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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의 태생적 한계

2009-10-20 | 작성자 이영진 | 조회수 25,752 | 추천수 359
기관추천(국가유공자, 장애인 등) 특별공급 총 1049가구 중 172가구 미달, 3자녀 특별공급 707가구 중 189가구 1순위 미달에 이어 2순에서도 20가구 미달, 3자녀 우선공급 707가구 중 205가구 1순위 미달, 노부모 부양 우선공급 1421가구 중 681가구 미달.

MB정부의 전략적 주택 공급 유형이라 할 수 있는 보금자리주택이 지난 10월 7일 국가유공자 특별공급 사전예약을 필두로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됐지만 3순위 청약에 이를 정도로 당초 관심의 수위와 달리 기대이하의 청약 성적을 보이고 있다.

10월 12일~14일 3자녀 특별공급, 15~19일 3자녀 및 노부모 우선공급, 20~22일 생애최초 특별공급, 22~23일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끝으로 특별공급과 우선공급을 마무리하고 26일부터는 청약저축 1순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공급분에 대한 마지막 사전예약이 진행된다.

26일 남겨둔 일반공급에 대한 사전예약은 그 층이 두터워 특별공급이나 우선공급과 달리 1순위 전체 마감을 예고하고 있지만 사전예약제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의 특성상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전예약이 무엇인가? 보금자리주택 실시계획 승인을 완료한 단지를 묶어 본청약에 앞서 예비당첨자를 선정하고 확정 분양가 등이 제시되는 본청약 입주자 모집 단계에서 최종 당첨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로 사전예약에 의한 공급방식이다. 현행 분양방식에 따른 청약제도에 비해 1~2년 앞서 공급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사전예약을 통해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조기공급, 복수단지 일괄 비교를 통한 청약이 가능하다는 점 등 장점이 있지만 본청약에 앞서 공급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보금자리주택은 태생적인 한계 내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사업추진일정이나 사업계획에 대한 변경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전예약 시점의 보금자리주택은 건설사업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았고, 공급지역의 토지보상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사업진행과정에서 건설호수나 주택공급면적, 분양가격, 평면설계 등이 변경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구계획이 변경되거나 사업이 아예 취소 또는 지연될 위험마저 내포하고 있다.

이런 가능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9월 30일 공고된 보금자리주택 공공분양 사전(입주)예약 입주자 모집 안내문에는 온통 주의사항 뿐이다. 주의사항의 주된 유형을 간략하게나마 한번 나열해보자.

▸ 이 공고문은 (중략) 보금자리주택의 건설호수, 주택공급면적, 분양가격, 세대평면 등 기본적인 사항을 개략적으로 추정하여 안내하는 것이므로 향후 사업계획 확정시 제반 내용이 변경될 수 있음.
▸ 사업지구 및 단지의 생활주변여건, 시공관련 사항 등 현재 시점에서 알 수 없거나 확정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 향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음.
▸ 지구계획 변경, 문화재 발굴 및 기타 불가피한 사유로 사전예약에 당첨된 단지의 사업취소 또는 지연이 될 수 있음.
▸ 사전예약은 주택신청형별(전용면적 기준) 대표면적을 대상으로 접수를 받으나 향후 평면설계 등 사업진행과정에서 동일 주택형별 내에서도 면적 및 평면이 변경될 수 있음.
▸ 추정 분양가격은 (중략) 사전예약모집공고 이후 본청약시까지 급격한 물가상승 등 현저한 사정변경이 있을 경우 사전예약 입주자모집시의 분양가격과 달라질 수 있음.
▸ 금회 공급하는 주택 신청은 본 계약이 아닌 사전예약이므로 정부의 ‘09.2.11 경제활성화대책에 따른 양도세 감면 등 세제감면 혜택이 적용되지 않음.

특히 보금자리주택 확정지에 가보면 보상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정부를 비난하거나 사업에 대한 결사반대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가로를 수놓을 정도로 많이들 나붙어 있다. 사업계획이 일정대로 추진될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대표적인 표상이다.

공급단지별 동질성 결여도 문제다.
기존 분양주택단지와 달리 보금자리주택단지에는 공공분양아파트 뿐만 아니라 향후 국민임대, 영구임대, 10년임대, 장기전세, 분납임대(지분형 임대) 등 임대주택과 단지형 다세대주택, 원룸형주택 등 도시형 생활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다양한 유형의 서민형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정책의 일환이다.

한마디로 보금자리주택단지가 주택유형의 실험장으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얘기다. 주택유형의 이질성, 주택수요자의 이질성은 단지의 통합관리를 어렵게 하고 단지내 통합적인 에너지 분출을 저해하게 된다. 일반분양 주택단지(일부 임대주택이 있지만)로서 결속력이 강한 인근의 기존 주택단지나 택지개발 및 신도시 성격으로 들어서는 분양단지와 비교해 경쟁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보금자리주택이 그 수요층에 비해 과연 저렴한 가격인가 하는 점도 의문시된다.
서민주택을 표방하고 주변 아파트 분양가 또는 주변 시세의 50~70%에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단순 수치상으로 보면 분명 저렴한 아파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보금자리주택의 주된 수요층이 누구인가를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사전예약으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의 60% 정도인 8천3백80가구는 특별공급 물량이다. 특별공급 신청대상자가 누구인가! 장애인, 국가유공자, 신혼부부, 노부모를 모시고 있으면서도 주택이 없는 사람, 근로자 또는 자영업자이면서 오랫동안 주택 없이 지내온 사람이 아닌가!

일부 예외는 있겠지만 대부분 저소득층에 해당되는 자들이다. 이들에게 주변시세보다 싸게 공급한다고 하는 가격이 30형대 기준하여 서울은 4억원, 하남은 3억4천만원에 이르고 고양은 2억9천만원이 넘는다.

이 분양가면 서울 관악, 금천, 구로나 강북, 노원, 도봉지역 20~30형대 아파트를 살수 있는 가격이다. 제시된 분양가도 본청약이 있기까지의 물가상승 등의 사정변경이나 발코니 확장비용을 감안하면 더 높아질 수 있다. 특별공급 대상자라는 수요층에 견주어볼 때 3~4억원의 보금자리주택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이다.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주택시장이 안정될까? 불행히도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단순 논리에서만 본다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겠지만, 문제는 보금자리주택이 다른 분양주택과는 다른 특징을 갖는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단지의 동질성이 결여됐다는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보금자리주택은 서민주택, 임대주택단지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데서 기존 주택단지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주(主)가 기존 주택단지이고 종(從)이 보금자리주택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해 기존 주택단지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보다 반대로 보금자리주택이 기존 주택단지의 영향을 받는 그런 관계가 더 자연스럽게 전개되지 않을까? 쾌적성을 제외한 여타 주거환경적 인프라(도로ㆍ교통, 학군, 문화, 쇼핑 등) 역시 기존 주택단지나 일반 분양단지에 비해 상당한 비교열위에 있다는 것도 기존 주택(또는 분양)단지와의 주종관계 역전을 불허하는 이유이다.

참여정부 때에도 그린벨트를 대거 해제하면서 현재의 보금자리 유형에 해당하는 수많은 국민주택(임대 포함)을 공급(지금도 진행중)했지만 주변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보다는 주택가격 상승을 더 부추겼다는 점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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