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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 그 원인과 해법은?

2009-08-04 | 작성자 이영진 | 조회수 28,423 | 추천수 402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올초 강남권 매매가 상승에 이은 전세가 상승세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6~8월 여름철이면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여름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전세시장은 더 뜨겁기만 하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www.drapt.com)에 따르면 강남권은 1월(0.39%)부터 상승세를 보이더니 6월(1.36%), 7월(1.36%)에 이르기까지 7개월 연속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4월에 상승세(0.73%)로 전환되더니 6월(0.73%), 7월(0.79%)에 상승폭이 더 커졌고, 수도권 역시 4월에 상승세(0.40%)로 전환된 후 서울과 마찬가지의 흐름(6월 0.46%, 7월 0.54%)을 보였다.

강남권만 올 한해 5.6%가 상승했고, 서울도 2.36%가 상승했다. 집값 상승으로 내집마련이 더 어려워진데다 전세가마저 폭등하면서 오갈 데 없는 서민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때 아닌 여름철 전세난, 이주수요가 더 많은 가을 전세대란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이상기온은 어떤 연유에서 비롯된 것일까?

전세난은 우선 신규 입주물량 부족을 그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 전역 입주물량은 강남권 2만8천가구를 비롯하여 총 5만가구를 넘어섰으나 올해 입주물량은 이보다 절반이하로 줄었고, 특히 강남권 입주물량은 8천6백여가구로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하반기 강남권 입주물량 과다로 전세가가 급락하면서 강남권으로의 신규 이주수요가 유발됐고 이로 인해 입주물량이 모두 소진되면서 전세가가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주를 미뤄왔던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전세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매매가 상승으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 쪽으로 일부 전향된 것도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정책변수, 금리상황 및 실물경기 부침 여하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터라 아무래도 내집마련보다는 임대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학군, 교통, 쇼핑, 문화 등 주거환경으로서의 최적의 환경이 조성돼 있어 가격만 맞는다면 언제든지 유입이 가능한 수요가 꾸준히 대기하고 있는 강남권과 달리 강북권 전세난은 재개발, 뉴타운, 주택정비사업 등 갖은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개발사업이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재개발 등으로 지역주민들의 이주수요가 발생하면서 재개발지역 주변 전세가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재개발이 본격화되기 전의 이주수요는 학군 및 직장을 찾아 이동하는 일반적인 수요와 더불어 대학생들의 방학철 이주수요가 대부분이었으나 재개발이 본격화된 후부터는 지역주민의 이주수요까지 가세해 전셋집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진 셈이다.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지만 한때 대학가 주변 전셋집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에 대한 과세방침도 전세가 상승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아직 시행되지 않았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가 어느 정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을 터. 전세보증금 과세가 조만간 시행될 것을 가정하고 미리 전세보증금을 올려 받으려 하거나 전세를 보증부월세로 전환하고자 하는 데에서 전세 물량 품귀 내지 전세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즉 임대인은 주택 임대차계약이 2년 단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기존 전세가대로 계약하게 되면 계약기간내 전세보증금에 대한 과세가 시행되더라도 전세보증금을 올릴 수가 없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도사려 있다. 반대로 임차인은 전세보증금 과세가 시행되면 전세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전셋집을 장만하려는 심리도 일정부분 전세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논리이다.

그렇다면 전세대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주택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심형 생활주택, 임대아파트,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통한 지속적인 공급량 증대가 그것이다. 그러나 주택건설을 통한 공급은 기간이 중ㆍ장기적으로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의 전세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꾸준한 주택공급도 필요하지만 당장의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주택 보유의지를 부추기는 정책들을 다시금 재고하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종합부동산세 및 재산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폐지 등 다주택자들의 보유의지를 부추김으로써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더욱 어렵게 했다.

반면 다주택자의 보유물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전세시장을 다주택자들이 쥐고 흔드는 형국이 됐다. 매매시장과 더불어 전세시장 안정을 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주택자들의 보유의지를 일정부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종합부동산세를 다시 이전처럼 강화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적 폐지를 다시 원상회복해야 한다.

일반시장에 매물이 적량 껏 쏟아져 나오게 함으로써 주택시장 안정을 기하고 더불어 전세가 안정에 기여하는 방법으로서 가장 효과적이라 할 것이다. 이는 향후 주택시장 급등으로 인한 투기과열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대응전략으로서도 유용하다.

무분별한 개발정책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된 각종 개발정책들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시행할 것이 아니라 필요하고도 긴급한 지역을 정해 순차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개발정책에 따른 이주수요를 시기적으로 분산시키고 그 규모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도 지적했다시피 전세가 상승을 필요 이상으로 부추기고 전세물량을 감소시킬 소지가 다분한 전세보증금 과세에 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하여 할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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