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보금자리에 잠들다

2010-03-17 | 작성자 이영진 | 조회수 21,969 | 추천수 273

보금자리 청약시장의 기세가 무섭다. 일반 거래시장이나 분양시장은 춘풍이 동풍으로 변한 듯 싸늘하기 그지없는데 MB정부의 핵심 추진사업 중의 하나인 보금자리 청약시장만은 여보란 듯 호황을 누리고 있음이다.


지난 9일 3자녀와 노부모부양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사전예약이 시작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는 것마다 연일 승전보다.


총 사전예약물량 2,350가구 중 234가구가 배정된 3자녀 특별공급에는 4,944명이 신청해 평균 21.1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117가구가 배정된 노부모부양 특별공급의 경우에도 1,019명이 신청해 8.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84㎡ 34가구가 배정된 3자녀 특별공급의 경우 2,622명이 몰려 77.1대1 최고경쟁률을 보였으며, 이중 서울권에 배정된 17가구에 1,676명이 몰려 98.6대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이어 실시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대한 사전예약 열기도 예외 없이 이어졌다. 352가구가 배정된 신혼부부 특별공급물량에는 총 8,295명이 몰려 평균 23.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서울에 배정된 전용면적 84㎡ 52가구에 2,596명이 신청해 4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같은 물량이 배정된 경기ㆍ인천의 경우에도 45.8대1이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주를 넘겨 3월 15일, 16일 양일간에는 생애최초 특별공급물량 469가구에 대한 사전예약이 실시되지만 이 역시 치열한 경쟁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비록 이번 특별공급물량 중 가장 많은 물량이고, 사전예약 신청자격이 다른 특별공급에 비해 다소 까다로운 면이 없지 않지만 기존 보금자리와 달리 위례신도시에 공급되는 입지적 장점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사전예약 신청 대상여부를 가늠하는 세대의 월평균소득 수준이 기존 80%이하에서 100%이하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간의 관심이 온통 보금자리에 가 있는 동안 주택시장은 그야말로 피멍이 들고 있다. 은마아파트 안전진단이 조건부로 통과되면서 재건축 물꼬가 트였지만 아직까지는 은마아파트를 비롯 유사 중층 재건축 예정단지의 거래세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하락세만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 매매가 변동률이 지난 2월 중순이후 벌써 4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강남권 재건축 하락세는 더 심화됐다. 서울지역 거래시장 침체에다 입주물량 폭탄을 맞은 경기 및 인천지역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약세, 판교 입주,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의 직접적인 영향권인 분당신도시는 대형아파트를 중심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이다.


분양시장은 더 심각하다. 재개발ㆍ뉴타운사업지구내 분양이 예정됐던 굵직굵직한 물량도 재개발조합원간의 갈등, 시장 분위기 등에 밀려 사업이 속속들이 연기되고 있고, 보금자리를 통한 공공주택 공급 외 신도시 민간건설부문은 아예 초토화된 상태다.


당초 2월말 물량 파악 당시 3월 분양예정물량은 1만7천여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2.11 양도세 감면 시한이 종료되고, 이후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되면서 민영주택 공급이 속속 연기되기 시작해 현재 파악된 당초 계획대비 3월 분양실적은 20%를 갓 넘을 정도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4월 분양예정물량도 3만여가구로 2007년 3만8천여가구 이래 3년만에 최대 물량이 예정돼 있지만 이 역시 실제 얼마나 분양이 이루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야말로 보금자리 공급일정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상황이 됐다.


보금자리주택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입지와 가격이다. 입지 측면에서 보금자리주택은 최근 분양이나 입주가 한창인 2기 신도시보다 지리적으로 서울에 가깝다거나 지하철, 차량 등을 이용한 서울 및 광역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에 들어서고 있다.


가장 큰 메리트를 갖는 것은 바로 가격측면이다. 인근 시세 또는 인근 분양가의 70%이하 수준이거나 지역(강남권)에 따라서는 50% 수준에 불과한 가격에 분양되고 있는 것이 보금자리주택이다.


7년~10년 전매제한과 5년 의무거주제한이 있어 로또인지 아닌지는 세월이 흘러봐야 알겠지만 표면상 보이는 주변시세와의 현격한 차이는 내 집 마련과 동시에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에게 있어 단연 최고의 선물이자 금세기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각인되기에 충분했다.


상황이 이러한데 기존 매물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어디 있으며, 보금자리를 무시한 채 무작정 분양물량을 쏟아낼 재간이 어디 있을까?


입지와 가격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보금자리주택이 매매시장, 분양시장을 불문하고 부동산시장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되는 동안 기존 주택시장이나 분양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는 일찌감치 저버리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보금자리만으로 흘러갈 수는 없는 법. 당장은 보금자리만 살아남겠지만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된다면 보금자리시장이라고 마냥 해피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싼 가격의 주택을 공급해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넓힌다는 취지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만 지금 절실한 것은 싼 가격의 주택을 쏟아내고 임기내 예정된 보금자리주택을 모두 공급하려는 욕심보다는 다른 분양물량의 수급상황에 따른 적절한 공급지역 배포, 공급일정 조율 등을 통해 기존 주택시장도 더불어 사는 길을 모색하는 일일 것이다.  


그런 고민 없이 지금처럼 무차별적인 보금자리주택공급이 계속된다면 주택(거래, 분양)시장은 보금자리에 묻혀 영원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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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통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얘기는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부동산, 특히 부동산경매에서는 시행착오를 겪고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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