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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도 좋지만 삶의 질ㆍ현실성도 고려돼야

2009-09-02 | 작성자 이영진 | 조회수 20,228 | 추천수 346
지난 8월 27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 및 공급체계 개편방안’이 확정ㆍ발표됐다. 개발제한구역, 도심 재개발 및 신도시 등을 통해 2012년까지 6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과 분양가를 기존 분양가의 70~90% 수준, 주변 시세에 비해 50~70% 수준의 획기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4년내 보금자리주택 60만 가구 공급, 실로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당초 2018년까지 공급이 예정됐던 개발제한구역내 20만가구 공급을 현 정부내 32만가구로 확대 공급하고 그것도 모자라 도심내 재개발, 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통해서도 28만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금자리주택으로만 2012년까지 한해 평균 15만가구가 공급되는 셈이다. 최근 5년간 수도권 한해 평균 21만가구가 공급됐다는 점에서 그 물량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정부의 발표대로 기간내 계획물량이 공급된다면 향후 주택시장에는 엄청난 파고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공급량 확대로 중ㆍ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전세, 매매)에 기여할 수 있고, 서민의 내집마련 기회를 넓혀줄 뿐만 아니라 반값아파트(주변시세의 50~70%) 공급으로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시키는 등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또한 보금자리주택을 통해 임대아파트, 장기전세주택 등이 기존과는 다르게 공급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남으로써 이제는 주택을 투자수단이 아닌 거주 개념으로의 인식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하거나 또는 그러한 인식전환의 본격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일응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계획한대로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시되지만 목표한 공급량을 달성하기까지 드러날 수 있는 폐단이 한둘이 아니다. 이를 하나씩 살펴보자.

보금자리주택 규모는 모두 60만가구. 개발제한구역내 공급 예정인 32만가구는 신도시 6개 규모이며, 도심내 재개발이나 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통해 공급되는 28만가구도 신도시 5개 규모에 해당한다. 개발제한구역내 택지 확보는 물론 절차(실시계획, 보상 등)상의 문제, 재개발 구역 일반분양분 확보의 한계성 등의 문제가 있는데 과연 4년내 60만가구의 공급이 가능하겠는가 말이다.

아직 분양에 들어가지 않은 신도시 예정지(송파, 검단 등)에서 보금자리주택을 대폭 늘린다고 해도 이것으로는 역부족이다. 아마도 보금자리주택지외에도 신도시를 추가로 지정해야 할 판이다. 최근 5년간 계획된 주택 공급량은 총 1백56만5천가구, 이중 67%에 해당하는 1백5만7천가구만이 공급됐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50~70%로 공급하겠다는 것도 문제다. 그렇게 낮은 금액으로 공급한다면 필시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가뜩이나 최근 줄어든 세수 때문에 정부 재정이 녹록치 않다. 어떤 명목으로 세수를 채워 재정을 확보할 것이냐 하는 것도 관건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수도권 요지에 주변시세보다 50~70%에 불과한 주택 공급은 한마디로 로또열풍 이상의 투기과열이나 청약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전매제한 강화를 통해 투기를 차단하겠다고 하지만 당첨 즉시 2배 이상의 프리미엄이 보장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떤 편법과 불법이 난무할지 모르는 일이다. 과거 숱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투기를 잡을 수 없었던 것 이상의 주택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보금자리주택은 영구임대, 국민임대, 10년임대, 장기전세주택 등 임대주택과 85㎡이하의 공공분양주택 및 1~2인가구를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임대주택이나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대규모의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이전에 정책으로도 발표했듯 주차장 및 조경, 부대시설 설치 기준 등이 완화된다.

즉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녹색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그린벨트를 파헤쳐 수도권을 온통 임대아파트 천지로 만들어야 하고 도심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조경이나 주차공간 없이 그야말로 성냥갑처럼 오로지 잠만 자기위해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공급확대에 지나치게 치중한 나머지 쾌적성, 편안함 등의 삶의 질적인 측면은 저만치 버려졌다.

이번 대책에서 그린벨트뿐만 아니라 2기 신도시를 통해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 역시 용적률 및 녹지율 조정, 검소하고 실용적인 마감재 사용, 불필요한 시설의 축소를 통해 분양가를 대폭 낮추겠다는 발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MB정부가 그간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녹색성장과도 배치될뿐더러 삶의 질이 떨어지는 보금자리주택과 주거환경으로서의 인프라가 잘 갖춰진 기존 단지와의 차별성이나 사회적 격차만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공건설 위주 물량의 대량 공급과 분양가의 획기적인 저감, 이는 곧 민간건설을 더욱 위축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동안 위축됐던 분양시장이 최근 다시 살아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민간건설사의 회생은 시일을 더 요하는 상황이다. 건설사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요구도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번 보금자리주택 확대 공급으로 그나마 회생기미를 보였던 민간건설부문이 다시 한번 주저앉을 수도 있음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가 중ㆍ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역시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현재의 주택가격 상승 원인이 과거 대형 국책개발사업에 기해 풀린 보상자금의 유동성에 기인한바 크다고 할진대 대규모의 그린벨트 해제로 인한 보상자금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는 경우 부동산시장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월급월만(越急越慢)’, 즉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있다. 급하다고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다 보면 오히려 화(禍)를 부른다는 말이다. 주택공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무분별한 공급 및 실적 위주의 몰이식 정책보다는 삶의 질적인 측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공생, 계층간 조화, 녹색성장과 개발의 융화 등이 함께 어루어진 정책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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