의 대단위 주거타운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1기 신도시다.


당시 교통, 학군, 쾌적성, 생활편의성 측면에 있어 서울 강남권에 못지않을 정도로 양호한 주거환경을 갖추었고, 한때 강남 대체신도시라 불릴 정도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던 곳이자 분양 당시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면서 활개를 쳤던 떳다방의 최대 활동무대였던 곳이기도 하다.


그랬던 1기 신도시가 요즘 전혀 기를 못 펴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반적인 경향이라고 하지만 1기 신도시의 침체는 날이 거듭될수록 심화되고 있다.


분당신도시는 하락세로 접어든 지난해 10월(-0.27%) 이후 갈수록 하락세가 심화(올해 3월 -0.64%, 4월 -1.05%)되고 있고, 일산신도시 역시 지난해 11월 -0.09% 매매가 변동률을 보인 이후 올해 4월 -0.45%를 기록하기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신도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수도권 전체와 비교해도 1기 신도시의 침체는 예사롭지가 않다. 1기 신도시가 예외 없이 하락세로 접어든 지난해 12월 수도권 매매가 변동률은 -0.06%에 그쳤지만 1기 신도시는 이보다 3배나 높은 -0.18% 변동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3월에는 수도권 -0.15%, 1기 신도시 -1.28%로 그 하락폭 격차가 더욱 심해졌다. 4월 수도권 -0.48%, 1기 신도시 -0.82%로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1기 신도시는 수도권 평균보다 두 배 가까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요즘의 부동산시장 침체가 특정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일반화된 현상이긴 하지만 유독 1기 신도시 침체가 극심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먼저 1기 신도시 아파트 연령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1기 신도시 아파트는 1991년부터 1996년에 걸쳐 입주가 이루어진 것으로 대부분 연령이 15년(분당 시범아파트의 경우 20년)을 넘어서면서 주차공간이라든가 편의시설, 주거면적, 조경 등 단지 내적인 주거환경이 해가 바뀔수록 더없이 열악해지고 있다.


게다가 1기 신도시 주변에 2기 신도시가 속속들이 건설되고 입주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1기 신도시와 대비되는 단지 환경, 예컨대 넉넉한 주차시설, 현대식 테마공원,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평면, 미래지향적인 주거시스템(유비쿼터스)은 물론이고 단지 새 아파트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1기 신도시를 충분히 주눅 들게 하고 있다.


설상가상 2기 신도시 규모도 판교, 광교, 동탄1ㆍ2, 교하, 김포한강 등 10곳에서 56만가구가 쏟아진다. 신도시 개수나 공급가구수면에서 보아도 딱 2배에 달하는 규모다. 2기 신도시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조성되는 인천 경제자유구역내에 조성되는 신도시급 택지개발지구를 비롯하여 별내, 삼송택지지구는 물론 최근 한참 피치를 올리고 있는 보금자리주택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새 아파트와 헌 아파트라는 차이에서만 보면 1기 신도시는 이미 경쟁력이 떨어져도 한참 떨어진 꼴이 됐다.


1기 신도시 아파트값 하락의 원인을 한 가지 더 들자면 기존에 이미 주거 기반시설(도로ㆍ교통, 학군, 편의시설, 공원 등)이 잘 갖춰져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뚜렷한 개발호재가 없는 정체된 도시라는 점이다.


특히 아파트가 저층 위주로 구성돼 있다면 재건축 호재라도 있을 테지만 아파트 대분이 10~30층의 중ㆍ고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준공연한이 최대 20년에 불과해 재건축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다.


강남권 주택가격 상승의 후광을 업고 더불어 집값이 뛰었던 1기 신도시였지만 뚜렷한 개발호재의 부재, 2기 신도시 및 보금자리의 협공, 단지의 노후화 등으로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하면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1기 신도시의 경쟁력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단지 내적인 주거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기회가 점차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이 바로 그것이다.


재건축은 연한이 안돼 요원한 사항이지만 1기 신도시 아파트 모두가 15년을 넘긴 상황이라 리모델링이 가능하다. 지차체별로 리모델링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최근 리모델링 관련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 사실이 무척 고무적이다.

 

현재는 리모델링 추진 시 전용면적 30% 증축(수평 증축)을 허용하고 있지만 국회에 상정된 리모델링 법안은 수직 증축을 허용하고 있다. 수직 증축 허용을 통해 최대 10% 범위 내에서 일반분양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 비록 10%만의 일반분양이지만 사업주체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도 입주자들의 부담이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입주자 부담금 문제가 완화되는 만큼 리모델링이 활성화될 수 있음은 자명한 일.


리모델링을 통해 단지 주거환경이 2기 신도시의 새 아파트에 못지않을 정도로 경쟁력이 생긴다면 강남 대체 신도시라는 1기 신도시의 명예회복은 시간문제다. 2기 신도시(판교와 광교 제외)의 입지가 1기 신도시보다 우수하다고 볼 수 없고, 도로ㆍ교통, 교육, 생활편의시설 등 주거환경 측면에 있어서도 적어도 아직까지는 1기 신도시가 2기 신도시보다 우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1기 신도시 입장에서 리모델링 규제완화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하는 이유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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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통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얘기는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부동산, 특히 부동산경매에서는 시행착오를 겪고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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